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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온라인 개학'에…학교도, 학생도 "잘 되겠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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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사상 첫 '온라인 개학'에…학교도, 학생도 "잘 되겠나" 한숨

    • 2020-04-01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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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4월 9일부터 '온라인 개학' 결정
    빠듯한 준비 기간에 걱정 앞선 학교 현장
    인터넷·컴퓨터·스마트기기 보급도 열악
    정부 대안 내놨지만…'학습권' 보장 미지수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초·중·고교 개학 방안 및 대학수학능력시험시행 기본계획 브리핑을 시청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정부가 3차례 연기 끝에 결국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지만 현장에서는 돌파구를 찾았다는 안도감보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이제껏 없던 일이다 보니 교사와 학생 모두 온라인 수업을 맞이할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데다 각 가정에 차별없이 균등한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에는 현재 구축된 인프라가 역부족인 탓이다.

    교육부는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부터 4월 9일에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방안을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방안에 따라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은 4월 16일에, 초등학교 1~3학년은 4월 20일에 온라인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당장 다음주부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학교들은 걱정이 앞선다.

    서울 종로구 한 고등학교 물리교사 A씨는 "온라인 수업을 실제 학교 수업과 똑같이 진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실습·실기 위주의 과목도 수업이 어려운 상태다"고 밝혔다.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인프라도 열악한 상황이다. A씨는 "학교조차 원격 장비가 많이 부족한데, 동시에 많은 학생들이 인터넷에 접속해서 수업을 듣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다"고 털어놨다.

    서울 성북구 종암중학교 교실에서 과학 선생님이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네이버 밴드 플랫폼을 이용한 실시간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실제로 지난 2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도 업무계획에 따르면 전국 초·중학교 9498곳 가운데 무선 인터넷망이 설치되지 않은 학교는 2956곳으로 전체 32%에 달했다.

    그나마 공공 와이파이가 보편화된 서울 지역 고등학교에서도 전체 320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4곳에서 아직도 무선 인터넷망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교에서 와이파이가 부분적으로 작동중인데 그마저도 정보 유출 방지 차원에서 인터넷 접속에 제한이 따른다"며 "이런 상태에서 원격 강의가 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프라 문제가 걱정이기는 각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려면 컴퓨터나 태블릿 PC가 필수적인데 지난해 기준 국내 저소득 가구의 컴퓨터 보유율은 66.7%에 불과해 국민 전체 평균(83.2%)을 한참 밑돌았다.

    여기에 쌍방향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웹카메라나 마이크 등 다른 기기들까지 고려하면 부족한 장비 탓에 교육 사각지대에 놓일 취약 계층은 상당수에 이른다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정부가 나서 스마트 기기를 지급하더라도 제대로 된 학습권이 보장될지는 미지수다.

    서울 성북구 종암중학교 김민경 중국어 교사가 이 학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경북의 한 중학교에 재학중인 B군(15)은 "교실에서야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 질문도 하고 선생님, 친구들과 토론이라는 게 가능한데 아무리 좋은 장비들을 갖춘다고 해도 온라인으로는 그런 실시간 수업이 원활할 것 같지는 않다"고 걱정했다.

    고2 자녀를 둔 학부모 신모씨(48·서울 노원구)도 "수업중 궁금한 게 있거나 내용을 따라가지 못해 질문할 일이 생길 수 있는데 온라인 수업에서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며 "준비 기간도 짧아 수업의 질이 보장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특히 저학년이거나 특수학교 학생 등 교사의 직접적인 지도가 보다 필요한 이들의 경우 온라인 수업으로 실질적인 학습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현진 대변인은 "온라인 개학이 잘 진행되려면 학교 현장도, 학부모와 학생도 준비가 된 상태여야 하는데 지금처럼 일주일 남짓한 기간 안에 계획대로 모든 부분을 갖추기에는 상당히 버거운 게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여건을 감안해 교육부는 중위 소득 50% 이하 교육급여 수급자를 대상으로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당장 보유 현황부터 파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학까지 모든 가정에 보급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아울러 농어촌과 도서지역, 시·청각·발달장애, 다문화가정 등 학습 격차의 우려가 큰 학생들에게는 저마다 다른 환경을 고려해 그에 맞는 학습 방안이 마련돼야 하지만, 이 역시도 상당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교육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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