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칼럼] 미-이란 전면전은 상상 초월…트럼프 두려워할듯



칼럼

    [칼럼] 미-이란 전면전은 상상 초월…트럼프 두려워할듯

    유가 80~90달러 갈 수 있다

    미국의 공습으로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는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총사령관.(그래픽=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위태위태하던 미국과 이란 관계가 전쟁으로까지 확대될 지경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대통령 때의 이란 핵 동결 합의를 문제 삼으며 핵 합의를 탈퇴 할 때부터 오늘 같은 긴장이 예상됐었다.

    급기야 지난 3일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술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의 드론 공격에 의해 살해되면서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아직까진 이란이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이나 중동 내 미군 기지 등에 대한 보복 공격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이란이 그냥 넘어갈 것 같진 않다.

    순교자의 피를 상징하는 붉은색 깃발이 시아파 성지에 내걸렸음을 볼 때 미국에 대한 피의 보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정부는 5일 핵합의에서 정한 핵프로그램 제한 조항을 더는 지키지 않겠다면서 우라늄을 원하는 만큼, 필요한 농도까지 농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은 미국이 다시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을 가루로 만들겠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군 시설 등 52곳을 폭격하겠다며 반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AFP/연합뉴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란을 겨냥해 나쁜 결정을 하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미국이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미 항공모함과 전폭기 등을 새로 중동 지역에 배치했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중동에 3500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하기로 했다.

    미국 내 70여 곳에서 이란과의 반전 시위가 일어나고 민주당 내에서도 전면전을 우려하고 있어 미-이란 사태가 전면전으로 가지 않을 수도 있다.

    독일·프랑스·영국 정상들도 중동 긴장 완화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술레이마니 사령관 살해 지시를 내렸다며 큰 업적인양 자랑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과의 전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미뤄 사태는 유동적이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 때완 모든 계 판이하게 다를 것인 만큼 우리로선 준비할 수 있는 데까지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청와대는 6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논의했다.

    美·이란 갈등 고조에 따른 긴급 경제장관회의(사진=연합뉴스)

     

    ◇미-이란 관계가 더 악화될 경우 한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진퇴양난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라크 전쟁 때처럼 미국은 한국의 군함이나 해군 등의 파병을 요구할 개연성이 아주 높고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 루트인 관계로 마냥 유보적인 태도를 취할 수도 없다.

    사실상 이란 군이 통제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원유 수송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너무 중요한 지역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이슈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에 달할 경우 세계 경제 위기의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전문가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중동의 패권을 노리는 이란과 미국의 충돌은 세계 경제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울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힘겨운 한국 경제엔 큰 악재이다.

    우리에겐 유가 폭등과 금융시장, 중동에 진출한 건설업계에도 상당한 타격을 준다.

    새로운 10년을 향한 2020년 벽두에 터진 미국과 이란의 전운은 한국 경제만이 아닌 북한 핵 문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올 11월 대통령 선거와 상원의 탄핵 논란에 직면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미 협상이 후순위로 밀려날지라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핵실험 등은 이란의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는 미국을 건드리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은 한 발 물러서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문제든, 국내 문제든 감정적이고 즉자적인 대응을 하는 역대 보기 드문 미국 대통령이다. 때론 즉흥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6일 금융시장이 지난 3일과는 달리 다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다행스러우나 중동 지역에 나가 있는 자국민 보호와 외교적 유연성을 권하고 싶다.

    이라크와 이란, 이스라엘, 요르단 등지에 5000명이 넘는 한국인이 나가 있다.

    이란엔 우리 대림산업 등의 건설현장이 있다.

    만약 이란이 보복에 나선다면 미국은 이란의 핵 농축시설을 포함해 주요 군 시설에 대해 무차별적인 폭격을 퍼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이란의 혁명군 수비대 쿠드스군과 헤즈볼라 민병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는 해외에 있는 미국 시설이나 미국 민항기 등을 겨냥한 테러에도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새길 필요가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의 9.11테러로 미국 입국이 까다로워졌듯이 세계 공항의 검색이 한층 강화될 것이다.

    우리 정치권도 크게 보면 사생결단을 벌일 만큼 중요하지도 않은 현안을 놓고 너 죽고 나 살기식의 투쟁을 중단하고 미국과 이란의 대결 상황을 예의 주시했으면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솔레이마니 제거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AP/연합뉴스)

     

    ◇한편, 트럼프도 부시처럼 실패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2003년)과 후세인 대통령 제거가 과연 잘한 결단이었을까 의문이 든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으로 이라크 국민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었고 미군 사상자도 5천 명이 넘으며 미국이 이라크에 쏟은 전쟁비용(전비)만도 2조 달러였다. 천문학적인 액수다.

    부시는 후세인이 생화학 무기를 비밀리에 제조해 감추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라크를 침공해 이라크에 친미 정권을 세운 뒤, “수십 년이 지나면 이라크에 자유와 민주의 꽃이 핀 한국과 같이 될 것이니 두고 보라”고 장담했지만 이라크의 평화와 민주화는 요원하다.

    후세인 정권을 타도하면 이란 등 중동 전역에 친미 자유민주주의 질서가 전파될 것이라고 떠들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주의 세력이 이라크에서 부활했다.

    이라크에서 다수 주민인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는 역설이 벌어졌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