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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음주운전자 안전교육 총책임자가 음주운전자?



사건/사고

    [훅!뉴스] 음주운전자 안전교육 총책임자가 음주운전자?

    • 2019-12-26 10:04

    음주교육 총괄 교통공단 간부, 잇딴 음주 적발 전력
    인사 규정 완화되며 '1급 승진 대상자'로도
    공단 "음주운전만으로 무조건 승진 제한은 과도해"
    "공단이 뭐하는 곳이냐.. 정신차려야" 내부서도 반발
    최근 3년간 12명 음주적발, 기강해이 도마 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수정 기자 (CBS 심층취재팀)

    ◇ 김현정>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CBS 심층취재팀 오수정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뉴스 속으로 훅 들어가 볼까요?

    ◆ 오수정>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냈을 때 그 처벌수위가 대폭 강화됐고, 또 음주운전 적발 기준은 낮아졌죠. 술 한잔만 마시고 운전해도 적발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수치에 따라 면허 정지 또는 취소 처분을 받게 되죠. 그럴 때 다시 면허를 취득하려면 꼭 밟아야 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특별안전교통교육’이에요.

    ◇ 김현정> 특별안전교통교육.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된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교통법규나 음주운전의 위험성까지 교육하는 거네요.

    ◆ 오수정> 특별안전교통교육은 도로교통공단이 주관하는데, 그 교육을 총괄하는 공단의 고위 간부가 정작 연거푸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 김현정> 도로교통공단, 그 안에서도 특히 음주운전자 교육을 총괄하는 간부가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는 거예요?

    ◆ 오수정> 그렇습니다. 오늘 훅뉴스는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역행하는, 도로교통공단 내 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김현정> 정확한 보직이 뭐예요?

    ◆ 오수정> 도로교통공단의 교육관리처장입니다. 교통안전에 대한 각종 교육을 담당하고, 특히 전국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들에 대한 교육을 총괄하는 자리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음주운전으로 한번도 아니고 연이어 적발됐던 분이, 어떻게 그런 자리를 맡을 수 있죠?

    ◆ 오수정> 취재 결과, 김모 처장은 지난 2008년까지 두 차례나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후 3급에서 2급으로 승진할 때도, 교통공단을 산하로 둔 경찰청 감사관실에서 문제를 제기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도 그 사이에 승진을 해서 음주운전자 교육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거네요.

    ◆ 오수정>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김모 처장은 며칠 전 1급 승진 대상자로 발탁됐는데, 바로 지난달 맞춤형으로 내부 규정까지 바뀌어진 겁니다.

    ◇ 김현정> 원래는 불가능했던 것이 가능해지도록 규정이 바뀌어진 거예요?

    ◆ 오수정> 이전까지는 도로교통공단이라는 특성상, 음주운전 전력자가 최고위직으로 오르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달 인사 기준을 새로 정비하면서 ‘1급 승진의 경우, 음주운전 징계 처분일로부터 10년 동안 승진을 배제시킨다’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 김현정> 이분이 2008년에 적발됐다고 했잖아요. 10년 동안 승진을 배제한다는 건, 10년 전 일은 묻지 않겠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김모 처장이라는 분은 면죄부를 받게 된 거네요?

    ◆ 오수정> 그런 기준이 마련되자마자 바로 1급으로 승진을 한 것이죠. 음주운전에 대한 내부 규정을 느슨하게 한 배경을 도로교통공단 관계자의 말로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 도로교통공단 관계자]
    "내부적으로 생각해봤을 때도 무조건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고 해서 승진에서 배제해버린다, 이건 너무 과도한 제한 아니겠느냐 해서 심사숙고 했습니다. 심사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그 분 말고도 다른 분들도 일부 있습니다. 15년 전에 음주전력이 있고 했던 분들이 일부 있어요."


    ◇ 김현정> 문제가 된 교육관리처장뿐만 아니라 음주운전으로 승진에 발이 묶인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그분들을 배려하기 위해 새 기준을 마련했다는 거네요? 지금 사회적으로는 음주운전에 대한 불관용 원칙이 세워지고 있는데, 오히려 도로교통공단 안에서는 기준을 느슨하게 하자는 건가요?

    ◆ 오수정> 이러니 내부에서조차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단 내부 직원 게시판에는 "교통전문 기관에서 음주운전에 적발되고 계속 다니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일 아니냐. 경찰이 살인미수 저지른 직원을 그냥 다니게 하냐. 정신 좀 차려라"는 글들, 또 "우리 공단이 뭐 하는 곳이냐, 음주운전해서 벌점 받은 사람들 교육하는 기관이다. 봐주자는 소리는 제발 우리 공단에서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직원들의 글들도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럴 만하죠. 도로교통공단이 음주운전에 대해 스스로 면죄부를 주면, 음주운전하다 적발돼 그 공단에서 교육받는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을 하겠어요.

     

    ◆ 오수정> 저희가 교육장을 직접 찾아가 그분들의 목소리도 들어봤는데요, 황당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특별안전교통교육을 받는 수강생들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녹취 : 특별안전교통교육 수강생]
    "개인적으로도 그런 분들이 일단은 일반 서민들보다 법규에 대해 규정을 잘 안다고 생각하잖아요. 솔선수범해서 우선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빠져나갈 수 있다는 안아한 생각 때문에 하지 않았을까. 음주운전도 자기도 알고 어느 정도 갈 수 있기 때문에 안이한 생각이 더 나쁘다 이거죠."


    ◇ 김현정> 당사자의 입장도 궁금하네요. 음주운전으로 잇따라 적발되고도 음주운전 교육을 했고, 그러고도 또 내부 규정이 느슨하게 풀려 1급으로 승진까지 했다는 그분요.

    ◆ 오수정> 지금까지 충분히 불이익을 받을 만큼 받지 않았느냐, 이런 입장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 도로교통공단 교육관리처장]
    "그때 당시 적발됐을 때 제가 하고 있던 직업이 교육이었거든요. 몇 달 동안 교단에 설 자격을 잃었었어요. 징계라든가 교육도 못하고 그런 걸 다 겪었거든요. 풀려서 강의를 하고 그럴 때도 정말 잠 못 이루고 그런 것들을 저가 솔직히 교육에서 얘기하고 그랬어요. 제가 그렇게 살아왔거든요. 10년이 넘게..."


    ◇ 김현정> 음주운전은 무조건 안 되지만, 그 중에서도 도로교통공단은 우리나라 교통안전과 교육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이잖아요. 심지어 음주운전 관련 여러 캠페인까지 진행하고 있는데 더 엄격히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는 거죠. 그런데, 도로교통공단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직원이 이 사람뿐입니까?

    ◆ 오수정> 사실 도로교통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도로교통공단에서는 이번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음주운전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부 징계처분 현황을 살펴봤는데요. 2017년에 3명, 2018년에 5명, 2019년에 4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내부 징계를 받았습니다.

    ◇ 김현정> 꾸준히 나오고 있네요. 도로교통을 책임지는 공단 직원들의 음주운전, 더 엄격한 감시가 필요해보이고요. 지금 뉴스쇼 들으시는 청취자분들도 명심하셔야 합니다.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인데 술 마신 후에는 절대 운전대 잡을 생각도 하시면 안 됩니다. 여기까지 듣죠. 오수정기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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