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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피해자 측 "문제해결 함께 구상하는 한·일 협의체 만들자"



법조

    강제동원 피해자 측 "문제해결 함께 구상하는 한·일 협의체 만들자"

    소송 관여해온 한일 변호사·시민단체들, '양국 협의체' 설립 동시제안
    "양국 법원,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과 배상책임 대한 판단은 같아"
    "日정부, 일본 사법부 판단 존중해 가해기업 문제해결 방해 말아야"
    "일본제철 압류 효력은 생겼지만 결정문 송달 안돼…日정부 반송"

    제74주년 광복절인 지난해 8월 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일본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가 아베 정권을 규탄하며 일본대사관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확대이미지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소송을 대리해온 한·일 변호사들과 시민단체들이 진정한 문제해결 구상을 위한 한일 간 공동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6일 미쓰비시, 일본제철(구 신일철주금) 등 일본기업에 맞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소송을 대리해온 한국 변호인단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동원 문제 전체의 해결구상을 일정기간 내 제안할 수 있는 양국 협의체를 만들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의 대리인 변호사와 지원자, 한일 양국의 변호사·학자·경제계 관계자·정치계 관계자 등으로 양국 관계자들의 협의체를 결성해 강제동원 문제를 논의하자는 게 골자다. 해당 협의체의 활동은 양국 정부가 지원할 뿐 아니라 협의체에서 내놓은 협의안을 존중토록 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이날 발표는 서울과 일본 도쿄에서 공동으로 동시에 이뤄졌다. 한국에선 강제동원 관련소송에 참여한 한국 변호사 34명,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민족문제연구소·태평양전쟁 피해자 보상 추진협의회(보추협) 등 강제동원 소송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들이 뜻을 함께했다.

    일본 측에서는 가와카미 시로 등 변호사 10명과 나고야 미쓰비시·조선여자근로정신대소송을 지원하는 모임, 조선인 강제노동피해자 보상입법을 향한 한일공동행동, 일본제철 징용공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 등 7개의 시민단체가 동참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 대리인단은 문제 해결이 '피해자 중심주의'적 관점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노무강제동원 문제의 본질은 피해자 개인의 인권문제이기 때문에 국가 간 어떠한 합의도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며 "피해자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문제해결 구상을 검토하는 과정에 피해자의 대리인 등이 하나의 주체로 참여하는 등 피해자의 뜻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한 해결이 되려면 가해자가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할 것, 사죄의 증거로 배상할 것, 사실과 교훈이 다음 세대에 계승되도록 하는 것이 충족돼야 한다"며 "인권침해의 사실이 인정되는 것에서부터 피해자 구제의 필요성이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제안이 한국과 일본의 사법부에서 내려진 '법적' 판단 등 양국에서 모두 인정한 사실관계와 공감대를 기초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상갑 변호사는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도들이 일련의 사실관계나 법리적 문제를 충분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안되고 있다"며 "지난 5월부터 한일 양측에서 모두 검토해볼 만하고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만한 방안을 고민했고, 양국 사법부의 결론은 다르지만 판단 중 공통된 부분들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일본정부의 한일 청구권 협정이 갖는 '법적 의미'에 대한 해석은 외교적 보호권만 소멸된 것이고 피해자 개개인의 실체적 권리(청구권)는 남아있다는 것"이라며 "일제강점기 한국인 피해자들이 일본의 여러 기업에서 노동한 행위가 강제연행·노동이었고, 이것이 불법행위이며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했다는 부분 역시 양국 사법부의 공통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의 배상판결 이후에도 일본 기업에 대한 주식압류 결정문의 송달을 막는 등 여전히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일본정부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관련소송을 대리 중인 임재성 변호사는 "지난해 7월말 일본 외무성이 피고기업인 일본제철에 대한 압류문을 한 차례 반송했고 재송달한 지도 네 달이 넘었다"며 "(일본제철에 대한) 압류 효력은 생겼지만 압류결정문이 도달해야 (절차가) 완성되는 건데 일본 외무성이 계속 반송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소송 대리인단은 "가해사실을 인정한 것은 유감스럽게도 일본의 가해기업뿐이며 일본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데 이는 향후 과제"라며 "적어도 일본정부가 사실을 진지하게 마주하고 일본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여 노력하는 자세를 보이고 일본의 가해기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해결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짚었다.

    참고할 만한 사례로는 중국인 강제연행·강제노동문제 관련 하나오카기금, 니시마쓰기금, 미쓰비시머티리얼기금 등이 언급됐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018년 10월30일 일본제철에 대해 이춘식 할아버지 등 강제동원 피해자 4명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놨지만 1년이 지나도록 배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같은해 11월 정모(95) 할아버지 등 강제동원 피해자 5명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도 원고 승소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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