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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논란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 사칭…"유감 표명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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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 논란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 사칭…"유감 표명할 터"

    241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방송독립행동 등 12일 서울대 총장실 항의 방문
    '친일 논란' 이영훈 전 교수의 서울대 명예교수직 사용 관련 입장 요구
    서울대 "이 전 교수, '명예교수' 아니다"…명예교수 사용 관련 유감 표명키로
    이영훈 전 교수, 책 '반일 종족주의'에서 드러낸 친일 논란 이어 MBC 기자 폭행 파문
    …2004년에도 '위안부' 관련 망언 사과
    방송독립시민행동, 이 전 교수 MBC 기자 폭행 관련 형사고발 검토 중

    방송독립시민행동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을 방문, 여정성 기획부총장(오른쪽)에게 기자 폭행한 이영훈 전 교수 관련 서울대의 입장을 묻는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뉴라이트 계열 학자이자 책 '반일 종족주의' 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현 이승만학당 교장)의 친일 논란과 더불어 MBC 기자 폭행을 둘러싼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언론·시민단체에서는 '명예교수'라는 이름으로 친일 발언과 기자 폭행 등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이영훈 교수 관련 입장을 묻고자 서울대 총장실을 항의방문했다.

    전국 241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방송독립시민행동과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회, 민족문제연구소는 12일 오후 2시 서울대학교를 찾아 MBC 기자를 폭행한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 명예교수'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게 맞는지, 이를 방관한 책임은 없는지 등을 서울대에 물었다. 이날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대신해 여정성 기획부총장이 방송독립시민행동 등과 면담을 가졌다.

    방송독립시민행동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을 방문, 기자 폭행한 이영훈 전 교수 관련 서울대의 입장을 묻는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서울대 "이영훈 전 교수, 명예교수 아냐"…명예교수 사칭 유감표명 예정

    면담 결과 서울대 측은 이영훈 전 교수가 서울대 명예교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며 △명예교수가 아님에도 명예교수를 사칭해서 국민에게 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유감 표명 △명예교수 사칭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약속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송현준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여정성 기획부총장과의 면담에 앞서 "MBC 기자가 이영훈 전 교수에게 집요하게 인터뷰 요청했던 이유는 이 전 교수가 지금껏 해왔던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을 무려 20년 넘게 해오며 상식을 갖춘 국민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 여론을 분열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책임이 없는지 당사자인 이영훈 전 교수에게 묻고자 했던 것인데 폭력으로 대응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송 부위원장은 "이는 기자 개인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상식을 갖춘 국민에 대한 폭력"이라며 "이에 대해 서울대에서 재발방지는 물론이고, 어떤 대책 마련할 것인지, 그리고 이영훈 전 교수가 '서울대 명예교수'라는 간판을 바탕으로 시민에게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것을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지, 그 책임을 묻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했다.

    정병문 서울대 민주동문회 회장도 "서울대 동문회 일원으로서 이런 불미스러운 폭행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다"라며 "이영훈 전 교수는 자신을 성실한 연구자라고 말하는데, 이분은 일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실상 '친일 정치인'이다. 학교에서는 그분에게 어울리지 않는 '명예교수직'을 회수해 주는 게 좋다고 권고드린다"라고 말했다.

    앞서 위안부 성노예화 등을 부정하는 등 친일 논란에 휩싸인 책 '반일 종족주의' 공동저자인 이영훈 전 교수는 지난 4일 입장을 듣고자 찾아온 MBC '스트레이트' 취재기자에게 고함을 지르고 녹음 장비를 내려치는 것은 물론, 취재기자에게 손찌검까지 했다. 취재진에 따르면 이후에도 이 전 교수는 취재진에게 약 20분간 '야, 인마' 등의 폭언과 반말을 섞어가며 강압적인 태도를 이어갔다. 이 같은 장면은 지난 7일 MBC 메인뉴스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지난 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사진=방송화면 캡처)

     

    ◇ 이영훈 전 교수, 언론 등에서 '명예교수'로 불려…과거부터 역사왜곡 발언 논란

    일련의 사태의 중심에 있는 이영훈 전 교수는 2002년 7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본교에서 전임교원으로 15년 이상 재직한 사람'을 명예교수 추대한다는 서울대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가 서울대를 나온 이후 2017년 3월 월간조선과 진행한 인터뷰를 시작으로 언론에 수차례 '서울대 명예교수'로 불렸다.

    지난 2017년 6월 13일 조선일보 '[만물상] 교육 首長(수장) 내정된 '무상 시리즈' 원조' 기사에서 이영훈 전 교수는 '뉴라이트 경제학자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로 지칭했으며, 조선일보 8월 9일자 ''서울대 최악 동문' 우병우 비꼬던 조국, 현재는 본인이 1위' 기사에서도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로 표기됐다.

    MBC 기자 폭행 논란 이후 언론·시민단체에서 이영훈 전 교수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서울대 명예교수직 사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 전 교수의 거듭된 '친일 발언' 때문이기도 하다. 책 '반일 종족주의'에서 보인 친일 논란, 그리고 과거에도 이영훈 전 교수가 위안부 피해자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된 점 등을 들어 '명예교수' 자격을 유지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이 전 교수는 지난 2004년 9월 2일 '과거사 진상 규명 논란'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한국전쟁 때도 위안소가 있었다고 최근 어떤 연구자가 발표했고, 이후 대한민국의 합법적인 지원 아래 미군들의 위안부가 수십만 명이 있었다. 그런 점에 하등의 자기성찰적 반성이 없이 오늘날 제기되는, 정략적으로 과거사를 해결한다는 자체가 연구자의 입장에서 올바른 청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송 이후 논란이 되자 이 전 교수는 사과했으나, 위안부 할머니들은 "진솔한 사과가 없다"라며 이 교수의 사과를 받지 않았다.

    안형준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이영훈 전 교수는 유튜브에서 '반일 종족주의'와 관련한 강의를 많이 했다. 한국의 거짓말 문화에 대해 강의하면서 한국은 일본보다 거짓말을 많이 하는 국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라며 "오늘 우리가 서울대를 찾은 이유는 그동안 이 전 교수가 서울대 명예교수라는 직함을 이용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이영훈 전 교수의 MBC 기자 폭행과 관련해 형사고발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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