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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정치권, 영화 '기생충'에 박수만 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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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끝작렬] 정치권, 영화 '기생충'에 박수만 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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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에 담긴 사회 문제에 대한 논의 없어 환호성만
    계급갈등은 시대적 과제...김종인 "정치권은 관심 없어"

    (사진=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새 역사를 기록하면서 답답한 현실에서 모처럼 '영화'같은 소식을 전해줬다. 공고했던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의 백인주의를 깨고 외국어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최고의 상들을 쓸어 담았으니 '기적'이라는 표현도 과하지 않다.

    세계를 흥분시킨 기생충은 봉 감독만의 디테일과 예술적 감각이 통한 결과라는 평가다. 탄탄한 스토리와 예상을 뒤집는 반전, 또 일상생활 속에서 톡톡 튀어나오는 해학적인 대사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봉 감독의 성공에 한국은 축하와 환호의 도가니가 됐다. 한류의 물줄기로 세계를 관통시겼다는 찬사도 나온다.

    정치권도 여야 없이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며 축하 행렬에 동참했다.

    "한국 영화가 세계적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준 역사적 사건으로 한국 문화의 저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더불어민주당)

    "한국 영화가 한류의 새로운 동력이 돼 세계 곳곳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길 기대한다." (자유한국당)

    정치권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기쁨을 나누겠다는 것인데 '숟가락 얹는다'고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동물적 감각으로 당연히 발빠른 반응을 내놔야 할 타이밍이기도 했다.

    여야는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지원을 위한 입법도 약속했다. 이 역시 기생충의 성과와 무관하게 필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내놓은 논평에서는 뭔가 중요한 게 빠졌다. 바로 영화 '기생충' 전체에 녹아 있는 계급 갈등의 문제다. 일부 일본 언론은 이를 한국만의 심각한 문제인양 보도 하기도 했지만, 이는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영화가 세계인들의 뜨거운 공감을 자아낸 것만 봐도 알수 있다.

    지표로 보더라도 미국 청년(18~29세)의 자본주의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지난 2010년 68%에서 2018년 45%로 급감했다. 자본주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 의원이 크게 주목을 받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의 불평등 지수는 1987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악화일로에 있다. 1995년 상위 1%의 소득점유율은 7.2%였지만 2015년 12.1%로 급증했다. 외환위기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 신자유주의 정책의 결과다.

    (사진=자료사진)
    정치권은 봉 감독의 성공에 들떠 환호작약(歡呼雀躍)만 하고 있을 때는 아닌 것 같다.

    시대적 과제가 된 불평등.양극화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대책을 내놔야 한다. 이게 봉 감독이 우리 정치에 던져준 숙제일 것이다.

    기생충 영화에 나온 반지하방에 대해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그들의 시각에서도 반지하는 '가난의 상징'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살아내기가 더 팍팍해진 청년들의 문제는 또다른 우리 사회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

    여야는 한때 '경제 민주화'를 놓고 경쟁을 하는 척도 했지만, 결국 흐지부지됐다.

    '경제민주화 설계자'인 김종인 전 의원은 최근 CBS에 출연해 "우리 지금 출산율이 작년에 0.88이라고 하는데 이런 출산율 가지고서 한국의 미래가 있을 수 있겠느냐"며 "(정치권이) 심도 있게 탐구를 해야 되는데 그런 건 별로 관심들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부자들이야 별문제 없겠지만 이젠 중산층마저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게 엄청난 부담이 되는 세상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그런데도 소득 재분배 정책을 내놓으면 보수 야당으로부터 '좌파 정책'이라는 공격을 당하기 일쑤다.

    봉 감독의 영화 말고, 현실 정치를 보면서도 박수를 쳐보고 싶다. 4월 총선이 멀지 않았는데도 마음 둘 곳 없어 헛헛한 유권자들이 수두룩하다. "오~ 너는 계획이 미리 다 있구나"라는 감탄을 해볼 날이 올까.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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