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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전남]일본 양심작가의 휴머니즘을 보다



전남

    [생방송전남]일본 양심작가의 휴머니즘을 보다

    전남과학대학교 김정훈 교수
    일본 진보적 양심작가 마쓰다 도키코

     

    ■ 방송 : 전남CBS 시사프로그램 <생방송전남>
    ■ 채널 : 라디오 FM 102.1 / 89.5 (17:00~18:00)
    ■ 제작/진행 : 임종훈 아나운서
    ■ 대담 : 김정훈 교수(전남 과학대학교)

    ◇ MC> 지난달 29일 도쿄에서 일본 제국주의 시대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을 비판한 양심작가 마쓰다 도키코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는 사후 15주기 기념강연회가 열렸습니다. 한일관계가 얼어붙은 지금, 마쓰다 도키코가 보여준 삶은 우리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오는데요. 오늘 마쓰다 도키코 기념 강연회에서 초청 강연을 하신 전남과학대 김정훈 교수 연결해 이야기 들어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먼저, 교수님께서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애청자 분들에게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정훈>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라기보다는 한국의 시점에서 한일 평화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국경과 이념을 뛰어넘어 인간적 교류를 중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MC> 교수님께서 이번 기념 강연회에서 초청 강연도 하셨고, 평소에도 마쓰다 도키코에 대해 연구하셨습니다. 마쓰다 도키코는 어떤 분인가요?

    ◆ 김정훈> 1905년도에 태어나 2004년도 99세에 타계하신 분인데, 일본의 북부지역 아키타현 광산의 딸로 태어나서 노동자의 힘든 생활과 애환을 지켜보며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노동운동에 눈떴고 문학적 정렬 불태우다가 1928년 프롤레타리아 작가활동을 시작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프롤레타리아 작가라고 하면 일본 내에서는 보통 노동자 농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작가로 활동을 하지만 이 작가는 그런 활동과 더불어 특이하게 식민지 시절에는 조선인을 비하하는 분위기였는데 조선인을 휴머니즘의 시점에서 그린 작가입니다. 인간적인 교류도 중점을 두고 해방 후에는 조선인과 손잡고 중국인 피해자 문제에도 앞장선 이색적인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일본 제국주의나 일본 시대적 상황에 영합하지 않는 시점에서 활동했기에 일본 내에서 당시 평가받지 못한 작가였습니다.

    ◇ MC> 특별히 일제강점기 시절, 누구보다도 조선인과 진실한 교류를 하며 조선인의 내면을 잘 이해했던 작가로 손꼽히는데요. 이와 관련한 작품을 소개해주신다면?


    ◆ 김정훈> 특히, 조선인과 관련한 작품은 제가 번역한 르포소설 '땅밑의 사람들'과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이 있습니다. ' 땅밑의 사람들'은 태평양전쟁 말기에 하나오카 사건을 그렸죠. 당시는 중일 전쟁 때였기에 중국인의 포로들이 노동력 보충을 위해 일본에 끌려가서 일했는데 조선인들보다 더 혹독한 생활을 강요당했습니다. 굶주림, 폭행 그걸 못 이겨 1945년도 6월에 봉기하여 419명이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하나오카 사건입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일 년 전 1944년 5월 29일 전쟁을 위한 증산, 말하자면 하나오카 갱도를 마구 헤치다가 조선인 징용자 11과 일본인 노동자 11명이 매장당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갱도에 생매장당해 22명이 살해됩니다. 일본 전범 기업은 목소리가 들려도 구출하지 않았고, 그 갱도가 무너져서 수로변경 공사를 하기 위해서 중국인들이 투입됩니다. 정리하면 조선인들이 희생된 갱도 복구를 위해 중국인 포로가 투입되는 사건으로 하나오카 사건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두사건이 땅밑의 사람들과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의 주요 테마로 그려집니다. 당연히 조선인 희생자 문제, 조선인 피해 진상 문제, 중국인 피해자들 문제가 중점 포인트가 되는 것입니다.


    ◇ MC> 또한 한국전쟁으로 경제적 이윤을 취하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고 한국의 통일은 물론, 반전을 주장하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 김정훈> 그러기 때문에 마쓰다 도키코는 일본에서는 비주류다. 그런 소리도 듣고 있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식민지 시대를 초월한 인본주의, 휴머니즘을 추구한 작가로 국내에서 양심 작가로 더 평가받아야 마땅하지 않은가 생각하죠. 예를 들면 6.25 전쟁 중인 1951년에 밝힌 시 중에 ‘8월 염천에’라는 시가 있는데 염천은 아주 뜨거운 날씨를 말하는 의미인데, 마쓰다 도키코는 조선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반전운동을 펼치기도 하고 평화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직접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선이 전쟁 중이고 힘든 상황인데 무기 수출을 하면서 경제 특수를 누릴 수 있는가 라며 일본 정부를 비판합니다. "일본 국민을 대신해 조선의 그리고 세계와 일본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싶다" 라며 "일본국민인 우리는 일본 살육 폭탄을 실은 비행기를 절대 띄워서는 안 된다"라는 직접적인 표현까지 합니다. 근본 뿌리에는 휴머니즘이 자리 잡고 있지 않았는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좌익작가 생활을 청년기 지나면서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녀의 체내에 인본주의, 평화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고 봅니다.

    ◇ MC> 마쓰다 도키코가 이렇게까지 우리나라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유, 뭐라고 보세요?

    ◆ 김정훈> 최근에 밝혀진 부분도 있는데 방금 말씀드린 광산의 딸로 태어나서 노동자와 약자들의 아픔과 애환을 보고자라 휴머니즘을 뿌리에 내린 점이 있고요. 역시 어머니도 그러한 인간애 정신이 뛰어난 분이셔서 물려받은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최근 마쓰다 도키코의 딸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 첫 번째 아버지가 광산 내의 사고로, 두 번째 아버지는 병으로 사망해 세 번째 아버지까지 맞게 됐는데 첫 번째 아버지의 누나가 조선에 거주했던 사실이 최근 발굴한 에세이에 밝혀졌습니다. 아버지의 누나가 조선에 있었기 때문에 친밀감을 가졌고 예를 들면 불이나 양초 조선말도 알고 있었고 이런 부분이 그때 당시 조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는 원래 글로벌한 시점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는가.. 약자, 휴머니즘 또한 세계를 보는 넓은 시야를 가졌고 또 에세이에 보면 ‘나는 외국인이 좋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런 점에서 마쓰다 도키코는 태생적으로 넓은 시야를 가진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MC> 현재 한일관계, 나아가 한·중·일 간에도 서로를 배타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인데요. 현 시점에서 마쓰다 도키코의 사상이 갖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 김정훈> 요즘 한국 중국 일본 마찬가지로 모두 국익 우선주의입니다. 중국은 자본 논리를 받아들이고 있고, 저희도 마찬가지로 자본주의라고 하지만은 평등이나 공정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있으니까요. 국익 우선주의나 자본 논리, 외교적 분쟁 이런 것들이 배타적으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쓰다 도키코는 지배나 피지배 또는 가진 자와 없는 자 그런 구도 속에서 어디까지나 자유를 지향했죠. 서민연대 인간적 교류를 중시했는데 가장 암울한 시대, 식민지 시대는 물론, 해방 직후에 조선인은 이제는 필요 없다고 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조선인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런 암울한 시대에서도 그랬던 만큼 그런 내용을 선례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처럼 국익 우선, 자본 논리 속에서도 서로 만나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베 정권은 역사를 수정한다. 라고 하지만 역사를 그대로 수용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공유하고 헤쳐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이것이 마쓰다 도키코의 평화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왜 한일 강제병합을 겪어야 했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 MC> 이런 마쓰다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김정훈> 마쓰다는 두 번 다시는 그러한 불행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며 평화정신을 몸에 배양시켜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성찰, 성찰 속에 사과도 포함되죠. 요즘 한일간에 우리고장의 근로정신대 문제로 여러 가지 파장이 일고 있지만, 불매운동도 그렇고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도 이런 진심 어린 사과가 있느냐 없느냐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일본의 양심적인 작가는 진심 어린 사과와 성찰을 이야기했습니다.


    ◇ MC>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전남과학대학교 김정훈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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