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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복심 vs 정권심판 스나이퍼…민심 향방은?



국회/정당

    대통령의 복심 vs 정권심판 스나이퍼…민심 향방은?

    • 2020-03-26 05:00

    [총선스포②]서울의 대표적 親與 지역 구로을
    현역 박영선 불출마로 맞붙은 윤건영 vs 김용태
    16대부터 모두 민주 승리…尹 '조용한 선거' 전략
    지역구 옮긴 金…아직 뒤지고 있지만 지지율 격차 줄어들어
    콜센터 집단감염이 핫이슈…촛불 완성이냐 정권 심판이냐

    국민대표로 법을 만들고 정부를 감독할 국회의원 300명이 오는 4월 15일 뽑힌다. 전국 253개 지역구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CBS노컷뉴스는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격전지 유권자를 만나 지역별 성패를 가를 키워드를 짚어보고, 후보들의 고민과 전략을 공개하는 '총선 스포일러' 연속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그래픽=고경민 기자)

     

    구로구을은 16대 총선 때부터 서울 내 대표적인 현 여권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디지털단지의 조성으로 근로연령층이 낮아진데다 2000년대 이후 재개발로 인해 인구 자체도 더 젊어졌다.

    이런 곳에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윤건영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면서 일찌감치 게임이 끝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여전히 오차범위 밖이긴 하지만 윤 후보와 미래통합당 김용태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집권 여당에 대한 실망감과 피로감 또한 적지 않아 아직 승부를 예단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구일역 앞에서 지역구 주민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후보(오른쪽). (사진=박광주 인턴기자)

     

    ◇여당 텃밭 나선 대통령 복심…"조용히, 조용히"

    25일 오전 윤건영 후보가 출근길 인사에 나선 구일역 1번 출구 앞.

    부랴부랴 일터로 발걸음을 옮기는 분주한 상황에서도 다수의 주민들은 윤 후보를 알아보고는 인사를 하거나 다가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악수를 나눌 수도 없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표정을 다 보여줄 수는 없었지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친근감을 나타내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윤 후보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유권자들과 표정이나 몸짓으로 교감을 할 수 없는 점을 꼽았다.

    그는 "선거 운동은 상대방의 표정을 보며 해야 하는 것인데 마스크를 쓰고 있다 보니 얼굴이 윤곽 밖에 안 보이고,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악수도 못하고 명함도 드리지 않고 있다"며 "눈으로만 대화를 해야 하는데, 주민들의 반응을 알 수 없다 보니 그게 제일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윤 후보의 선거운동은 '조용히' 치르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최근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구로구 콜센터가 윤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이었던 데다, 지역 주민들의 확산 우려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윤 후보도 김 후보도 모두 구로을 출마가 처음인 상황에서, 최근 지지율이 10%p대의 큰 격차로 김 후보에 앞서고 있다 보니 선거판을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는 전략인 부분도 조용한 선거운동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일부 주민들은 청와대 요직 출신이자 여당 후보인 윤 후보에 대한 기대감에 민원을 넣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출근길에 한참을 윤 후보와 대화한 이만오(75)씨는 "구일역은 북쪽에 승강기가 없는데 윤 후보가 이런 민원을 해결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강대국들 때문에 38선은 지우지 못하더라도 남북철도를 연결하는 일을 하시면 제일 좋겠다"고 말해 지역과 중앙 정치 모두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구로1동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50대의 조모씨도 "윤 후보가 청와대에서 실장까지 지내신 것을 안다"며 "구로가 교통이 불편하고 비행기 소음 등이 문제인데 이번 선거 후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구로1동 지역에서 골목길 유세 중이던 미래통합당 김용태 후보(왼쪽)가 거리에서 만난 지역 주민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사진=조아라 인턴기자)

     

    ◇"김용태, 얼굴은 아는데"…지역 인지도 높이는 것이 숙제

    김 후보는 지역구 선거에서만 3번이나 승리한 3선 의원이지만 구로을에서는 '뉴페이스'(New Face)다.

    코로나19 시국임을 고려해 소독제를 늘 지니고 다니며 최대한 주민들과의 접촉점을 늘리고 있지만 주민들에게는 여전히 "얼굴 아는 다른 지역 의원"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25일 오전 구로1동 골목길을 누비며 민심을 살피는 김 후보에게 다가온 시민들은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도 절반 이상이 "여기에 출마하시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김 후보도 선거운동을 꽤 다니고 난 "이제야 주민들이 출마하는지를 아시는 것 같다"며 지역구 내 인지도 높이기가 쉬운 일이 아님을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다년의 의정활동과 방송출연 등으로 쌓아놓은 대중적 인지도가 윤 후보보다 높은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적어도 주민들의 질문이 '누구신데 우리 지역구에 오셨느냐' 부터 시작하는 일이 잦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왜 지역구를 양천에서 구로로 옮겼는지, 지역에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알리는 일은 여전히 녹록잖은 과제다.

    김 후보는 "늦게 와서 출마를 하다 보니 '왜 여기서 돌아다니느냐'는 분들이 계신다"면서도 "무엇을 하러 왔는지 설명을 드리고 있다 보니 지지율도 조금씩 오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가진 것이 집 한 채 뿐인데, 집을 가지고 있으면 다 부자인줄 안다. 가지고 있는 돈도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여성 유권자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던 김 후보는 "거기에 세금까지 더하면 얼마나 힘드시냐"며 자신이 바로 그런 정책을 펼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 구로을에 출마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아직 크지만 좁혀지는 격차…코로나 대응 등이 관건

    현재까지의 판세는 윤 후보가 김 후보에 몇 걸음 앞서는 모양새지만 그 격차는 차츰 줄어드는 모양새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45.4%를 얻어 23.4%에 그친 김 후보를 22%p 차로 앞섰지만, 서울경제-엠브레인퍼블릭의 20~21일 조사에서는 40.9% 대 22.9%로 18.0%p차,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의 22~23일 조사에서는 43.3%대 28.7%로 14.6%p 차까지 격차가 줄어들었다.(오차범위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2파전의 특성상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승부 또한 더욱 박빙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큰 변수 중 하나는 코로나19 사태이다. 서울과 경기권에서만 100명이 넘는 확진자를 유발한 콜센터가 이 지역구에 위치한 만큼 서울 내 어느 지역보다도 코로나 확산의 추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윤 후보는 정부의 신속하면서도 공정한 정부의 피해 지원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김 의원은 "지역 주민의 걱정들이 많으시다"면서도 매번 손세정제를 발라가면서까지 주민들과 사람들과 하나하나 악수를 나누며 자신을 소개했다.

    코로나가 더 이상의 확산 없이 잘 제어된다면 윤 후보에게 호재가 되겠지만, 자칫 지역 내 2차 감염 등으로 인해 또 한 차례 우려가 커진다면 정부·여당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 문재인 정부 심판 중 어느 쪽에 지역 유권자들이 힘을 실어줄지도 관전 포인트다.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답게 21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꼭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공정의 가치를 제대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2016~2017년 촛불을 통해 사회가 엄청난 대변혁을 겪었지만 시민의 열망은 제도화로 이어지지 않은 만큼 공정의 가치를 제도화하는 법안을 입법하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윤 후보에게 묻고 싶다. 문재인정부가 경제를 잘 했는지,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를 세웠는지, 국민 통합에 성공했는지의 질문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말이다"라며 이번 총선을 통해 정권 심판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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