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은 신임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뿐 아니라 23세 이하, 20세 이하 대표팀까지 총괄하는 큰 역할을 맡았다. 인천국제공항=오해원기자
인도네시아 축구는 신태용 감독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
최근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부임을 확정한 신태용 감독은 29일 아침 인도네시아축구협회와 계약을 마친 뒤 귀국했다. 함께 인도네시아로 향했던 김해운 골키퍼코치와 함께 밝은 모습으로 입국장에 나타났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마치고 야인이 된 신 감독은 약 1년 6개월의 공백을 끝냈다. 인도네시아와 4년의 계약을 마치고 국내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기 위해 곧장 귀국했다.
신태용 감독은 계약 후 소감을 묻자 “이제 처음으로 해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됐는데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며 “(계약 전에는) 막연하게 가면 어떻게 할까 생각만 했는데 사인을 하고 나니 이제는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러브콜이 있었던 신태용 감독은 왜 인도네시아를 선택했을까. 신태용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모하마드 이리아완 인도네시아축구협회 회장의 야심 찬 프로젝트였다.
“지난 11월 18일에 3일간의 일정으로 말레시이아를 다녀왔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이 새로 당선돼 일주일도 안 됐을 때였는데 직접 협회 간부와 인도네시아 클럽 구단주를 대동해 만났다”는 신 감독은 “처음 만났을 때는 성인대표팀과 23세, 20세뿐 아니라 17세 이하 대표팀까지 총괄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주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신태용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협회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 받고 인도네시아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사진=인도네시아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자신을 향한 러브콜이 많았던 만큼 신태용 감독은 바로 답을 주지 않았다.
“서로가 다른 방법도 찾아볼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회장이 ‘미스터 신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때 마음이 움직였다. 인도네시아가 진정 나를 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내 꿈을 펼쳐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신태용 감독을 적극적으로 원했던 만큼 지원도 파격적이다.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협회 차원의 확실한 지원이 보장됐다.
신태용 감독은 “내년의 일정에 대해 조율을 마치고 왔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하겠다고 이야기하면 뭐든지 다 오케이 해주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러시아월드컵에 갈 때는 K리그와 일정 조율이 필요했지만 인도네시아는 내가 언제 소집해서 뭘 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오케이”라고 활짝 웃었다.
한편 신태용 감독은 1월 5일 출국해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을 대비한 소집 훈련으로 본격적인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생활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