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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해제 앞둔 신천지…'댓글 조작'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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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리해제 앞둔 신천지…'댓글 조작'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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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억 기부' 뉴스에 '압도적인' 좋아요 기록
    '종교판 댓글부대' 다시금 포착…조직적 이미지 개선
    신천지의 실질적 책임을 무마하려는 시도 곳곳에서 포착
    전문가 "내외신 언론 접촉해 이미지 바꾸려하고 있어"

    (사진=연합뉴스)

     

    자가격리 해제를 앞둔 이단 신천지에서 또 다시 조직적인 '댓글부대' 활동 정황이 포착됐다.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목적으로 거액의 기부금을 일방적으로 입금한 동시에 신도들을 동원해 이미지 개선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 5일 신천지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천지 측은 "신천지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성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지역 및 전국의 재난활동과 구호 물품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주 이만희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며 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불과 사흘 만에 무려 120억원의 현금을 덜컥 입금부터 한 것이다.

    다만 이런 신천지의 바람은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신천지에 대한 국민 정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부금 반환을 결정했다.

    100억원의 기부금을 받게 될 예정이었던 대구시도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신천지 측 성금 100억원을 거부했다"면서 "지금 신천지 측이 해야 할 일은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대구시의 방역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들이 통상 내놓는 금액보다 훨씬 많은 데다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송금부터 해버린 신천지의 기부 방식은 매우 이례적이다. 모금회 측에 따르면 사용처를 지정하는 '지정 기부'가 아닌 이런 식의 기부는 1998년 모금회 출범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신천지는 왜 무모한 기부에 도전했을까. CBS노컷뉴스는 이 기부 소식이 담긴 기사 댓글에서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천지가 여론의 반전을 꾀하면서 돈을 내놓는 한편, 신도들을 동원해 이미지 개선에 나선 꼴이었다.

    신천지 측은 기부 관련 기사가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서 상위권에 노출될 수 있게끔 압도적으로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아울러 칭찬하는 댓글을 남기도록 교인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 성금 기부 기사에 동일한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사진=댓글모음 캡처)

     


    신천지의 120억 기부 기사에 달린 댓글 (사진=포털 캡처)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니 '기업도 아닌 종교단체인데 큰 돈 냈네. 인정한다'라는 댓글이 압도적인 공감을 얻었고, '빨리 사태를 해결하려고 열심히 협조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행동으로도 보여주시네'라는 내용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비공감'은 소수에 불과했다.

    또 특정 대형교회를 언급하며 '왜 이들은 기부를 하지 않느냐'라고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신천지 사람 3394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체 확진자의 58.8%를 기록하고는, 보통의 교회를 끌어들여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댓글 작성자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종교단체에서 120억 기부이면 큰 돈 아닌가? 그렇게 불만이면 우한에서 코로나 퍼뜨렸으니 거기서 받아오면 되겠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다수의 기사에 반복적으로 올렸다. 놀랍게도 이 댓글은 상당수의 '공감'을 얻었다.

    신천지를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도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싫어요'로 도배를 당한 정황도 포착됐다.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여론 몰이에 나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천지 측의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비난 폭주' 신천지, 비방 중단 요구하며 뒤에선 '댓글 공작'>, <[단독]코로나19 '슈퍼전파' 신천지교회에선 대체 무슨 일이>등의 보도를 통해 신천지의 내부 지령을 공개했다.

    신천지 측은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달 중순부터 신도들에게 관련 기사 목록을 내려보내며 댓글 공작을 지시했다. CBS노컷뉴스 기사 등을 통해 은밀한 여론 조작 행태가 드러나자 잠시 중단됐지만 격리 해제를 앞두고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신천지 전문가는 그동안 훈련받아온 이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탁지인 부산장신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여론을 바꾸려 하는 움직임이 보여지고 있는데 훈련받은 신도들이 SNS나 블로그 등을 통해 공유하며 여론몰이에 앞장서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측은 교주 이씨의 기자회견 이후 잇따라 외신을 접촉해 대외적인 이미지 쇄신도 모색하고 있다. 탁 교수는 "BBC 등 외신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성있는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신천지 측의 일방적인 입장을 지면에 다수 할애하고 있는 것처럼 이들의 이미지 쇄신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8일로 예정된 대구 신천지 사람들의 자가 격리 해제 시점을 두고 방역당국과 대구시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자동으로 격리 해제해도 충분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지만 대구시는 "여전히 고위험군"이라며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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