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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데뷔전' vs 오세훈 '복귀전'…표심 '오리무중'



국회/정당

    고민정 '데뷔전' vs 오세훈 '복귀전'…표심 '오리무중'

    [총선스포③] 격전지답게 표심은 '미궁' 속…여야 심판론에는 "누가 누굴?"
    2040 인구 50%…민주당 다소 유리하지만 '이남자'는 다소 불만 "남성 공약도 좀…"
    여론조사 고민정 '박빙우세'…하지만 좁혀지는 격차
    '청춘콘서트' 기획자 오태양 후보도 출사표

    국민대표로 법을 만들고 정부를 감독할 국회의원 300명이 오는 4월 15일 뽑힌다. 전국 253개 지역구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CBS노컷뉴스는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격전지 유권자를 만나 지역별 성패를 가를 키워드를 짚어보고, 후보들의 고민과 전략을 공개하는 '총선 스포일러' 연속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제21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왼쪽)와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서울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광진을은 꿈꾸는 자들의 대결이다.

    '정치 신인' 고민정 후보는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강력한 이력으로 정계에 발을 내딛으며 정치인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상대는 야권의 '잠룡' 오세훈 후보다. 16대 국회 이후 서울시장을 지내면서 단숨에 유력 정치인이 됐다. 이번에 오 후보가 승리해 국회로 복귀한다면, 대권후보로 우뚝 설 기회를 얻는다.

    두 후보 모두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제 신발끈을 고쳐매고 달릴 시간이다.

    ◇'데뷔' 고민정, '우비' 입고 골목골목…"젊어서 좋네"
    제21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고민정 후보가 이날 오전 광진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신청서를 들고 나타났다. 젊은 세대임을 강조하듯 파란색 선거운동 점퍼 안으로 회색 후드를 받쳐 입고, 회색 운동화 차림이다.

    고 후보는 선관위 사무실에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주변에 "저는 이제 뛰어야 해요"라고 결연한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저녁즈음 하늘이 흐려지고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자, 고 후보는 우비를 꺼내 입었다.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 궃은 날씨는 대수가 아니었다.

    고 후보는 식사 시간을 집중 공략해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명함을 돌렸다. 디저트 카페 주인이 고 후보를 알아보고 반갑게 악수를 건네자, 고 후보는 "요즘은 이렇게 합니다"라며 주먹을 맞부딪쳤다.

    요구르트를 판매하던 한정혜(52) 씨는 고 후보에게 명함을 받은 뒤 고 후보의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기자에게 "젊어서 좋네"라고 혼잣말을 했다.

    ◇"어머, 팬이에요" 중장년들의 아이돌…'관록' 오세훈
    제21대 총선 서울 광진을에 출마하는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광진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등록을 하고 있다. 2020.03.26.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고 후보보다 앞서 선관위 사무실을 찾은 오 후보는 차분한 중년 남성처럼 하늘색 니트에 빨간 자켓을 안에 입고 나타났다.

    그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고 후보를 향해 곧바로 직격탄을 날렸다. 본선 레이스가 시작됐다는 '출발 총성'과도 같은 것이었다.

    오 후보는 "고 후보는 갑자기 결정되서 (광진을에) 왔다. 지난 1년 동안 광진의 골목골목을 누비면서 무엇이 진정 광진구 구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해왔던 나랑 비교하면, 아마 고민 기간이 비교가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도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거리를 누비기 시작했다.

    중장년층에게 오 후보는 '아이돌 스타' 같은 환대를 받았다.

    오 후보가 반찬가게를 지나가자, 반찬가게 중년 여성 주인은 뛰쳐나와 "어머, 팬이에요"라며 반갑게 맞이했다.

    이 여성은 "우리 남편도 너무 좋아해요. 화이팅 한 번만 해주세요"라며 동영상을 대뜸 촬영하자, 오 후보는 웃으면서 "화이팅"이라고 외쳤다.

    택시기사 이상혁 씨(66)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도 했고, 잘했지"라며 "저쪽(민주당)은 한 번도 안 찍었다"고 오 후보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다만, 오 후보는 싸늘한 청년들의 대우를 받기도 했다. 명함을 건네도 청년들이 본체만체 지나가자, "명함만이라도 받으세요"라며 손에 쥐어줬다.

    ◇젊은층 '고민정 선호' 하지만…'이남자'는 갸우뚱
    그래픽=안나경 기자.

     


    광진을은 그동안 여당의 텃밭으로 분류돼 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무려 5번이나 당선된 곳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는 고 후보가 박빙 우세하지만, 점차 좁혀지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KBS와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공동 의뢰한 여론조사(12~ 14일 조사)에서는 고 후보가 43.3%로, 오 후보(32.3%)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섰지만, 26일 발표된 알앤써치 여론조사(MBN, 매일경제신문사 의뢰, 23~25일 조사)에서는 고 후보 44.3%, 오 후보 43.9%로 박빙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진을은 상대적으로 2040 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게 특징이다. 건국대학교가 위치해 있어 학생들이 많고, 비교적 집값이 저렴해 젊은 부부들도 대거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서울시 평균연령 통계에 따르면, 광진구는 지난해 기준 41.8세, 여섯 번째로 젊은 자치구다. 20~40대 인구가 전체의 절반(49.9%)을 차지한다.

    노상에서 고구마와 분식을 파는 정한용(61) 씨는 손님들의 얘기를 전했다.

    정 씨는 "잠자코 손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아무래도 학생들은 민주당을 더 좋아하는 것 같고, 나이 많으신 분들은 통합당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여당이 못하는지는 않는 것 같다. 코로나 사태도 빨리 잘 대응하는 것 같고"라고 말끝을 흐리다가 "아, 근데 먹고사는 건 힘들어 졌어. 그건 좀 그렇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4개월 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걷는 34살 김모 씨는 고민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이유는 후보들에 대한 선택이 아니라 정당 차이였다.

    김 씨는 "정당(민주당)을 지지한다. 둘다 마음에 들진 않지만,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른 건 다 필요없다"고 잘라 말했다.

    '젊은층은 진보, 중장년층은 보수'라는 통념이 여전히 유효한 것처럼 보였지만, '이남자'(20대 남성) 사이에서는 여권에 대한 불만도 종종 나왔다.

    23살 김창현 씨는 지지 후보를 묻는 질문에 잠시 망설이다가 오세훈 후보를 택했다.

    김 씨는 "아무래도 서울시장을 해본 사람이 낫지 않을까 싶다. 보는 눈이 다를 것 같아서"라며 "여성 안전 이런 쪽에 공약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여성 공약만 치중하기보다 남성들을 위한 공약도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당층 대세…여야 '심판론'도 무색

    중앙 정치에서 "정권 심판", "야권 심판"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그런 슬로건에 관심 없는 눈치였다.

    오히려 '국회의원이 바뀌어도 내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실망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길거리 폐지를 줍던 한 노인은 선거 얘기가 나오자마자 손사래를 치며 "그런 거 몰라요. 몰라"라며 고개를 획 돌려버렸다.

    건국대 앞을 지나던 오수연(29) 씨는 정치권이 서로를 향해 "심판해야 한다"고 외치는 상황에 "자기들 일이나 잘 하는 게 중요하다. 누가 누구를 심판하는지"라며 "결국 공약을 보고 판가름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태어날 때부터 광진구에 살았다는 김모세(29) 씨도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면고 했다. "사람들이 힘들어하는데, 정치는 위로해주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그렇다고 오 후보도 관심이 안 간다. 본인만 잘 되려고 정치하는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자양동에 사는 부부는 총선과 관련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반반인 것 같지?"라면서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어려운 경기 사정에 대해서는 "굉장히 실망한 상태다"라며 "내가 왜 예전에 민주당 뽑았지"라고 씁쓸하게 웃어보기도 했다.

    ◇'미래당 오태양'도 출마…"청년운동의 진심 알아줄 것"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미래한국당 창당에 대해 비판 발언하던 미래당 오태양 공동대표가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고 후보와 오 후보 이외 미래당 오태양 공동대표(46)도 광진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오태양 후보 역시 이날 선관위에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광진은 오태양 후보는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광진에서 지낸 '동네 주민'이다. 그는 대학시절 때부터 청년 운동에 힘써왔던 자신의 행보를 강조한다.

    오 후보는 "청년 세대는 산업화.민주화 세대의 소통방식과 문제의식이 다르다. 그런데 기득권 정치는 여전히 견고하고 작동하고 있다"며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중도 청년들의 새로운 열망을 21대 국회에서 반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2012년 안철수 전 대표나 조국 서울대 교수, 방송인 김제동 씨 등 다양한 유명 인사들이 '멘토'로 출연한 청춘콘서트의 총괄 기획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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