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오늘은 승자가 없다" 코비 추모의 날을 빛낸 릴라드



농구

    "오늘은 승자가 없다" 코비 추모의 날을 빛낸 릴라드

    대미안 릴라드 (사진=연합뉴스 제공)

     


    1일(한국시간)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2019-2020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경기가 열렸다. 정규리그 한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난 뒤 그가 남긴 영광의 추억이 가득한 레이커스의 홈구장에서 개최되는 첫 홈경기였다.

    레이커스 선수들은 팀을 상징하는 색깔 '골드&퍼플'로 차려입었다. 보라색 후드티를 입고 그 위에 등번호 8번 혹은 24번이 새겨진 코비 브라이언트의 유니폼을 입었다.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인해 코비 브라이언트와 그의 13살 딸 지안나가 세상을 떠난 지난달 27일(한국시간) 그래미 어워드 시상식에서 그들을 추모하는 노래를 불렀던 보이즈투멘이 나와 미국 국가를 불렀다. 앞서 세계적인 가수 어셔도 추모 공연을 펼쳤다.

    그리고 레이커스의 간판이자 코비 브라이언트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누구보다 슬퍼했던 르브론 제임스가 코트 중앙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헬리콥터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이름을 차례로 부른 르브론 제임스는 미리 준비한 연설문 종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대신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하겠다고 밝혔다.

    르브론 제임스는 지금 이순간이 코비 브라이언트를 기억하고 그가 남긴 유산을 기념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8살 때 데뷔해 38살이 될 때까지 20년동안 레이커스에서 활약하며 보여준 끝없는 헌신을 이야기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르브론 제임스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은퇴하며 남긴 '맘바 아웃(Mamba out)'이라는 말이 남은 이들에게는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커스는 당초 지난달 29일 스테이플스센터에서 LA 클리퍼스와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레이커스 팀 전체가 큰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경기를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전격 취소됐다. 그리고 이날 첫 홈경기를 치렀다.

    장내 아나운서가 레이커스의 주전 5명을 소개한 뒤 코비 브라이언트의 이름도 함께 호명했다. 코비를 위한 특별한 날 레이커스의 식스맨으로서 이 자리에 함께 하자는 의미였다.

    레이커스는 다른 모든 구단들이 그랬던 것처럼 첫 24초를 그냥 흘러보내며 추모의 시간으로 삼았다. 이어 포틀랜드는 8초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에 걸리며 추모를 이어갔다. 24와 8은 코비 브라이언트가 현역 시절 달았던 등번호다.

    경기 전부터, 경기 중에도, 경기가 끝난 뒤에도 스테이플스센터 외곽의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공간에는 농구 팬들로 가득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레이커스는 코비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를 누구보다 좋아했던 포틀랜드의 대미안 릴라드가 주인공이 됐다. 48득점을 몰아넣으며 포틀랜드의 승리를 이끌었다.

    릴라드는 코비가 사망한 당일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상대로 50득점을 몰아넣은 바 있다. 릴라드는 당시 경기 후 "너무 슬픈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날이었지만 코비를 기리는 뜻에서 경기에 나가 최선을 다하자고 결심했고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작전타임이나 경기가 잠깐 중단될 때마다 코비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릴라드는 3쿼터 중반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졌고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받았다. 이는 릴라드에게 강한 자극제가 됐다. 폭풍같이 득점을 몰아쳐 레이커스 수비를 무너뜨렸다. 그 모습은 마치 코비 브라이언트의 전성기 시절을 보는듯 했다.

    포틀랜드가 4쿼터 막판까지 근소하게 앞서나가자 팬들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보통 수비를 뜻하는 '디펜스'를 외치지만 이날은 달랐다. 팬들은 '코비'를 외쳤다.

    레이커스의 앤서니 데이비스는 37득점 15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르브론 제임스는 22득점 10어시스트 8리바운드로 각각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프랭크 보겔 레이커스 감독은 경기 후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들어왔다. 이기고 싶었다. 그러나 이번 한주는 농구보다 우리의 삶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온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릴라드는 "오늘은 승자가 없는 날이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났고 그의 가족은 다시는 그를 만날 수가 없게 됐다. 우리는 그저 농구를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비록 레이커스가 이기지는 못했지만 릴라드가 '맘바 멘탈리티'를 떠올리게 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또 감정적으로 힘든 하루를 보냈을 패자와 팬들을 배려하는 인터뷰로 코비 추모의 밤을 빛냈다.

    레이커스는 이날 4쿼터 포틀랜드에게 '24'점을 내줬다. 최종 스코어는 127대119. 경기는 포틀랜드의 '8'점차 승리로 끝났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