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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야, 어머니 뵈러 가야지"…충주 화재 실종자 가족 '애달픈 추석'



청주

    "막내야, 어머니 뵈러 가야지"…충주 화재 실종자 가족 '애달픈 추석'

    중원산단 폭발 화재 당시 기계 점검 나섰다 실종
    막바지 대규모 수색에도 보름 째 흔적 못 찾아
    "우리 동생 생일이었는데, 옷가지라도 찾았으면"

    지난달 30일 발생한 충주 중원산업단지 폭발 화재 현장. (사진=충주소방서 제공)

     

    "막내야, 어머니가 기다리시잖아. 추석인데 고향에 가야지."

    오민준(가명·57)씨는 매일 아침 앙상한 뼈대와 쾨쾨한 그을음 냄새만 남은 공장 안으로 들어선다.

    조그마한 호미로 푹푹 꺼지는 잿더미 사이를 헤집은 게 벌써 보름.

    하지만 6살 터울 막내 동생인 성현(가명·51)씨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작은 옷가지라도 찾아야 그나마 장례라도 치르지요. 어떤 작은 흔적도 좋으니까 제발..."

    민준 씨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발생한 충주 중원산업단지 폭발 화재 현장. (사진=충주소방서 제공)

     

    성현씨는 지난달 30일 충주 중원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 화재로 실종돼 보름 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당시 다른 직원의 부탁으로 근무를 바꿔 2층 실험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아침에 가장을 잃은 성현 씨의 아내와 어린 자녀는 말조차 잃었다.

    지난 10일이 성현 씨의 생일이었지만 아내는 생업도 포기한 채 수색 현장에서 해가 저물도록 남편의 흔적을 찾았다.

    특히 땅끝 전남 해남 고향에 있는 노모(86)에게는 아직 실종 사실조차 알리지 못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성현 씨와 며느리, 손주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어머니이기에 가족들은 더욱 애가 탄다.

    "나이 많은 어머님이 이런 소식을 듣고 넋이 나가시면 어떻게 합니까. 명절 자식들 만나는 날만 기다리실 텐데..."

    성현 씨의 가족들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도 공장 동료 10여명 등과 함께 수색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보름 넘게 하루 10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던 경찰과 소방당국도 연휴 기간 최소한의 인력이라도 동원해 힘을 보테기로 했다.

    "어머니, 올해는 일이 너무 바빠 내려가지 못 할 것 같아요. 조만간 찾아뵐게요. 건강 챙기시고요."

    어렵사리 전화기를 든 민준 씨에게 노모는 오히려 담담한 위로를 건넸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서늘한 가을바람보다 막둥이가 없는 명절 밥상머리 빈자리가 더욱 시리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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