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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살던 북간도 집엔 돌덩이 2개만 덩그라니"



문화 일반

    "문익환 살던 북간도 집엔 돌덩이 2개만 덩그라니"

    3.1운동 100주년..우리 역사 돌아볼 때
    왜 북간도? 핍박받은 사람들, 새 역사 쓰다
    윤동주, 문익환, 문동환 모두 북간도 출신
    "역사가 나를 만들었다" 시대정신 배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용환(역사N교육연구소 소장)

    올해는 3.1 만세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 정부 100주년의 아주 뜻깊은 해입니다. 그래서 참 많은 행사가 열렸고요. 영화가 만들어졌고요. 공연이 있었죠. 그리고 그 작품들의 중심에는 늘 독립의 영웅들이 자리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나온 그 수많은 기념 작품들 중에서 유일하게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독립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 있어서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좀 소개를 해 볼까 합니다.

    바로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라는 작품이에요. 지금 상영 중에 있는데 들으시면 아니, 독립 운동에 웬 북간도? 독립 운동에 웬 십자가? 이런 분들 계실지 모르겠어요. 이분의 설명을 듣고 나면 왜 북간도고 왜 십자가인지 좀 이해가 되실 겁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인데요. 이 영화에 직접 출연한 분이세요. 역사N교육연구소 심용환 소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심용환 작가(왼쪽)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 VIP초청 시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모든 것을 바쳐 일본 제국주의에 맞섰던 북간도 기독교인들을 다룬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황진환기자

     

    ◆ 심용환> 안녕하세요. 심용환입니다.

    ◇ 김현정> 올해도 이제 두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좀 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그렇습니다마는 소장님에게는 더 특별한 한 해였을 것 같아요.

    ◆ 심용환> 그렇죠. 100주년이어서 어느 해보다 강연도 또 역사 이야기도 많이 나눴던 것 같고요. 나름대로 장정을 했던 이런 한 해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 김현정> 가장 최근에는 어디 다녀오셨어요?

    ◆ 심용환> 가장 최근에는 광저우와 충칭. 임시정부가 피난했었던 그 길들을 다녀왔고요.

    ◇ 김현정> 광저우나 충칭도 생소한 분들이 계실 거예요. 아니, 임시 정부면 상해 임시 정부 아니야? 이런 분들 계실 건데 사실 광저우, 충칭을 이해해야 임시 정부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거죠?

    ◆ 심용환> 맞습니다. 37년에 중일전쟁이 터지면서 임시 정부가 광저우로 피난했다가 일본 해군이 또 광저우를 포위해가지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륙으로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임시 정부가 어떤 고난의 행군을 했는지. 또 광복군을 만들면서 새로운 희망의 노력들을 하고 외교전을 펼치면서 카이로 회담에서 독립을 보장받고 이런 과정들을 그 내륙을 가봐야지만 느낄 수 있죠.

    ◇ 김현정> 맞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그런 곳들처럼 몰랐던 곳들 혹은 방치돼 있던 곳들. 그런 독립 운동의 유적지들이 꽤 있는데 오늘 우리가 주목을 해 볼 곳이 바로 북간도. 최근에 북간도의 십자가라는 영화에 출연을 하셨어요.

    ◆ 심용환> (웃음) 제가 거의 뭐 주연처럼 영화에 계속 나옵니다.

    ◇ 김현정> 어떤 영화입니까?

    ◆ 심용환> 북간도의 십자가는 말 그대로 북간도 지역에 있었었던 이주민들의 생활. 그래서 제일 처음에는 가난 때문에 넘어가서 정착을 하고요. 정착했던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기독교로 개종한 다음에 민족 학교를 세우고 독립 운동 기지를 건설하고 또 그 후손들인 윤동주, 문익환, 문동환 이런 사람들이 국내로 들어와서 나중에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이라든지 아니면 통일 운동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과정을 돌아보도록 하는,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꼭 보셔야 됩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지금 북간도라는 영화를 그야말로 압축적으로 1분 안에 다 설명을 해 주셨는데 하나하나 좀 떼서 볼게요. 그러니까 북간도로 왜 이주를 해서 가게 된 거예요?

    ◆ 심용환> 함경도 분들이 (살기) 힘들어서 넘어간 거예요. 그러니까 사실 함경도는 우리 역사에서 차별받는 지역, 그런 지역이에요. 그래서 그런 곳에 있었던 분들이 두만강을 넘고 산맥을 넘은 다음에 정착한 지역인 거죠. 그곳에서 명동학교와 같은, 국외 지역이죠. 만주 일대에 최초의 교육 기관 같은 것들을 세우고 하는 과정들 속에서 그냥 단순하게 일제가 쳐들어왔으니까 빨리 싸워야지라기보다 탄탄한 기반 시설을 만든다고 해야 되나요. 그러한 노력들을 굉장히 열심히 해 나가는 과정들이 있죠.

    ◇ 김현정> 학교와 교회가 동시에 세워진 거군요?

    ◆ 심용환> 그렇죠.

    ◇ 김현정> 그걸 통해서 민족사랑, 독립의 중요성. 이런 정신적인 훈련이 됐다. 이렇게 보면 됩니까?

    ◆ 심용환> 그렇죠. 거기서 자녀들을 그러한 교육을 시켰고요. 그래서 3.1 운동의 여파 속에서 3.13 만세 시위 운동도 그곳에서 일어났고 청산리대첩이라든지 이런 봉오동전투 같은 전투에서도 밥을 제공한다라든지 정보를 준다라든지 그런 예수님 믿는 민중의 역사가 그곳에서 역동적으로 있었다라는 걸 저도 이번에 꼼꼼하게 확인해 보고 올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 북간도 지역이 그렇게 적극적인 항일 기지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은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선교사들과의 교류 속에서 그런 저항적 상상력 같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도 좀 고민해 볼 만한 부분이고요.

     

    ◇ 김현정> 그래서 북간도고 그래서 십자가고 그것이 독립 운동과 연결되는 어떤 굉장히 독립 운동의 굉장한 줄기네요?

    ◆ 심용환> 그렇죠. 또 그분들의 손주뻘 되는 분들이 결국은 위대한 민족 시인으로 되시고 또 해방 이후에 또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신기한 땅입니다. 완전히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서 버림받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새 역사를 시작해서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를 일궈냈으니까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 만한 거죠.

    ◇ 김현정> 그 유명한 윤동주 시인도 북간도 출신이라는 거 모르는 분 많으실 텐데…

    ◆ 심용환> 그렇죠. 그곳에서는 서로 친구들이었고요. 문동환 목사님한테 직접 얘기도 듣고 하니까 영화에 나오는 선바위라든지 그 선바위 밑에 있는 강가에서 익환이 형이랑 동주 형이랑 노는데 자기는 안 끼워줬다. 이런 얘기할 정도로. 그렇게 해서 참 즐겁게 놀던 어린 시절 얘기도 많이 말씀을 직접 듣고 또 그랬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번에 다큐멘터리를 통해서는 그쪽을 한번 쭉 돌면서 그 옛날 이야기들, 옛날에 독립 운동했던 북간도의 모습들을 다 하나하나 발자취를 밟는 거죠?

    ◆ 심용환> 발자취를 밟았고요. 그리고 좀 볼 수 없었던, 정말 일본에 밀려서 도망갔었을 때 산꼭대기에 있는 아주 동굴에 가보니까 이름과 태극기 문양을 세워놓는다라든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그런 내용들도 좀 같이 볼 수 있고요.

    ◇ 김현정> 특히 지금은 작고하신 문동환 목사님을 3월 9일에 직접 만나셨어요?

    ◆ 심용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말씀을 하시던가요? 어떻게 기억이 되세요?

    ◆ 심용환> 제가 잊지 못하는 말은 “역사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이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역사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 심용환> 그래서 내가 뭔가를 의지를 갖고 노력한 부분보다도 시대정신과 그 시대정신에 부흥하려고 하다 보니까 내가 민주화 운동이라든지 통일 문제 그리고 역사의 중요한 문제들 앞에서 싸울 수 있었고 그 결과 내가 이렇게 이런 어떤 모양새가 갖춰져 갔다. 그러니까 역사의 소리를 들어라. 역사 앞에서 행동해라.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후배로서 제대로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 VIP초청 시사회에서 참석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모든 것을 바쳐 일본 제국주의에 맞섰던 북간도 기독교인들을 다룬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이한형기자

     

    ◇ 김현정> 여러분, 오늘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왜 북간도고 왜 십자가고 왜 독립 운동인가를 아주 간략하게 설명을 해 주셨는데 특히 가장 강추하는 한 장면이 있다면요?

    ◆ 심용환> 문동환, 문익환 형제의 집 앞에서 이렇게 그분들을 기억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가보면 아무것도 없고 돌더미 2개만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저희가 가본 지역들이 많은 것들이 남아 있기보다 많은 것들이 없어요. 그런데 맨 처음에는 실망스러웠지만 이 사람들이 뭘 남기려고 싸운 게 아니었고 ‘사람’이 남겨져 있구나라는 걸 많이 느낄 수 있는데 류형선 작곡가님이 너무 이 음악을 너무 잘 만들어주셔서, 없는 곳에서 있는 것이 보이는 그런 장면이 곳곳에 연출이 됩니다. 그런 것들을 보시면 재미있어요.

    ◇ 김현정> 그 말씀 참 재미있네요. “없는 곳에서 있는 것을 만들어낸다.” 그 장면 여러분 특히 놓치지 마시고요. 주말에 꼭 이 영화 강추합니다. 3.1운동 100주년의 해를 보내면서 꼭 좀 보셨으면 좋겠어요. 북간도의 십자가. 심용환 소장님 고생 많이 하셨고요, 여기저기 다녀오시느라고.

    ◆ 심용환> 아닙니다.

    ◇ 김현정> 남은 올해 두 달도 알차게 우리 역사 알리는 데 앞장서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심용환> 열심히 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심용환>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에 출연했고 이분이 다큐 영화를 끌고 가는 역할을 합니다. 역사N교육연구소 심용환 소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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