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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방항공의 오만과 차별…"국가적 자존심 문제"



사건/사고

    중국동방항공의 오만과 차별…"국가적 자존심 문제"

    동방항공, '출근자 없다', '출장 중', '기다려라'…면담조차 거부
    경기도 노동국장 "참으로 오만하고 무례하며 당당치 못한 처사"
    동방항공, 일본인 승무원은 1인1실, 한국인 승무원은 2인1실 배정
    이재명 "국가적 자존심 문제…우리가 만만치 않은 존재라는 점, 전세계에 보여줘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월 20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최근 집단 해고된 중국동방항공 한국인 승무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제공)

     

    류광열 경기도 노동국장이 중국동방항공 한국지점을 처음 찾아간 것은 3월 13일(금) 오후 2시30분쯤이었다.

    최근 불거진 동방항공의 '한국인 승무원 집단해고'의 부당성을 확인하고 '차별적 처우'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손에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서한문도 들려있었다.

    ◇ 동방항공, '출근자 없다', '출장 중', '기다려라'…면담조차 거부

    동방항공은 서울시 중구 을지로 파인애비뉴 B동 8층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류 국장은 단 한층도 올라가지 못했다.

    1층 안내창구 직원이 동방항공 측에 연락을 취하더니 바로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사무실에 아무도 출근하지 않아 오늘은 만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류 국장은 '8층 사무실에 올라가 직접 확인하겠다'고 요청했지만, 묵살됐다.

    중국의 3대 항공사로 꼽히는 동방항공에서 '평일에 출근한 직원이 아무도 없다'는 말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었다. 그는 2시간을 더 기다리다가 돌아왔다.

    류 국장은 16일(월) 오후 2시쯤 다시 동방항공을 방문했다. 지난 금요일과 마찬가지로 1층 안내창구에서 소속과 함께 '이재명 경기지사의 서한문 전달'이라는 방문 목적을 알리고 면담을 요청했다.

    이번에도 돌아온 답변은 오만했다. '관계자가 출장 나가 있으니 기다리라'는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관계자가 복귀했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간신히 '오후 4시쯤 한 명만 8층 사무실로 올라올 수 있다'는 답을 얻었다. 하지만 동방항공은 약속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류 국장은 안내창구를 통해 다시 항의했다. 그랬더니 '오후 5시쯤, 직원 한 명을 1층으로 내려보내 이 지사의 서한문을 전달받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오후 5시가 되자 젊은 여직원 한 명이 내려왔다. 이 직원은 출입카드 체크기 안쪽에서 서한문을 받으면서 '죄송합니다. 잘 처리하겠습니다'라는 말만 남긴채 바로 사라졌다.

    류 국장은 3시간을 기다렸지만, 결국 동방항공 사무실에는 발조차 디딜 수 없었다. 그는 대화조차 거부하는 동방항공 행태에 대해 "참으로 오만하고 무례하며 당당하지 못한 처사"라고 말했다.

    ◇ 동방항공, 일본인 승무원은 1인1실, 한국인 승무원은 2인1실 배정

    동방항공 측의 이같은 행태는 한국인 승무원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동방항공은 3월 9일 한국인 계약직 승무원 73명에게 경영상의 이유로 전원 해고를 통보했다. 동방항공은 그동안 2년 동안 계약직으로 근무한 직원들은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해왔다

    이날은 2년 근속까지 단 사흘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한국인 승무원과 아무런 사전 동의 없는 갑작스런 집단 해고라는 점에서 '부당해고'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해고된 한국인 승무원들과는 달리 동방항공에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일본인 계약직 승무원들은 현재 모두 정상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코로나19가 확산된 우한지역을 운항하는 항공편에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승무원을 다수 배치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동방항공이 외국인 승무원에 대해 호텔을 마련해주는데 일본인은 1인 1실인데 반해 한국인은 2인1실을 배정하고 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CBS 노컷뉴스는 이같은 주장에 대한 동방항공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0일 동방항공 한국인 승무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한민국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국가적 자존심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만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전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고된 한국인 승무원 73명 가운데 19명은 경기도민이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시행을 건의하고 외교부를 통해 주중한국대사관, 주상하이총영사관에 '부당해고'와 '차별대우'에 대한 사실조사 의뢰를 요청했다.

    경기도는 앞으로도 국제기구를 통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나 민사소송에 대해서도 다양한 행정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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