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가정용‧차량용 공기청정기 35개 제품 가운데 5개가 표시된 성능 대비 실제 미세먼지 제거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제품은 필터에 유해물질이 함유된 사실도 드러났다.
7일 환경부는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생활안전연합과 함께 공기청정기의 안전성과 성능에 대한 공동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AVP-500SW(프렉코), HealthPro150(IQ AIR), KC-J60K-W(샤프), MAC-100QV(아이젠트), JI-1000(정인일렉텍)은 미세먼지 제거 능력이 사용면적 등 표시 성능 대비 90% 이상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KC-J60K-W(샤프)는 암모니아와 아세트알데하이드, 폼알데하이드 등 5대 유해가스의 평균 제거율도 54%로 나타나 CA 인증 기준인 7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량용 3개 모델은 아예 이같은 성능 표시가 돼있지 않았고, 나머지 2개 모델 역시 표시 성능 대비 제거 능력이 4~5%에 불과했다.
소음 문제에서 가정용 공기청정기 국내 22개 모델은 인증 기준을 모두 만족했지만, 해외 8개 모델 가운데 HealthPro150(IQ AIR), KC-J60K-W(샤프), AC-M2-AA(샤오미), AC-M3-CA(샤오미), PT7035(테팔)와 차량용 공기청정기 k1(ipipoo)은 성능에 따라 붙여지는 45~55dB의 범위를 벗어났다.
‘필터 안전성’ 문제도 지적됐다. 가정용 공기청정기 CAPF-V060HLW(오텍캐리어, 에어원 필터)와 차량용 공기청정기 NRCV-01(노루페인트, 코버 필터)의 필터에 CMIT, MIT가 각각 최대 2.3㎎/㎏과 3.5㎎/㎏씩 함유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CMIT와 MIT는 흡입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물질이다. 다만 방출량 시험을 진행한 결과 함유 유해 물질들이 실제 사용 상황에서 방출되지는 않았고, 실제 방출돼 체내에 흡입됐다고 가정한 평가에서도 위해 가능성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판매자 측은 소비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해당 필터를 회수‧교환 조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환경부는 전했다.
환경부는 또 어린이용 27개와 성인용 23개 등 마스크 제품 50개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를 벌인 결과 아릴아민과 폼알데하이드 등 유해물질 함유량 조사에서 '이상 없음'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로 공기청정기와 마스크 구매가 늘어나면서 해당 점검을 실시했다"며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필터에 대해서도 제조‧수입업계의 자체 안전성 조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또 안전 확인 대상 생활화학제품인 '필터' 제품에 대해서도 CMIT와 MIT를 함유 금지 물질로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