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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윤석열에 대한 오해, 그에게 주어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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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뒤끝작렬] 윤석열에 대한 오해, 그에게 주어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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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수사하며 '개혁 저항' 의심받는 검찰총장
    권력 핵심부 겨냥, 낯선 만큼 개혁 징후일 수 있어
    보수·진보, 진영 눈치 안 보는 정의가 진짜 개혁
    '조국 옹호=검찰 개혁' 도식 강요, 수사 외압 부적절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윤석열 검찰총장을 한때 오해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총장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를 지켜 본 결과, 임명에 반대하는 글을 쓴 적이 있다. (2019년 7월11일자 ([뒤끝작렬] 윤석열의 위증과 ‘진실의 힘’)

    당시 ‘위증’ 논란이 있었다. 윤 총장이 변호사법 위반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비리 혐의자인 전직 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는지 여부를 놓고 청문위원(국회의원)과 기자에게 각각 다른 증언을 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거짓말쟁이가 됐던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공직자에게 거짓말은 왜 문제가 될까. 정직하지 못한 성격 때문에 신념보다 출세의 길을 따를 수 있고, 검찰총장 직무에서도 정권의 입맛에 좌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의 청문회에서 자녀 부정입학‧사모펀드‧웅동학원 등 3대 의혹이 쏟아지는 가운데 윤 총장이 수사를 밀어붙이는 것을 보며, 강한 인상을 받으면서 한때의 우려가 기우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검사 윤석열’이 출세 지상주의자일 수 있다는 판단은 어쩌면 오해이고, 오판이 될지 모른다는 점을 미리 고백한다.

    그런데 지금 윤 총장은 청문회 당시와는 다른 맥락의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개혁을 가로막기 위해 조 장관의 낙마를 작심했다는 시각이 그렇다. 조 장관 가족에게 먼지털기식 수사를 하고 있고, 그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검찰 개혁의 칼날을 피하기 위한 검찰의 조직 논리가 작동한다는 의심이다.

    여권 인사 중 이 같은 논리를 대변하는 사람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그는 지난 1일 SNS방송을 통해 조 장관 수사에 대해 “총칼은 안 들었지만 검찰의 난이고, 윤석열의 난”이라며 “신군부와 비슷한 정서”라고 비판했다.

    유 이사장이 품고 있는 의혹 역시 오해인지, 타당한 비판인지 아직 증명할 길이 없다. 결론은 재판정에서 내려질 것이다. 터무니없는 혐의였다면 검찰도 비난받아야 하겠지만, 유죄의 물증들이 나온다면 유 이사장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

    모든 과정을 언론이 지켜볼 것이고, 최종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이미지=연합뉴스)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재판은 시작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여론재판을 해선 안 된다. 언론의 과잉 취재, 인권 침해 오해를 살 수 있는 수사는 지양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같은 논리로 조 장관을 비판하는 언론과 수사하는 검찰이 각각 진영 논리와 조직 이기주의에 갇혀 있다는 예단 역시 비합리적이다. 유 이사장이 방송 토론회에 나와서 "진영 논리를 지적하는 언론은 이미 그 자체로 진영 논리에 빠져 있다"고 주장한 것은 비판적인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비지성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조 장관을 수사 중인 검찰을 검찰에 고발한 민주당의 태도 역시 '수사 외압'으로 느껴진다. 지금 민주당은 박근혜 국정농단에 맞섰던 야당이 아닌 집권 여당이다. 국정 운영의 책임을 정부와 나눠지고 있다는 점을 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근혜 정부에서 권력의 핵심을 견제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는 비판 때문에 검찰 개혁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 정부라면, 권력 핵심부 인사에 대한 강력한 수사는 오히려 그들의 개혁이 먹혀들고 있는 현상이니 적극 환영하는 것이 일관된 태도가 아닐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자기들 입맛에 맞게 수사하는 검찰총장을 원했다면 ‘적폐’로 규정한 박근혜 정부와 다를 것이 없다.

    개혁을 내건 문재인 정부, 현재의 '살아 있는 권력'이 검찰 수사를 불편해 하고 있는 점 때문에 오히려 윤 총장으로선 ‘직’을 걸고 수사를 확대할 수 있는 역설이 발생한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검찰의 존재를 입증할 기회 때문이다.

    국민의 상식적인 눈높이에서 정의로운 검찰은 보수든 진보든 특정 진영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검찰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만약 검찰이 조국 장관을 제대로 수사해 국민들로부터 공정함과 정의로움을 인정받게 된다면 검찰 개혁의 다른 과제인 경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도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의 눈치조차 보지 않는 검찰이라면 재벌 총수에게도 같은 잣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윤 총장은 그간 삼성, LG 등 재벌 일가를 상대로 한 수사에서 소신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도 측근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와 언론의 비판이 생살을 도려내는 듯 아플 수 있겠지만, 잘 참아내고 극복할 수만 있다면 지금까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재벌 개혁을 추진해 볼 수 있다. 조 장관 수사는 정권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이점이 없지 않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사법적폐청산 촉구 촛불 문화제’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물론 레임덕을 우려하는 정치 공학적 판단을 안 할 수 없겠지만, 때로는 계산하지 않는 진정성에 국민은 감동한다.

    졸지에 참여연대의 내부고발자가 돼 버린 김경율 전 공동집행 위원장 같은 목소리를 존중하는 목소리가 진보 진영에서 나올 때 이 같은 진정성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법 개혁에서 검찰의 독립과 견제가 종합적으로 다뤄져야 하는데, 정부는 견제에만 초점을 맞춘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총장은 평소 지론인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입증할 기로에 서 있다. 검찰이 스스로 공정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지 기다려 주자.

    그러기 위해선 '조국 옹호=검찰 개혁'이란 도식을 강요해선 안 된다. 검찰 개혁안은 이미 국회 패스트트랙에 태워졌다. 조 장관이 없어도 절차대로 진행되게 돼 있다.

    조 장관 관련 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하되, 검찰 개혁은 개혁대로 추진하라는 중도 성향의 민심이 보수와 진보, 두 진영의 간극 사이에 존재한다는 점을 여권은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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