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여야는 9일 청와대의 개각 발표에 대해 '극과 극'의 인식 차를 드러내며, 정국에 대한 상반된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특히 이날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제외한 모든 야당이 '부적격' 인사라며 날을 세웠다.
또 야당이 요구해온 외교안보라인 교체가 이번 개각에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여야 대치와 함께 청문보고서 채택에 난항이 예상된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각에 대해 "적재적소"라며 긍정평가를 내렸고, 조 장관후보자에게는 "사법개혁의 적임자"라고 평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개혁에 대한 분명한 의지로 판단한다"며 "사법개혁을 바라는 국민 눈높이 맞춰서 판단에 부합하는 인사"라고 밝혔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국민이 바라는 사법개혁의 적임자"라며 오늘 개각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완성"이라고 평했다.
또 이번 인사에 대해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 개혁성이 검증된 적임자들이며 특히 지역균형까지 감안한 조화로운 인사라 확신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의지가 반영된 적재적소의 인사"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또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사법 개혁에 대해 꾸준한 의지를 밝혀왔다는 점에서 장관직을 수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긍정평가 했다.
하지만 두 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을 비롯, 전(全) 야당은 조 후보자의 인선에 대해 '회전문 인사'이며'야당에 대한 전쟁선포'라고 맹포격했다.
또 이번 개각에 야당이 요구해온 외교안보 라인 교체가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불통 인사'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인선 발표 후 조 후보자에 대해"민정수석으로서 업무능력에서 낙제점을 받았고, 공무원들의 휴대폰을 마음대로 사찰하는 등 인권에 대한 인식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신독재국가 완성으로서 '검찰의 도구화' 우려를 말씀드렸는데, 조 전 수석이 그간 추진해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은 청와대가 검찰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인다"며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은 야당과 전쟁을 선포하는 개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미사일 도발과 한미관계 약화 등을 문제 삼아 그동안 한국당이 요구한 외교‧안보라인 교체가 무산된 데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정부 인사의 핵심은 '면죄부'와 '부적격'"이라며 "결국 지금의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전통적인 국제질서와 거꾸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보 근간인 한미일 삼각공조를 외면하고 이 친북, 친북중러를 당연시하고 있다"며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하지 않은 것은 결국 운동권 정부의 속내를 드러낸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같은당 민경욱 대변인도 "경질 0순위 후보였던 대한민국의 안보를 뒤흔든, 안보를 무장해제시킨 '왕따 안보'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외교 호구를 자초한 '왕따 외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개각 명단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 대변인은 "이번 개각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침몰하는 대한민국과 위기에 빠진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내각 해결책은 '기승전 조국'에 불과했다"며 "개각이 아니라 인사이동 수준이다. 또한 오직 내년 총선에만 몰두하고 있는 청와대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총선용 개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회전문 인사를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또한 조 후보자 인선에 대해 '몽니 인사'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역사상 가장 무능하고 시끄러웠던 조국 전 민정수석을 끝내 법무장관에 앉히고 외교, 국방 등 문제 장관들을 유임시킨 것은 국회와 싸워보자는 얘기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친문 코드의 교수 출신 인사 대거 등용으로 청와대 정부, 들러리 내각이란 문재인정부 코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의 편향성과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의 전문성도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면전을 예고했다.
같은당 김정환 대변인도 개각에 대해 "선동과 무능의 당사자, '선무당 조국'을 법무부장관으로 기용한 것"이라며 "내편 네편, 극단적인 이분법적인 사고로 무장한 사람에게 법무부장관이 말이 되는가? 문책을 해도 모자랄 판"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의 '각별한 조국 사랑'이 빚은 '헛발질 인사', '편 가르기' 개각"이라며 "선무당 조국을 법무부장관에 기용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라는 여당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범(凡)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마저 이번 인사에 대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개각"이라고 부정적 평가를 더했다.
평화당 박주현 대변인은 "조국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인사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논란이 많은 조 전 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내정한 것은 문재인정부에 큰 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칼날 심사를 예고했다.
박 대변인은 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도인 호남 출신이 맡는 것이 관례였다"면서 "해수부가 분리된 후 경제부처 중 농식품부만은 호남에 대한 균형인사로 고려되어 왔다. 그런데 농식품부 장관과 차관이 모두 영남출신으로 바뀌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며 지역배분에 있어서도 실패한 인사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