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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세력 품고 강경투쟁 나선 황교안…당내선 우려



국회/정당

    태극기세력 품고 강경투쟁 나선 황교안…당내선 우려

    黃, 선거법 저지 위해 ‘강경 일변도’ 투쟁…2차 규탄대회
    4+1 협의체 균열 조짐에도 협상론 일축…협상 ‘적기’라는 이견도 나와
    국회 난입 태극기세력 옹호성 발언 논란…우공당 집회 장소 빌려
    비공개 의총서 ‘투쟁력 부족’ 질책성 발언…당내 불만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국회 밖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지지자들과 선거법과 공수처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치 국면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극우성향 태극기세력을 품고 강경 투쟁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며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1 협의체(민주·바른미래·정의·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선거법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며 균열 조짐을 보이는 현 시점이 한국당이 민주당과 협상을 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투쟁 이끄는 황교안, 강경파 득세에 잦아든 협상론

    최근 4+1 협의체 내부에서 선거법 관련 신경전이 장기화되자, 당초 한국당 내에선 협상론이 치고 올라오는 분위기였다. ‘250(지역구)+50(비례)’ 개정안 중 비례 50석에 대해 25석 가량 캡(cap)을 씌우는 방안이 한국당에 크게 손해될 게 없기 때문이었다.

    민주당에서 선거법 원안 ‘225(지역구)+75(비례)’ 상정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무기명 투표를 전제로 본회의 참석을 검토해보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원안이 상정될 경우, 통폐합 대상 지역구 의석이 급격히 늘어나 4+1 협의체 내부 반대표로 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 대표는 연동형비례제 도입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모두를 완강히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강경론과 협상론이 대등했던 지난주 의원총회와 달리 현재는 강경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지난 16일부터 국회 본청 계단에서 시작한 장외집회가 탄력을 받으면서 협상과는 더욱 멀어지는 기류다. 17일 오후 ‘공수처‧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선 강경 투쟁을 촉구하는 황 대표가 분위기를 이끌었다.

    당내 한 수도권 중진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난주만 해도 협상론이 그래도 조금 나왔는데 오늘은 토론도 없었고 황 대표 중심의 강경한 분위기였다”며 “범여권 협의체가 흔들리는 이 시점에 한국당이 협상에 나서면 민주당에게 4+1 협의체 판을 깰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협상의 적기”라고 말했다.

    당내 한 관계자도 “민주당도 선거법은 부결시키고, 공수처 법안만 통과시키자는 식으로 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당 입장에서도 선거법을 무산시키고 조건부로 공수처만 합의하는 안이 좋은 방법이지만, 황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당 장외집회에 합류한 태극기세력…당내선 우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및 당원, 지지자들이 지난 16일 오전 국회 본청앞 계단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선거법 저지를 위해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장외집회를 개최하면서 황 대표가 태극기세력을 옹호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규탄대회에는 한국당 지지층과 태극기세력으로 보이는 이들 수천명(주최측 추산)이 국회에 진입해 말 그대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폭력 사태’를 우려해 출입문을 봉쇄한 국회 경비대 등과 충돌 끝에 이들은 국회로 진입했는데, 행사가 끝난 후에도 국회 본청을 둘러싸고 장시간 농성을 벌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들이 민주당 설훈 의원을 폭행하고 정의당·바른미래당 당원들에게 폭언을 하는 등 불상사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황 대표는 농성 중인 태극기세력 등에게 해산 요청을 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시위대의 국회 진입으로 인한 사태의 책임론에 휩싸였다. 그럼에도 지난 16일 의총에서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가야한다는 취지의 옹호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다른 정당의 사례를 들며 국회 내 집회의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국회 사무처는 관행상 의원과 보좌진 등이 참석하는 행사는 의정활동 보장 차원에서 적극 제지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지난 16일 집회에선 수천명의 외부인이 경내로 진입해 국회 기물을 손괴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국회 사무처의 원천봉쇄로 인해 이날 오후 한국당이 주최한 규탄집회는 국회 본청 앞에서 1차 진행 후 자리를 옮겨 국회 앞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2차로 열렸다.

    한국당이 집회를 연 장소는 다름 아닌 우리공화당이 그동안 집회를 개최하던 곳이었다. 실제로 대기하고 있던 일부 태극기세력에 집회에 합류면서 자칫 한국당이 극우세력과 공조하는 듯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내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의총에서 태극기세력이 집회에 들어오는 건 우리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폭행이나 폭언 같은 행동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좀 위험했다”고 말했다.

    ◇黃, 강경 투쟁 촉구하며 질책…‘절대당권’ 불만도


    단식투쟁 후 부쩍 당내 의원들에게 강도 높은 투쟁을 요구하는 등 황 대표의 압박성 행보 또한 도마에 올랐다.

    정치 입문과 동시에 당 대표 자리에 오른 황 대표는 지난 10개월 동안 크고 작은 실책으로 당 안팎의 견제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달 8일 동안의 단식투쟁 이후 주도권을 잡았다고 판단한 듯 ‘절대 당권’을 휘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의총 공개발언에서 황 대표는 이례적으로 “오늘은 한마디만 하고 비공개 시간이 되면 좀 더 다른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운을 띄웠다. 실제로 비공개 회의에서 황 대표가 의원들을 향해 강경 투쟁을 주문하며 질책성 발언을 쏟아낸 것을 두고 당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당내 한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황 대표가 의원들의 투쟁이 느슨하다면서 어디 초등학교 선생이 학생에게 야단치듯이 말해 솔직히 쪽팔렸다”며 “‘나는 단식까지 했는데 당신들은 뭐하는 거냐’ 이런 의미로 들렸는데, 정치는 열정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지혜와 경륜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황 대표가 의원들에게 ‘우리가 단합해서 싸우면 이길 수 있는데 의원들이 너무 성의가 없다’는 취지로 일종의 훈시를 했다”며 “어제 규탄집회에 많은 인파가 몰려온 것에 상당히 고무돼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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