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죽을 각오" 황교안, 패트 철회 등 요구하며 단식 돌입



국회/정당

    "죽을 각오" 황교안, 패트 철회 등 요구하며 단식 돌입

    黃, 오늘 오후부터 단식 돌입…국정전환 촉구
    지소미아 연장, 공수처법, 선거법 등 포기 요구
    청와대 앞 발표 후 농성장은 국회에 설치하기로
    '극우' 전광훈 목사 집회 인파에 합류, 연사로 오르기도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단식을 시작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황 대표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시작 후 국회로 장소를 옮겨 단식을 이어간다. (사진=박종민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0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GSOMIA·지소미아) 연장 수용,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포기 등 3대 조건을 내세우며 전격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 단식투쟁 돌입 의사를 내비쳤던 황 대표는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호소문 발표와 동시에 단식을 시작했다. 다만, 청와대 앞 텐트 설치가 법적으로 불가능해 단식 농성장은 국회에 설치하기로 했다.

    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황 대표는 지난 18일 단식투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국정 난맥상이 벌어지는 걸 지켜보면서 말로만 투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결심 후 이틀 전부터 죽을 먹으며 단식 투쟁을 극비리에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 지도부 인사들과 소속 의원들, 당원 등 약 50여명이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분수대 앞에 모였다. 문재인 정권 퇴진을 주장하며 청와대 앞에서 노숙투쟁 중인 김문수 전 지사도 자리를 함께 하며 의원들과 악수를 하기도 했다.

    두꺼운 겨울 점퍼를 입고 나타난 황 대표는 준비한 호소문 낭독 전 점퍼를 벗고 정장 차림으로 마이크 앞에 섰다.

    황 대표는 "오늘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3가지를 요구한다"며 "대한민국 미래를 놓고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단식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절체절명의 국가위기를 막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며 "죽기를 각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3일 종료를 앞둔 지소미아 연장 문제와 다음달 3일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둔 공수처‧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관련 국정 전환을 촉구한 셈이다.

    황 대표는 이같은 현안이 민생과 다소 거리감이 있어 시민들에게 쉽게 와닿지 않는다는 점을 의식한 듯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지소미아는 대한민국 안보에 있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일본과 미국이 가세한 경제‧안보 지각변동은 대한민국 일터와 기업, 해외투자자들을 요동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충격은 우리 가정의 현관문을 열고 우리 안방까지 들어올 것"이라며 "다른 누군가의 문제가 아닌 우리 개개인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에 대해선 "공수처법은 힘 있는 자, 고위직을 법에 따라 벌주자는 선의의 법이 결코 아니다"라며 "자기 직을 걸고라도 대한민국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탈탈 털어 결국 감옥에 넣겠다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말했다.

    선거법과 관련해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서 문재인 시대보다 더 못한 시대를 만들어 가려는 사람들의 이합집산법"이라며 "자신들 밥그릇 늘리기 법"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당내 인적쇄신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내부 혁신과 보수통합 의지도 드러냈다.

    황 대표는 "혁신이 멈추는 순간 당의 운명도 멈춘다는 각오로 뼈를 깎는 혁신에 임하겠다"며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저에게 부여된 칼을 들겠다. 국민 눈높이 이상으로 처절하게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정권의 망국(亡國) 정치를 분쇄하려면 반드시 대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대통합 외에는 어떤 대안도, 어떤 우회로도 없다"고 통합을 호소했다.

    이날 황 대표가 호소문을 낭독하는 동안 이를 지켜보던 일부 시민들은 "황교안 파이팅", "힘내세요" 등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기자회견 후 단식 농성을 위해 국회로 이동하던 와중에는 인근에서 농성 중인 보수성향 기독교 단체 행사에 잠시 합류하기도 했다. 현장에는 지난달 3일 조국 전 장관 사퇴 촉구 대규모 장외집회를 이끈 전광훈 목사도 황 대표와 함께 했다.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극우 인사다.

    전 목사의 권유로 기독교 단체가 마련한 연단에 오른 황 대표는 "나라가 무너져가는 걸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 단식에 돌입한다"며 "긴 시간 동안 이 험한 곳에서 여러분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주셨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 뿐만 아니라 정부 추진하는 선거법과 공수처법도 큰 문제"라며 "좌파 독재로 가는 길을 우리가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설 후 황 대표는 행선지를 재차 돌려 호소문을 발표했던 분수대 앞으로 돌아왔다. 당초 국회 본청 계단 앞 농성장 설치를 계획했는데, 사전에 진행되고 있는 행사로 인해 농성장 설치가 지연되면서 다소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날 저녁 황 대표가 임시로 자리 잡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는 김문수 전 지사와 전광훈 목사 등이 합류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저녁 6시경에는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이 직접 황 대표를 만나 단식 투쟁을 만류했다.

    황 대표와 회동 후 강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문제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북핵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단식을 한다거나 이런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닌 것 같다"며 "선거법과 공수처법은 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문제라 청와대가 개입할 수 없다. 다만 국회에서 최대한 대화를 해보시고 저희들(청와대)이 대화에 참여해야 된다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 측은 저녁 10시 이후엔 청와대 분수대 농성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 해당 시각 이후 국회로 이동해 단식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