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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못 받은 이문규 감독, 혹사 논란이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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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신임 못 받은 이문규 감독, 혹사 논란이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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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규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여자농구 대표팀을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이끈 이문규 감독을 재신임하지 않기로 판단한 과정에서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불거진 선수 혹사 논란이 결정적인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추일승 경기력향상위원장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협회 사무실에서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단기전이었고 전략적인 선택을 하는 부분에 있어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누구라도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과정보다 (올림픽 출전이라는)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문규 감독은 이달 초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B조 2차전에서 영국을 상대로 주전 5명에 식스맨 1명만을 기용하는 극단적인 선수 운영 때문에 혹사 논란에 휩싸였다.

    박혜진, 강이슬, 김단비가 나란히 40분 풀타임을 소화했고 센터 박지수는 37분19초를, 배혜윤은 36분42초를 각각 뛰었다. 나머지 5분59초는 식스맨 김한별이 채웠다. 사실상 주전 5명에게 모든 것을 맡긴 셈이다.

    한국은 영국에 82대79로 근소하게 이겼다. 한국은 영국전 승리로 1승2패를 기록했고 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마지노선인 조 3위에 턱걸이했다. 결과적으로 영국전 '올인'은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첫 올림픽 출전권 획득으로 이어졌다.

    프로농구 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과 여자프로농구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 안덕수 청주 KB스타즈 감독 등 현직 프로 사령탑들이 대거 포함된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영국전에 '올인'한 이문규 감독의 전략적인 선택을 이해했다.

    추일승 위원장은 "감독에게는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칭찬을 받을 수도 있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반대로 아무리 과정이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그 역시 반대 여론이 형성되리라고 본다. 그런 부분 때문에 감독의 전략적인 선택을 평가하기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정이 문제가 됐다.

    대표팀이 한때 영국에 17점차로 앞서갔음에도 이문규 감독은 주전 기용을 고집했고 그들의 막판 체력 저하로 인해 추격을 허용했다. 경기 후 이문규 감독은 선수들이 나태했다고 인터뷰를 해 논란을 키웠다.

    영국전에서 주전 선수들을 '올인'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 평가할 수도 있지만 역으로 사령탑의 전술 부재로 해석할 여지도 크다.

    지난해 11월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때였다. 이문규 감독은 한조에 속했던 중국과 뉴질랜드 가운데 뉴질랜드를 1승 목표로 삼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두팀 중 한팀을 잡으면 최종예선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오히려 선수들이 강한 의지를 드러냈던 라이벌 중국전에서 승리했고 오히려 뉴질랜드에게는 패했다.

    이문규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의 생각이 서로 달랐다.

    대표팀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이 열리기 두달 전인 작년 9월 아시아컵 대회에서 중국에 28점차로 크게 졌다. 대표팀 주역들이 부상으로 대거 불참했던 대회로 당시 그들은 경기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입을 모았다. 사령탑은 중국전을 미리 포기하고 전력 소모를 줄이고 싶어했지만 대표팀에 돌아온 주역들은 복수를 다짐했다.

    이문규 감독은 중국전이 끝나고 "선수들이 더 승부를 걸어봤으면 하는 생각을 은연 중에 나에게 비췄다. 그래서 상당히 '곤혹'스럽기도 했다. 마지막 경기인 뉴질랜드와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이 단합하여 만든 승리로 본다"고 말했다.

    이문규 감독이 예선의 분수령이라 판단했던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는 정작 뚜렷한 전술 시도와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이는 단편적인 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문규 감독의 선수단 운영 방식에 대한 농구 팬의 비판 수위가 높아졌다. 이문규 감독을 향한 농구계와 팬들의 걱정은 이번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를 통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을 이끌었고 은메달을 획득했고 12년 만에 여자농구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은 사령탑이 재신임을 받지 못한 데에는 이처럼 소통 부재가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또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여론을 주목했다.

    추일승 위원장은 "이문규 감독이 지금껏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최근 현대스포츠에 필요한 여러가지 수평적인 관계에 있어 소통이 미흡했다는 데에 서로 공감했다"며 "이문규 감독으로서는 상당히 억울할 수 있는데 지금은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됐고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솔직하게 말씀드렸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올림픽은 약 5개월 뒤에 열린다. 시간이 촉박하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공개 공모를 원칙으로 빠른 시일 내에 차기 사령탑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개 공모 절차에 돌입하면 사령탑 선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충분히 신뢰할만한 감독 후보군이 형성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짧은 기간동안 선수의 능력을 파악하고 조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여자프로농구 현직 사령탑의 참여를 적극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대표팀 감독 평가 방식은 예전과 달라졌다. 경력 평가 점수의 반영 비율이 예전보다 줄었고 평가위원의 평가 점수의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전자가 결과를 따진다면 후자는 과정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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