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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십자가의 길… ''고난''을 묵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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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을 수 없는 CBS 크루즈 성지순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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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크루즈 성지순례단의 발길이 갈릴리 지방에서 잠시 멈추어졌다. 그곳은 예수가 자라셨던 나사렛 마을이다.

    그리스도의 생가 자리에는 기념교회가 세워졌고 거기에서 좀 떨어진 곳에는 천사 가브리엘이 아기 예수가 태어날 것을 알려준 마리아 수태고지교회가 세워져서 오랜 역사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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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갈릴리 쪽 8㎞쯤 떨어진 곳은 예수께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가나의 혼인 잔치가 있었던 곳, 거기에 2천 년 전에 사용되었던 돌 항아리와 같은 것이 유리관 속에 그대로 보관돼 순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보통사람의 허리에까지 닿을 높이의 큰 돌항아리다.

    우리는 갈릴리바다로 갔다. 갈릴리바다를 본 순간 필자의 입에서는 절로 ''오! 갈릴리''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바다나 다름없이 큰 그 넓은 갈릴리에는 곳곳에 예수 그리스도의 자취와 숨결이 서려있었다.

    티베리우스 황제의 이름을 딴 디베랴와 가버나움을 포함한 전 지역이 갈릴리 해변에 있다. 갈릴리의 지름은 40㎞, 그 전체 둘레는 측량할 수 없으리만큼 넓고 크다.

    갈릴리바다로 내려간 필자는 오랜 숙제를 풀기로 했다. 갈릴리바다의 물을 떠서 그 물맛을 보았다. 분명 짠물이 아닌 민물이었다. 그런데 왜 갈릴리를 바다라고 일컫는가. 그것은 갈릴리가 너무나 넓고 광대하기 때문이리라.

    그 갈릴리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베드로의 모습이 떠올랐고, 갈릴리 해변을 다니시던 예수 그리스도의 환영이 2천년의 시공을 초월해서 재현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갈릴리에서 가장 인상 깊은 유적은 그 옛날의 가버나움 마을이었다. 그 가버나움 마을이 땅 속에서 새로 발굴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찍이 그리스도께서는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가버나움을 향해 말씀하셨다. ''가버나움아 네가 하늘에까지 높아지겠느냐 음부에까지 낮아지리라.(눅10:15)'' 그것은 그리스도의 저주였다. 그래서 2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버나움은 폐허로 남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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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일행은 그곳 갈릴리에서 오병이어교회, 베드로수권교회, 팔복교회를 둘러본 후 예루살렘으로 향했다.

    예루살렘의 감람산에서 제일 먼저 본 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신 장소에 세워진 승천교회와 그곳에 남은 발자국 하나, 그 발자국은 예수의 발자국이라는 전설이다.

    그리고 예수님 당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몇 그루의 늙은 감람나무들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또 우리가 감명 깊게 본 것은 로마군병에게 붙잡혀 가시기 전 피땀을 흘리시며 기도하셨다는 바위였다.[BestNocut_R]

    그리고 시간을 재촉해 우리가 본 것은 시온산에 위치한 마가의 다락방이었다. 그곳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후 120문도가 기도를 하던 곳이었고, 성령이 불의 혀같이 임하셨던 역사의 장소가 아닌가.

    그리고 예루살렘을 찾는 모든 순례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코스인 십자가의 길, 비아돌로로사의 길을 우리도 숙연한 마음으로 걸었다. 세계 각처에서 온 순례객도 하나같이 그런 표정이었다.

    빌라도의 관저에서 골고다까지 800m의 길 좌우에는 수많은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산만한 곳이었지만, 십자가를 지고가신 그리스도를 묵상하며 그 고난의 길을 걸어 마침내 우리를 위해 못 박히셨던 골고다의 현장에까지 이르렀다. (다음 주에 계속)

    글·사진 ㅣ 이광천 한국교회사연구소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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