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칼럼] '우한폐렴'인가? '코로나19'인가?



칼럼

    [칼럼] '우한폐렴'인가? '코로나19'인가?

    [김규완 칼럼]

    질병에 지명 붙이기는 차별과 혐오 조장
    WHO 공식명칭은 '코로나19'
    미래통합당과 일부 언론, 여전히 '우한 코로나' '우한폐렴'
    "우한폐렴이 아니듯 대구폐렴도 아니다"
    뉴욕에서 발생했다면 '뉴욕폐렴'이라고 부를 것인가?
    우리가 취한 차별과 편견이 부메랑이 될 수도

    (그래픽=김성기 PD)

     

    민주당 홍익표 대변인이 "대구경북에 대한 최대한의 봉쇄 조치를 시행하겠다"라고 말한 후폭풍이 거세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방역적 봉쇄를 뜻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코로나19로 큰 상심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말았다.

    이에앞서, 정부는 지난 20일에도 보도자료에서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 가동'이라고 표현을 썼다가 급히 사과한 일이 있었다.

    대구·경북을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과 동일시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경솔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

    그만큼 바이러스 앞에 지명을 붙이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감을 주기 때문에 금기시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도 질병에 지명이나 개인 이름을 지칭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고 초기에 쓰이던 '우한폐렴' 대신 '코로나19로' 공식 명칭을 결정했다.

    한국기자협회는 25일 '코로나19'로 표현해줄 것을 모든 언론사에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는 '코로나19'라는 공식 명칭 보다 '우한폐렴' '우한 코로나'라는 명칭을 공공연히 쓰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은 '우한폐렴'과 '우한 코로나'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하고 황교안 대표마저 여전히 '우한폐렴'이라는 단어가 입에 붙어있다.

    우한이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것은 맞지만 한중관계는 물론 국제 관례를 고려해서라도 WHO의 권고를 따르는 것이 옳다.

    이런 권고를 무시하면서 굳이 차별과 편견을 부르는 우한 지명을 병명 앞에 불이는 것은 지성적이지 못한 태도이다.

    '우한폐렴' '우한 코로나'라고 버젓이 부르면서 '대구 봉쇄'나 '대구 코로나'라는 용어를 문제삼는 것은 이율배반이자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23일 "우한폐렴이 아니듯 대구폐렴도 아니다"라고 호소했다는 사실을 반추해볼 일이다.

    지난 20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 나선 권영진 대구시장. (사진=대구시 제공)

     

    만일 이번 바이러스가 미국 뉴욕에서 발생했다면 미래통합당이 과연 WHO의 권고를 무시하면서까지 '뉴욕폐렴'이라고 했을지 의문이다.

    최근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진원지인 중국보다 한국이 더 위험국가인 것처럼 전파되고 있다.

    한국인을 무차별적으로 격리하고 조롱하거나 한국을 여행자제 국가로 지정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만약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외국에서 이번 질병을 '코리아 바이러스'나 '서울폐렴'이라고 부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차별과 편견은 출신 국가, 민족, 인종, 피부색에 관계없이 배척되어야하는 인류 공통의 가치이다.

    우리가 취한 차별과 편견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사회적 재난을 혐오로 대응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