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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폐지·산낙지 금지·암행어사 출동…총선 공약 맞아?



국회/정당

    수능폐지·산낙지 금지·암행어사 출동…총선 공약 맞아?

    • 2020-03-21 08:43

    [깜깜이 총선, 공약이 藥이다] <5>이색 공약
    군소정당 차별화 전략..거대 정당들도 앞다퉈 아이디어 경쟁
    기발한듯 황당한 공약도 적지 않아...국민공감 얻느냐가 관건

    (그래픽=고경민 기자) 확대이미지

     

    '암행어사를 부활해 비리를 막겠습니다.' '대학생들 빚을 대폭 탕감해 주겠습니다.'

    공약 경쟁없는 '깜깜이 선거'가 우려되는 4·15 총선에서도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재미있는 공약들이 적지 않다. 무거운 현안을 다룬 공약보다는 실생활에서 착안한 것들이 많아 치열한 선거 과정에서 '양념' 같은 존재다. 주로 군소정당들이 내세웠던 것을 지금은 거대 정당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평가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를 동시에 받는 이색 공약들을 유권자들은 어떻게 볼까.

    ◇ 민주 '살빼면 운동용품 구매 포인트', 통합 '왼손잡이 차별 방지'

    지금까지 이색 공약의 주인공은 주로 군소 정당이었다. 하지만 4·15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도 돋보이는 이색공약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의 '국민 건강 인센티브 제도'와 미래통합당의 '왼손잡이 기본법'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4일 총선 4호 공약으로 체질량지수(BMI)·혈압·혈당 등 건강 목표를 달성한 국민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는 '국민 건강 인센티브 제도'를 발표했다. 목표를 정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한 국민들은 포인트를 받아 건강보험료 납부, 건강식품·운동용품 구매, 의료비 할인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방송통신대학교에 로스쿨을 만들겠다는 공약도 이색적이다. 기존 로스쿨과는 달리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해 전일제 로스쿨을 다니기 힘든 직장인에게도 학업의 기회를 주고, 낮은 등록금으로 지원자들의 부담을 경감해준다는 계획이다.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황교안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심재철 원내대표,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 신세돈 전 숙명여대 경영학부 명예교수가 권역별 선대위원장, 최고위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미래통합당도 지난달 27일 '왼손잡이 기본법'(가칭) 제정을 총선 공약으로 발표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을 개정해 법 적용 대상에 왼손잡이를 포함하고, 편의시설을 지원해 주는 것이 골자다. ‘전학청원권’도 눈에 띈다. 학교에서 특정 정치이념을 교육하는 경우, 학생이나 학부모가 교육감에게 전학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지난해 10월, 특정 이념을 교사가 강요해 학교로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인헌고 사태’가 촉매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념적으로 반대편에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민생 '미세먼지 막는 VR 체육관', 녹색 '문어, 낙지 산채로 조리 금지'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생당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정화 공동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민생당은 미세먼지 부분에서 특색을 보였다. 눈에 띄는 부분은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전국 초등학교에 가상현실(VR)체육관을 보급한다는 것이다. 양궁, 축구, 농구,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가 포함된다. 민생당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트랙을 도는 것은 아니지만,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뜀틀, 축구에서의 페널티킥, 등 경험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국가사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누구에게 얼마나 많은 예산이 투입됐는지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국회·언론 등이 상시로 감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의당 총선 공약 중 최고 임금제'가 두드러진다. 정의당 홈페이지에서도 가장 관심이 큰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국회의원과 공기업·사기업 임원의 보수를 각각 최저임금의 5배, 7배, 30배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의 평균임금과 최저임금의 차이가 약 50배에 달하는 임금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 밖에 정의당은 △20세 청년들에게 각 3,000만 원의 출발자산을 국가가 제공해주고 △성별임금격차해소를 위해 82년생 김지영 법을 제정할 것을 약속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화상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안 대표는 대구 코로나19 의료봉사 활동을 마치고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민의당은 전역 후 사회진출장려금 2,000만원 을 약속했다. 청년들의 창업, 취업, 학업을 위해 전역 후 20만 명에게 각각 지급된다. 국민의당은 21개 국회의원 임기 내 이를 추진할 예정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직접 발표한 '그루밍 방지조항'도 돋보인다. 특별한 관계나 사유가 없이 아동·청소년에게 어른이 선물이나 돈을 주는 행위, 부모 동의 없이 미성년자와 만나는 행위를 금지한다.

    그 밖의 정당들도 이색적인 공약을 발표해 시선을 끌었다. 민중당은 지난달 26일 재벌의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를 통해 대학 등록금 전면 무상화와 빚 탕감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5대 재벌(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의 부동산 불로소득 61조 원을 환수한다면, 대학생 266만 명의 1년 등록금 약 17조 원과 학자금 대출 약 11조 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녹색당은 동물보호법에서 법적 주체를 동물로 개정할 것을 약속했다. 살아있는 문어, 낙지를 산 채로 먹는 것이 개·고양이 학대와 준하는 수준으로 처벌된다. 동물을 학대해 동물을 죽게 했다면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이 외 소수 정당들도 이색 공약을 내세웠다. 미래당은 국회의원 기본급을 최저임금화하고, 16세 이상 학생들이 교육감을 직접 선출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민국당은 암행어사 제도를 도입해 비리와 불법을 적발하겠다고 했고, 허경영이 대표로 있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은 국가 예산을 절약해 1인당 150만 원의 국민배당금을 지급하고 수능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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