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업무 불만에 대한 보복으로 공항 승객들의 수하물 약 300개의 꼬리표를 바꿔 달아 다른 곳으로 보낸 싱가포르 공항 직원이 감방 신세를 지게 됐다.
12일 현지 언론인 채널뉴스아시아에 따르면 싱가포르 법원은 전날 타이(66)씨에 대해 고객 및 항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인정해 20일간의 철창행 판결을 내렸다.
검찰 측 공소장에 따르면 타이씨는 지난 2016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약 석 달 간 싱가포르 항공사 및 실크에어 항공사 승객들의 짐 286개의 수하물 태그를 바꿔 달아 승객들의 짐이 다른 곳으로 가게 했다.
당시 그는 창이 공항그룹 하청업체 소속으로 제2터미널에서 승객들의 짐을 항공기에 싣기 전 엑스레이 기계로 향하는 벨트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2016년 9월 엑스레이 기계로 짐을 운반하는 벨트가 하루에도 몇 차례씩 고장 나면서 그는 직접 6m가량 짐을 들고 가는 일이 잦았다.
이후 회사에 수차례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불평했지만, 인력 충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 그는 이후 짐에 붙어있는 수하물 태그를 바꾸는 것으로 회사에 '보복'을 하기 시작했다.
범행은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서 은밀하게 이뤄졌다.
이렇게 하면 승객의 짐이 애초 목적지와는 다른 곳으로 안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타이씨는 불편함을 초래해 창이 공항그룹이 인력 부족과 엑스레이 기계 고장 문제를 알게 되면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승객 20여명이 수하물 태그가 바뀌어 짐이 다른 곳으로 갔다고 싱가포르 항공사와 실크에어 항공사에 항의했고, 항공사 측은 2016년 12월 7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신고 이후에도 양 항공사에는 짐 태그가 바뀌었다는 신고 266건이 추가로 접수됐다.
양 항공사는 결국 4만2천 싱가포르 달러(약 3600만원)의 보상금을 221명의 승객에게 지불해야 했다.
변호인 측은 타이씨가 심각한 우울장애를 겪고 있어 자제력을 상실했다며 정상참작을 요청했지만, 법원은 그가 범행 기간에도 작업을 문제없이 해왔다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 측은 "불공평하다고 느낀 작업 조건에 대해 고용주에게 보복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약 석 달 간 자신의 업무를 악용했다"면서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고, 두 항공사와 창이공항 측에 돈은 물론 명성 측면에도 중대한 손실을 가져왔다"며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