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자원봉사단 홈페이지에 게재된 충북지역 단체장의 상장과 상패. (사진=신천지자원봉사단 홈페이지 캡처)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지탄의 대상이 된 이단 신천지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까지 손을 뻗으며 세(勢) 확장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실체를 숨긴 채 세력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정치권과 지자체 등을 교묘히 이용해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단 신천지가 외연 확장이나 이미지 전환을 위해 주로 쓰는 수법은 바로 '봉사활동'이다.
이미 이름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신천지자원봉사단'을 비롯해 지역 곳곳에서 숨겨진 위장단체를 동원해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거다.
그런데 순수한 봉사를 넘어 자신들의 세력 확장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충북지사와 청주시장 등 단체장은 물론 지방의회로부터 수차례 받은 수상 내역을 홈페이지와 유인물 등에 게재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천지자원봉사단의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2016년 12월과 2017년 11월 신천지 봉사단체에 표창장을 전달했다.
이승훈 전 청주시장과 조길형 충주시장 이름으로 받은 수상 내역도 수두룩하다.
김양희·이언구 전 충북도의장, 김병국 전 청주시의장 등 지방의회 수장들도 신천지 단체에 표창장과 감사패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위장단체로 지목되고 있는 한 여성단체의 지역지부 역시 대외적으로는 종교나 정치와는 무관한 활동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들과 같은 방식으로 지자체와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자체와 정치권은 물론 체육과 문화 등 분야를 망라해 각종 단체에 손을 뻗어 노골적으로 상장과 감사패를 요구하기까지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지역구의 주민들이나 관련 직능단체 회원들이 작성한 수백~수천 통의 편지를 한꺼번에 전달하며 은근히 표를 과시하기도 한다는 게 정치권의 설명이다.
충북 출신 모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실제로 신천지나 위장단체 쪽에서 접촉이 많이 온다"며 "정치인과의 스킨십을 결국 포교에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신천지 신도 수를 따져본다면 당락을 결정할 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상응하는 만큼은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며 "정치인 입장에서는 신천지를 거부하거나 배척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속내가 뻔히 보이는 요구란 걸 알면서도 마냥 거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심지어 이단 신천지는 정치인 가족들에게까지 접근해 관계를 맺으려 애를 쓰는 경우도 다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진짜 무서운 건 우리(정치권)의 호감을 사기 위해 정치인 가족이나 관계자의 가족에게까지 접근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치밀하고 교묘하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