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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혐오라는 저주가 퍼진 현실에 질문을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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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셜 노컷 리뷰

    '방법', 혐오라는 저주가 퍼진 현실에 질문을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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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리뷰] tvN 드라마 '방법'

    (사진=방송화면 캡처)
    '방법(謗法).' 사람을 저주해서 손발이 오그라지게 하는 것을 뜻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현실에서도, 지금도 '혐오'라는 이름의 방법은 인터넷 댓글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7일 종영한 tvN 드라마 '방법'(연출 김용완, 극본 연상호)은 한자 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악(巨惡)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드라마 작가 데뷔작인 '방법'을 통해 이러한 이야기를 무속 신앙과 결합해 '한국형 오컬트'를 새롭게 빚어냈다.

    극 중 IT 기업 포레스트의 회장인 진종현(성동일)의 몸에 깃든 악신(惡神)은 무한한 네트워크의 세계인 포레스트로 몸을 옮겨 '저주의 숲'에 이름을 올린 모든 사람을 방법(謗法)해 죽이고자 한다.

    '저주의 숲'은 누군가가 저주하고 싶은 대상의 사진과 이름, 사연을 올려 저주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간이다. 주문을 외고 저주의 대상을 업로드 한 후 사람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으면 그만큼 저주가 걸린다는 설정이다. 저주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악한 사람만이 아니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 나를 괴롭히는 사람, 괴롭히고 싶은 사람 등이 모두 저주의 숲에 올라간다.

    저주를 좋아하는 악신은 네트워크 안에서 서로서로 미워하고 저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탕으로 사람을 죽이고자 한다. 저주란 악신에게는 좋은 먹잇감이자 에너지의 원천이다.

    극 중 천주봉(이중옥)은 진종현의 숨은 계획을 묻기 위해 온 임진희(엄지원)에게 "한 번에 다 죽이고 끝일 것 같아? 포레스트에 들어간 신은 아마 계속 죽일 거야. 자신에게 저주해 달라고 매일 수만 명의 사람이 몰릴 테니까. 서로서로 감시하고 저주해서 더 이상 죄짓지 않고 사는 세상. 그게 정의로운 사회 아니야?"라고 말한다.

    (사진=tvN 제공)
    현실에서도 드라마처럼 방법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혐오'는 나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지 않는 이에 대한 선입견과 거부감에서 시작한다. 결국 이러한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표현, 즉 말이 된다. 그리고 혐오의 목소리는 모이면서 차별, 적의, 폭력으로 커나간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배척하는 마음이 모인 결과다.

    혐오 표현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대표적인 곳이 '인터넷' 공간이다. 극 중 '저주의 숲'처럼 우리도 인터넷 댓글을 통해 혐오의 말들을 쏟아낸다. 이유 모를 비난도 가득하다. 누군가를 죽여 버리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저주의 말을 내뱉어도 '나'라는 존재가 감춰졌기에 거리낌이 없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저주의 말들이 무한하게 네트워크를 누빈다. 때로는 댓글을 타고 퍼져나간 악한 마음들이 모여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세상을 떠나게 만들기도 한다. 말 그대로 '저주'다.

    '방법'은 그런 점에서 현실의 혐오와 차별이 서슴없이 표현되는 이 사회에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와도 같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댓글에서 보이는 '비난을 위한 비난'의 결과가 어떠한 비극을 낳는지 우리는 슬프게도 끊임없이 목격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고 계속된다. 전염병의 창궐을 두려워하지만, 이미 우리 안에 혐오라는 전염병이 가득하다. 저주를 양분 삼아 자라나고 활발하게 퍼져 나간다.

    이러한 악신의 저주에서 벗어나는 길은 드라마에서도 이야기하듯이 '연대'와 '희망'이다. 정의롭지 않은 무언가에 맞서기 위해 연대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은 누구나 선한 마음 한 조각씩은 갖고 있다는 희망 말이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한다. 저주는 각자의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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