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PO) 4차전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3회초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키움 박병호가 좌전 안타를 친 뒤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번 타자의 무게감 차이가 컸다. 키움 히어로즈의 박병호는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지만 LG 트윈스 김현수는 너무나 무기력했다.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LG와 키움의 2019 KBO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이 열렸다. 이 경기로 시리즈를 끝내려는 키움과 전날 승리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LG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경기는 양 팀 선발이 조기에 강판당하는 등 화끈한 타격전으로 흘러갔다. 그리고 승리는 4번 타자의 방망이가 더 화끈했던 키움의 차지가 됐다.
박병호는 이날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2볼넷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차전 끝내기 홈런으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된 박병호는 2차전 역시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의 짜릿한 역전 승리의 발판을 놨다. 3차전에서 쉬어갔던 홈런포는 4차전에 다시 등장했다.
박병호는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선발 임찬규의 115km짜리 커브를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임찬규는 이후 제리 샌즈를 삼진 처리했지만 1이닝 2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박병호는 4회초 2사 1루에서 좌전안타까지 때려내며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완성했다. 6회에는 볼넷, 7회에는 고의4구를 얻어내 출루에 성공했다.
박병호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8-5로 앞선 8회초 2사 1, 3루에서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5출루 경기를 완성한 박병호다.
맹활약을 펼친 박병호는 기자단 투표에서 70표 중 66표를 받아 준PO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게 아닌데…' LG 트윈스 김현수가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고 씁쓸하게 가을야구를 마감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존재감을 확실하게 뽐낸 키움의 4번 타자. 이에 비하면 LG의 4번 타자는 너무 초라했다.
김현수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0-2로 끌려가던 1회말 2사 3루에서 중전 안타로 추격의 점수를 뽑아냈다. 하지만 활약은 여기까지였다.
더욱이 김현수는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득점권 찬스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나 아쉬움이 더했다.
김현수는 팀이 4-2로 역전에 성공한 2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키움의 세 번째 투수 안우진의 2구째를 제대로 타격하지 못하며 1루 땅볼을 만들었고 병살로 이어지는 최악의 결과를 맛봤다.
부진은 계속됐다. 5-3으로 앞선 4회말 2사 2, 3루 상황을 맞이한 김현수. 안타만 나온다면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던 순간. 그러나 김현수의 높이 뜬 타구는 멀리 뻗어가지 못했고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김현수는 6회말 2사 1루에서 네 번째 타석에 나섰다. 이천웅의 수비 방해로 좋은 기회가 무산된 어수선한 상황. 분위기를 바꿀 장타가 필요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번엔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김현수는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그러나 경기 흐름을 바꾸기에는 너무나 뒤늦은 안타였다. 최종 성적은 5타수 2안타 1타점이다.
결국 경기는 키움의 10-5 승리로 끝나면서 플레이오프(PO)는 2년 연속 키움과 SK 와이번스의 맞대결로 정해졌다.
앞선 준PO 3경기에서 타율 0.083(12타수 1안타)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김현수. 끝내 해결사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씁쓸히 가을야구를 마감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