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았다는 내용의 사진.(사진=연합뉴스 제공)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맞아 중국 베이징에서는 사상 최대 열병식이 진행되는 등 축제 분위기였지만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이어져온 홍콩에서는 대대적인 '국경절 애도 시위'가 펼쳐졌다.
특히 한 시위 참가자는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졌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당초 이날 오후 2시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작해 센트럴까지 행진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했지만, 경찰은 폭력 시위가 우려된다며 불허했다.
하지만 수만 명의 홍콩 시민들은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들었고, 이들은 '5대 요구 사항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독재정치를 끝내고, 시민에게 권력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조던 지역에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 막사 인근에서는 시위대가 시진핑 주석과 캐리 람 행정장관의 초상화를 불태웠다. 친중파 의원 주니어스 호 의원의 사무실도 공격을 받았다.
도심은 물론 웡타이신, 사틴, 췬안, 툰먼, 야우마테이 등 시내 곳곳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최루탄과 물대포, 후추 스프레이 등을 쏘며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에 맞서 시위대는 화염병과 벽돌 등을 던졌다.
카오룽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차를 둘러싸고 공격하자, 경찰 한 명이 권총을 꺼내 두 발의 실탄 경고사격을 했다. 췬안과 야우마테이 지역에서도 경찰이 시위대에 맞서 경고사격을 하는 등 이날 오후 총 5발의 실탄 경고사격이 있었다.
SCMP는 이날 췬완 지역에서 벌어진 시위 과정에서 경찰 총격으로 한 남성이 가슴에 총상을 입고 쓰러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경찰은 홍콩 시내 전역에 6천 명을 배치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홍콩 지하철공사는 애드머럴티, 완차이, 프린스에드워드 등 시위 발생 지역의 지하철역을 모두 폐쇄했다. 전체 91개 역 중 25개 역이 폐쇄됐다.
홍콩국제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고속전철도 홍콩 역을 제외한 카오룽, 칭이, 아시아월드엑스포 등의 역이 모두 폐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