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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 중형마트 우후죽순…전통시장 명절 대목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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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경기 불황에 중형마트 우후죽순…전통시장 명절 대목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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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 두꺼비 시장 인근 900여㎡ 식자재 마트 개점 예정
    "길바닥에 나앉을 지경, 명절 때만 찾아오는 정치인 반갑지 않아"
    대형 마트·SSM 제외 별다른 제재 기준 없어...관계기관 '뒷짐'

    청주시 수곡동 두꺼비 시장 한 상인이 텅 빈 시장 안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청주CBS 최범규 기자)

     

    불황에다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밀려 고통 받는 전통시장 영세상인들은 규제에서 벗어난 변종 유통업체가 최근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일부 대규모 전통시장을 제외하고 명절 대목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돼 버렸다.

    충북 청주시 수곡동 두꺼비 시장 상인들은 이번 설 명절 대목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인근에 우후죽순 들어선 중형 마트에 밀려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청주시 수곡동 두꺼비 시장 안에 마트 입점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청주CBS 최범규 기자)

     

    여기에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 900여㎡ 규모의 또 다른 식자재 마트가 들어서기로 돼 있어 이들의 숨통을 더욱 조이고 있다.

    두꺼비 시장 김병무 상인회장은 "예전에는 명절 대목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시장을 찾는 발길이 너무 줄었다"며 "인근에 또 큼직한 식자재마트까지 들어서면 그야말로 길바닥에 나앉을 처지"라고 토로했다.

    이미 두꺼비 시장 60여 점포 가운데 10여 곳이 하나 둘씩 문을 닫아 공실로 남아 있는 상태다.

    청주시 수곡동 두꺼비 시장에 공실로 남아 있는 점포. (사진=청주CBS 최범규 기자)

     

    특히 선거를 앞두고 얼굴을 내비치는 정치인들의 모습도 더 이상 달갑지 않다.

    김 회장은 "명절 때마다 찾아오는 정치인들이 반가울 수만 있겠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상인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현행법 상 제재를 받는 대형 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과 달리 300㎡ 이상 식품판매장은 별다른 제한 기준이 없어 이들은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죽기 살기로 마트 입점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거나 현수막을 내걸어 보기도 하지만, 관계 기관은 손 쓸 방도가 없다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어 이마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내건 현수막 20여 장도 고작 하루, 이틀 만에 모두 철거돼 남아있는 것이라곤 시장 앞에 걸린 2~3장이 전부다.

    이에 두꺼비 시장 상인들은 무분별하게 들어서며 영세 상인을 옥죄는 중형 마트에 대해 청주시전통시장연합회와 공동으로 대응할 태세다.

    김 회장은 "조만간 연합회와 함께 마트 입점을 반대하고, 상생 방안을 촉구하는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주에서 영업 중인 300㎡ 이상의 중형 마트만 무려 110여 곳.

    지난해에만 벌써 10곳이 새롭게 문을 열어 지역 상권을 잠식하고 있지만, 소상공인과의 상생은 여전히 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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