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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대학가요제' 깨운 전설들의 합창



공연/전시

    잠자던 '대학가요제' 깨운 전설들의 합창

    7년 만에 재탄생 앞둔 '2019 대학가요제' 전야제
    가수 11인 '따로 또 같이' 무대로 가을밤 수놓아
    36년史 명곡과 함께 수천 관객 추억의 시간여행
    "대학가요제, 앞으론 중단 없이 영원하길 바란다"

    흔히들 노래는 추억을 동반하기 마련이라고 한다. 노래가 품은 멜로디와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그 시절 '나' 또는 '우리'를 휘감았던 특별한 정서, 함께했던 사람들,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까닭이리라.

    지난 1977년 첫 회를 시작으로 2012년 폐지될 때까지 무려 36년을 이어왔던 '대학가요제'는 그 자체로 대한민국 가요 변천사를 대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대학가요제 무대에 올랐던 경연자들은 실험정신이 깃든 남다른 곡들을 선보였다. 이들 노래는 당대 음악 트렌드를 선도하면서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7년 만에 다시 태어나는 '2019 대학가요제' 본선 무대를 하루 앞두고 열린 전야제 행사가 관객들에게 특별한 시간여행을 선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나긴 대학가요제 역사만큼이나 켜켜이 쌓여 온 수많은 명곡들 덕에 추억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다시 꺼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명곡 릴레이…"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 느낌"

    가수 조갑경(왼쪽부터), 이재성, 전유나가 4일 오후 경기도 고양 일산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특설무대에서 열린 '2019 대학가요제' 전야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4일 오후 7시 30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야외 특설무대에 가수 전유나, 이재성, 조갑경이 차례로 올랐다. 이들이 각자 히트곡 '너를 사랑하고도' '그집 앞' '바보 같은 미소'를 잇따라 부르는 동안, 무대 앞 2천여 좌석을 메운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노래를 마친 세 사람은 함께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전했다. "여기 오신 분들에게 대학가요제는 추억이다"(이재성), "여느 무대에 선 것과 달리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이다"(조갑경), "이 자리에서는 제가 막내인데, 내일 (본선 무대 수상자들이 나오면) 막내 자리를 내놓겠다"(전유나).

    이어 세 사람은 대학가요제가 낳은 명곡 '젊은 연인들'과 '연극이 끝난 후'를 잇따라 합창했다. "함께하셔도 돼요"라는 조갑경의 말과 함께 관객들이 보내는 박수·환호도 커졌다.

    "다정한 연인이 손에 손을 잡고/ 걸어가는 길/ 저기 멀리서 우리의 낙원이/ 손짓하며 우리를 부르네" - '젊은 연인들' 중에서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적이 있나요" - '연극이 끝난 후' 중에서

    ◇ 가수들 완숙미+현대적 재해석=세련미 갖춘 노래로

    가수 이규석(왼쪽부터), 김정아, 공민수가 4일 오후 경기도 고양 일산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특설무대에서 열린 '2019 대학가요제' 전야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해가 지자 가을바람이 찾아들었다. 관객들은 곳곳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며 떼창 풍경을 자아냈다. 뒤늦게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여기 자리 있나요?"라며 이리저리 좌석을 찾아 헤맸다. 미처 좌석에 앉지 못한 관객들은 펜스 너머에서나마 무대와 호흡하려 애썼다.

    이날 무대는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이 각자 자신의 노래를 한 곡씩 부르고, 두세 명이 팀을 이뤄 대학가요제 역사를 수놓은 노래를 함께 부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재성·조갑경·전유나 팀에 앞서 김장수와 우순실은 '바다에 누워' '그때 그 사람' '젊은 태양' '잃어버린 우산'을 차례로 불러 대학가요제의 역사성을 웅변했다.

    세 번째 팀은 그룹 작품하나(공민수·김정아)와 이규석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각자 히트곡 '난 아직도 널'(작품하나)과 '기차와 소나무'(이규석)를 부른 뒤, '눈물 한방울로 사랑은 시작되고' '꿈의 대화'를 통해 분위기를 달뤘다.

    각각의 곡이 지닌 고유한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에 맞춰 변화를 준 편곡은 가수들의 완숙한 목소리와 만나 곡의 세련미를 더했다. 자녀를 동반하는 등 삼삼오오 현장을 찾은 관객들은, 소중한 추억을 선사해 준 가수들 면면을 휴대폰 사진이나 영상으로 담아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본선 무대…"개성 짖은 곡들"

    가수 전유나(왼쪽부터), 우순실, 원미연, 조갑경, 김정아, 공민수, 이재성, 이정석, 김장수, 김학래, 이규석이 4일 오후 경기도 고양 일산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특설무대에서 열린 '2019 대학가요제' 전야제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무대에 오른 가수들의 표정은 설렜다. 세월이 흐른 만큼 목소리에 완숙미를 더한 가수들은 그렇게 열창을 이어갔다. 관객들 역시 어색했던 표정을 누그러뜨렸고, 가수들에게 보내는 박수와 환호의 세기를 더해가며 호응했다.

    이어 네 번째 팀이 선사한 노래는 차례로 '첫눈이 온다구요'(이정석), '이별여행'(원미연), '내가'(김학래)였다. 세 사람은 '바윗돌'과 '탈춤'으로 뛰어난 가창력을 과시하면서 하모니를 이어갔다.

    이정석은 "예선 심사 때부터 참가자들을 만났는데, 참신하고 개성 짖은 곡들이 많아 감탄했다"며 "앞으로는 (대학가요제가) 중단 없이 영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이날 '2019 대학가요제' 전야제는 가수 전원이 무대에 함께 올라 대미를 장식했다. 먼저 남자 가수 5명이 '그대 떠난 빈들에 서서'를 합창한 데 이어 여자 가수 6명이 '나 어떡해'를 열창했다. 끝으로 11명 가수 전원은 록밴드 마그마의 '해야'로 열광적인 무대의 정점을 찍었다.

    이날 사회를 본 가수 이창민은 "노래가 나올 때마다 무대 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불렀다. 누구나 따라 부르며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대학가요제 노래의 매력"이라며 "내일(5일) 같은 시간(오후 7시), 같은 자리(일산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본선 무대를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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