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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보이콧? 부메랑 돼서 돌아올 수도



스포츠일반

    도쿄올림픽 보이콧? 부메랑 돼서 돌아올 수도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방송 : CBS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김덕기 >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입니다. 체육부 임종률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임 기자.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 김덕기 > 오늘은 어떤 주제입니까?

    네,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가 체육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 김덕기 > 네, 일본의 경제 보복에 정치권은 물론 우리 사회 전 분야에서 반일 감정이 들끓고 있는데 우리 체육계는 어떻습니까?

    네, 전국적으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일본 여행을 자발적으로 금지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 스포츠는 정치와 엄격하게 분리하는 게 상식이긴 하지만 체육계도 국민 정서에 공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프로농구와 배구 등 겨울 스포츠 종목 구단들이 일본 전지훈련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농구와 배구 실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비시즌 동안 전지훈련지로 인기를 모은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한일 갈등에 따라 국민들도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데 전지훈련을 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중국이나 마카오 등 다른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 김덕기 > 우리와 일본에서 열리는 각 종목 국제대회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요?

    네, 맞습니다. 일단 이달 초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열린 컬링 대회에 경기도청과 춘천시청 여자 선수단이 출전을 취소했고요, 반대로 이달 중순 강원도 강릉에서 열리는 한중일 여자컬링 친선대회에도 일본팀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오는 24일 한국여자농구연맹이 주최하는 박신자컵 서머리그에도 일본의 미쓰비시와 덴소팀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 6개 팀과 대만과 인도네시아 한 팀 등 8개 팀만 대회를 치릅니다.

    ◇ 김덕기 > 이번 한일 관계 악화로 전전긍긍하는 종목도 있다고요?

    네, 바로 일본 스포츠 용품 업체와 후원 계약을 맺은 종목들입니다. 물론 이번 사태 이전에 한일 관계와는 관계 없이 계약을 맺었지만 일본 제품이라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올림픽 예선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이 일본 A사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렀는데 이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 회사는 한국비치발리볼연맹과 모 레슬링 팀도 후원하고 있습니다. 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일본 D사와 계약했는데 당장 이달 말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선수들이 일본 제품의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야 합니다. 대한카누연맹 역시 D사의 후원을 받습니다.

    해당 단체 관계자들은 난처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야구의 경우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빠진 이후 2년 동안 후원사가 없어 쩔쩔 매다 2013년부터 일본 업체와 계약을 이어오고 있는데 위약금 문제도 있지만 도의적으로 해지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카누와 비치발리볼 등 비인기 종목 관계자들도 후원사가 없으면 종목 유지 자체가 힘들다고 하소연합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이정후의 타격 모습. 태극기와 함께 일본 D사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자료사진=이한형 기자)

     

    ◇ 김덕기 > 이런 어려운 부분이 있군요. 이런 상황에서 내년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네,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 얘기인데요, 일본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는 그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도쿄올림픽에 불참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는 세계 10위 이내에 드는 스포츠 강국 아니겠습니까? 한국이 올림픽을 보이콧한다면 일본으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올림픽 보이콧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자칫 감정적으로 흐를 경우 한국 스포츠 전체가 더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김덕기 > 올림픽 보이콧이 쉽지 않고, 우리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 그렇습니까?

    네, 일단 4년 동안 올림픽 하나만을 바라보고 피땀을 흘린 각 종목 선수, 지도자들의 염원을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야구나 축구 등 인기 종목이 아닌 비인기 종목 선수들은 정말 올림픽에 목숨을 걸고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고 있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올림픽 출전을 막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개인의 행복 추구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겁니다.

    또 냉정하게 따져 올림픽 보이콧은 우리에게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스포츠와 정치를 엄격하게 분리하고 있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축구 대표팀 박종우가 일본을 누르고 동메달을 따낸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들었다가 하마터면 메달을 박탈당할 뻔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가운데 정치적 이유로 올림픽을 보이콧하면 이후 당할 불이익이 불을 보듯 뻔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영부인,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대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조별리그 1차전 한국, 스위스 경기가 끝난 뒤 단일팀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이한형기자

     

    ◇ 김덕기 > 이후 올림픽 경기에서 판정 등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건가요?

    물론 IOC는 공정한 판정을 표방하지만 런던올림픽 당시 펜싱 신아람이나 소치올림픽 당시 피겨 김연아처럼 억울한 상황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IOC 최대 잔치인 올림픽에 보이콧한다면 아무래도 향후 대회에서 부정적인 여파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IOC가 정치적인 이유로 대한올림픽위원회, KOC에 따로 징계를 내릴 수도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우리가 2032년 하계올림픽에 남북 공동 개최를 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우리나라를 굉장히 호의적으로 도왔습니다. 평창올림픽 당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적극 지원했고,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도 긍정적인 의사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도 IOC가 남북 공동 개최를 밀어줄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한다면 2013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는 물 건너갈 수도 있습니다. 또 개최한다 하더라도 역시 스포츠 강국인 일본이 반대로 보이콧한다고 나설 수 있습니다.

    ◇ 김덕기 > 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체육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네, 현 상황에서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굉장히 예민한 부분입니다. 자칫 국민 감정을 자극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이 두 분의 IOC 위원과도 이 문제로 얘기를 나눠봤는데 모두 인터뷰를 고사했습니다. 사실 굉장히 인터뷰에 적극적인 분들이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양국 관계가 개선될 때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

    ◇ 김덕기 > 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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