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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댓글 도배' 지속 방침…V리그 구단들 "구멍가게 행정"



농구

    OK저축은행, '댓글 도배' 지속 방침…V리그 구단들 "구멍가게 행정"

    댓글 달면 상품권 주는 대가성 행위 올 시즌 지속
    남자부 6개 구단 모두 "여론 선동 여지 충분해"
    선수단은 댓글을 안 본다…현장과 소통 없이 동원된 댓글 부대

     

    OK저축은행이 직원들을 동원해 기사에 댓글을 남기면 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를 지속할 방침을 세웠다. 댓글 부대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자충수를 계속 두는 모양새다.

    OK저축은행은 승리 수당 20만 원 가운데 이벤트 재원 10%를 따로 편성해 배구단 기사에 댓글을 남긴 직원들 중 추첨을 통해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문제는 수백 명의 직원이 포털 사이트에 OK저축은행을 찬양하는 댓글을 도배하면서 불거졌다. 경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곳인 댓글 공간이 상품권을 받기 위한 창구로 전락한 것이다.

    지난달 해당 내용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이후 배구단에서는 해당 이벤트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본사에서는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조성익 홍보실장은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시즌 끝날 때까지 그만둘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구단 SNS나 회사 인트라넷 댓글로 응원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 공간은 선수들이 보지 않는다.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현장과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결정이다. 선수단은 댓글로 인해 선수들의 경기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기사 댓글을 보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정작 응원을 받아야 할 선수단은 댓글을 안 보는 상황인데 직원들은 댓글을 도배하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조성익 홍보실장은 "우리 직원이 3천여 명에 달한다. 그 가운데 일부만 댓글을 남긴다"라며 "이마저도 응원한다는 마음에 자발적으로 글을 남기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자발적인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남이 시키거나 요청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것을 자발적이라 부른다. 댓글 이벤트에는 상품권이라는 대가가 따른다. 상품권이 없었다면 댓글 도배에 나서는 직원도 없었을 것이다.

    V-리그 남자부 6개 구단 모두는 OK저축은행의 댓글 도배를 "구멍가게 행정에서 나온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A구단 관계자는 "구단 SNS에 댓글을 남긴다면 전혀 문제 될 것 없다. 그런데 포털 사이트 기사에 직원들이 몰려와 댓글을 쓰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더 놀랍다"라며 "우리 회사 직원들을 동원하면 그보다 더 많은 댓글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정말 구시대적인 발상이다"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댓글 이벤트는 정말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다. 수년 전에나 고민해봤던 문제다"라며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구멍가게에서나 벌어질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구단들의 공통된 의견은 댓글창에 찬양 일색의 글을 남긴다면 여론을 선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B구단 관계자는 "이제 OK저축은행 기사 댓글에는 어떠한 의견을 제시해도 찬양하는 댓글에 밀리는 상황인 것 같다"라며 "올해는 팬 투표가 반영되는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아 다행이지만 자칫하다간 OK저축은행 선수들만 나서는 모습이 나왔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V-리그 구단들 가운데 자회사를 포함하면 OK저축은행보다 인원이 적은 곳은 없을 것 같다"라며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 더 많이 할 수 있다. 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다. OK저축은행도 이를 알아야 한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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