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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충돌한 서울시 vs 행안부…삐걱거리는 '광화문광장'



사회 일반

    정면충돌한 서울시 vs 행안부…삐걱거리는 '광화문광장'

    행안부 "광화문광장 사업 전반적 일정 재조정"
    서울시 "일정대로 차질없이 진행할 것"
    서울시 "행안부 의견수용, 반대이유 납득 어려워"

    광화문 광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하 조성사업) 방식과 공사추진일정을 놓고 행정안전부와 서울시가 정면충돌하면서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광화문광장 재조성사업은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합의사항이고 이후 정부와 서울시가 공동 추진중인 국책사업 가운데 하나다.

    서울시는 행정안전부와 파트너가 돼서 광장조성사업을 협의추진중이며 청와대에서도 서울시의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5~7월 사이에만 서울시-행안부 간 10여차례의 실무협의가 진행될 정도로 긴밀한 협조가 이뤄져 왔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행정안전부에서 서울시의 광장 재조성 방식과 일정에 대한 반대입장이 공개되면서 양기관이 협력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사사건건 이견을 보여오다 결국은 갈등이 폭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말 서울시에 보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협조요청' 공문을 보면 서울시의 사업추진방식에 대한 행정안전부의 불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행안부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의 대중교통체계 미흡, 미래 청사진 부재, 소통없는 일방적 추진 등의 문제가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지적되고 있다"며 서울시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시민단체, 언론의 이름을 빌긴 했지만 '소통없는 일방적 추진'이란 표현은 기관간 이견의 수준을 넘어서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설계안에 따르면, 정부서울청사의 일부분이 광장으로 편입되고 어린이집의 이전도 불가피해 공무원사회 내부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문제점을 들어 행안부는 '전반적인 사업일정의 재조정이 필요하다'며 서울시의 수용을 요구했다. 사업추진에 대한 시민 이해와 지지를 얻고, 월대 발굴과 복원 역시 공감을 얻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행안부의 생각이다.

    행안부 공문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국민적 시민적 지지없이 진행되는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은 시작돼서는 안된다는 것.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예상치 못한 행안부의 공세에 서울시는 허를 찔린 모습이다. 진희선 서울시부시장은 8일 기자설명회를 갖고 "서울시로서는 최선을 다해 행안부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부분의 요구를 수용해 실무적인 반영이 이뤄졌는데도 행안부가 공문까지 보내 반대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일 무역전쟁 시기에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은 불의에 맞섰던 광장을 보다 온전하게 시민의 것으로 만든다는 의미와 함께 일제가 훼손해놓은 광화문 월대, 의정부터 등 역사를 복원한다는 시대적 의미를 갖는 사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는 행안부와 협의하고 시민과도 소통을 해나가돼 광장 재조성은 한시도 늦출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하며 행안부의 요구를 일축했다. 진 부시장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일정대로 차질없이 진행해 새로운 광장을 시민 품으로 돌려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그동안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가 충분한 소통없이 너무 서두른다는 지적은 계속 있어왔다. 국가를 상징하는 중심광장이 한 번 조성되고 나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오랜 시일이 걸리더라도 여러 문제점을 수정하고 시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뒷탈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이 굉장히 많은 시민보행과 교통(소통이)이뤄지는 공간이고 (공사가) 늦어지면 불편이 가중될 것이기 때문에 공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해 불편을 덜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의견에도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명쾌하지가 않다.

    지하철공사나 대형국책사업 같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또 명분이 있는 사업이라면 불편을 묵묵히 참아온 사례가 많고, 교통대책을 제대로 세우면 불편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시청 안팎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임기중 광장조성을 마무리 지으려다 보니 '소통없는 일방적 사업추진'이란 비판에 직면하게 된 것이란 말도 나온다.

    2021년 5월로 예정된 공기가 늦어질 경우 임기중 광화문광장 조성이 어려워지고 이후 정치일정에도 연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역사에 남을 광장을 조성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인다면 "박원순 서울시장의 임기와 광화문광장 조성을 연결짓는 건 적절치 않다"는 서울시의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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