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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수몰사고] "10만 원 짜리 사이렌만 있었어도.."



사건/사고

    [목동 수몰사고] "10만 원 짜리 사이렌만 있었어도.."

    4km 대규모로 만들어진 빗물저류배수시설
    침수 대비해 땅속에 빗물 저장하는 기능
    이번 사고 원인, 안전불감증이 핵심
    무전 통신 안 되는 터널 안과 밖
    사이렌 설비 있었다면 대피소로 나갔을 것
    수문 열릴 상황에서 점검? 시험 급한 것 아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8월 1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정관용>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빗물저류배수시설 사고. 그 원인 점검해 보고요. 대책 살펴보겠습니다. 최고의 방재전문가시죠. 연세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의 조원철 명예교수 안녕하세요. 

    ◆ 조원철> 안녕하십니까? 수고 많으십니다. 

    ◇ 정관용> 빗물저류배수시설. 이게 국내에서는 처음 만들어진 거라고요? 이게 어떤 시설입니까? 

    ◆ 조원철> 처음이 아닙니다. 

    ◇ 정관용> 아니에요? 

    ◆ 조원철> 대규모 터널식으로 대심도 터널이라고 그러는데. 중소규모는 많이 있어요. 서울뿐만 아니고 청주나 포항 같은 데도 다 있어요. 규모가 적을 뿐이지 기본 원리는 기능은 똑같습니다. 

    ◇ 정관용> 대규모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조원철> 그렇죠. 터널 형태로 해서 우리가 여러 해 전에 양천 쪽이 침수가 많이 됐거든요, 지표면에. 이 침수되는 부분을 일시적으로 땅속으로 집어넣는 시설입니다. 

    ◇ 정관용> 비가 많이 올 때. 일시적으로 땅속에 보관해 두는. 

    ◆ 조원철> 보관했다가 비가 끝나면 바로 하천으로 퍼내고 또는 그 빗물을 이용도 합니다. 저장해 놨다가 도로 청소용이나 여름에 더울 때 냉각 효과를 얻기 위해서 도로에 뿌린다든지 또는 소화용수로도, 소방용수로도 쓰고 합니다. 

    ◇ 정관용> 다목적으로 쓸 수 있겠죠. 대규모라면 이 사고난 이 지역은 어느 정도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곳입니까? 

    ◆ 조원철> 지금 길이가 약 4km 정도 되니까 톤수는 엄청나죠. 

    ◇ 정관용> 4km의 터널인데 내부 공간은 높이가 몇 미터 정도 되는 거예요? 

    ◆ 조원철> 한 12m인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한 수치인지 기억은 못하겠습니다마는 굉장히 깊습니다. 깊이가 또 표면 45m. 그러니까 깊은 데는 48m 이상 내려가죠. 

    ◇ 정관용> 깊은 땅속에 높이 10m 이상의 큰 터널이 길이 한 4km.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집니다. 거기에 가득 빗물을 저장할 수 있다 이 말이군요? 

    ◆ 조원철> 그렇죠. 저장했다가 비가 끝나면 바로 안양천으로 퍼넘깁니다. 

    ◇ 정관용> 그래 가지고 서해로 빠져나가도록 한다. 지난 6월 30일 준공된 상태였고 아직 본격가동 되기 전이었던 모양이죠, 이 시설이? 

    ◆ 조원철> 그런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우리 교수님은 작년 11월달에 이 시설을 한참 건설하고 있을 때 막바지 점검차 직접 방문하셨다면서요? 

    ◆ 조원철> 우리 이제 수자원학회에서 하수도를 전문으로 하시는 원로들이 현장 방문을 했죠. 

    ◇ 정관용> 그때 보시기에 어떠셨어요? 

    ◆ 조원철> 방문을 했는데 그날은 어떤 상황이었냐면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났어요, 내려가는. 그래서 원로들은 못 내려가시고 저도 칠십이 넘었습니다마는 다리에 힘이 있어서 잠시 내려갔다 왔는데. 그전에 옛날에 그전에도 가봤기 때문에 실제 상황은 짐작을 하고 기억을 하고 있죠. 

    ◇ 정관용> 이번 사고 소식 듣고 사고원인이 추정되시던가요? 

    ◆ 조원철> 그건 안전불감증이 핵심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공식적으로는 준공이 됐고 사실은 준공이 됐다고 하는 것이 조금 어폐가 있어요. 시험을 해서 완전히 인수인계가 끝나야 양천구청으로 인수인계가 끝나야 준공이 되는 건데 그전에 준공을 했다고 그러니까 이게 말이 안 되는 얘기고요. 그리고 앞으로 이 시설을 유지관리하는 기관이 바로 양천구청이잖아요. 구청이면 이 시험운전을 할 때 구청직원들도 새벽이 됐든 언제가 됐든지 간에 비가 올 때 나와서서 함께 시험운전하는 것을 지켜보고 본인들도 함께해야 됩니다. 그래야 사용을 할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못했던 상황인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러면 기존 어제 같은 상황에는 누가 책임지고 운영을 했던 겁니까? 

    ◆ 조원철> 법적으로 완전히 준공이 끝났다고 그러면 준공 받은 기관이 책임을 져야 되는데 준공을 했다고 그러면서도 인수인계는 안 끝났어요. 그러면 시공회사가 책임을 지는 거죠, 1차적으로. 

    ◇ 정관용> 지금 보도된 내용을 보면 오전 7시 10분에 협력업체 직원 2명이 내려갔고요. 6분 뒤인 7시 16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7시 40분에 수문이 자동 개방됐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이미 내려간 2명 대피시키려고 또 1명이 내려갔다는 거예요. 아니, 가면서 조그마한 무전기도 안 들고 다닙니까? 
    중부지방에 기습적인 폭우가 내린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근로자 3명이 고립돼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한형기자)

     


    ◆ 조원철> 무전기는 그 터널 안에서만 작동되는 무전기는 들고 다니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거리가 있기 때문에. 그런데 그런 토목공사 현장 특히 지하터널 현장에서는 비상시를 위해서. 이 비상시라고 하는 것이 지진이 났어도 비상시가 있을 수 있고 화재가 났어도 발생할 수 있고 하기 때문에 항상 사이렌 같은 것을 가장 값싸게,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사이렌이 설치돼 있어야 됩니다. 있어야 알려서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인부들이 가장 가까운 대피소로 빠져나간다든지 하는 그런 게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사이렌. 그냥 수문 열립니다 하고 알려주는 '왱' 소리 나는 그거 말이죠? 

    ◆ 조원철> 그렇죠, 그렇죠. 그게 터널 안에만 있으면 공사 중에 있으면 소리는 터널 안에서는 다 들리거든요. 사실 터널 안에서는 바깥하고는 통신이 안 됩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진짜 간단한 장비 아닌가요? 

    ◆ 조원철> 그렇죠. 간단한 가격도 얼마 안 되고. 10~20만 원짜리인데. 그런 것 때문에 그런 걸 이제 막바지가 되니까 그런 것도 있다가 없어졌는지 원래 처음부터 없었는지 그건 제가 확인을 못 하겠습니다마는 그런 장치만 있었으면 안에 있는 사람들이 굳이 사람이 안 들어가더라도 안에 있는 사람이 그걸 알 수가 있거든요, 사이렌이 울리면. 그러면 가까운 탈출로가 있을 거니까. 정 안 되면 저 밑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쪽으로 도망갈 수도 있거든요. 

    ◇ 정관용> 어쨌든 10만 원, 20만 원 하는 값싼 사이렌 설비의 문제를 지적하셨는데. 사실 그것보다는 지상에 있는 직원과 터널 속에 들어간 직원이 서로 교신할 수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 조원철> 그게 쉽지 않습니다. 터널 안에 들어가 버리면. 이게 조금 스마트폰 같은 것이 통할 수가 있지만 깊숙이 들어가면. 우리가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쓸 수 있는 것도 지하철 터널 안에 전부 중개기가 들어 있기 때문에. 그런데 터널 공사장에서는 중개기를 사용하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사이렌 같은 것이 신호용으로는 간편하게 사용됩니다. 

    ◇ 정관용>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서. 뭘 점검하기 위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2명의 직원이 내려갔고 그리고 좀 이따가 수문이 열려서 빗물이 쏟아져 들어왔다는 거 아닙니까, 터널에. 그런데 그 터널 안에서는 빗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느꼈을 때 어떻게 피할 장소나 무슨 장치 같은 게 또 전혀 없었을까요? 

    ◆ 조원철> 없습니다, 없습니다. 

    ◇ 정관용> 없어요? 

    ◆ 조원철> 네. 그게 완공이 되면 사람이 들어갈 게 언제 들어가냐 하면 빗물을 다 뺀 다음에 토사가 가라앉은 상태가 되면 그 청소하러 가기 위해서 들어가는 경우밖에 없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들어갈 필요가 없거든요. 그래서 이 사람들이 아마 짐작컨대 물이 들어오면 저 하류 쪽으로. 펌프장 있는 쪽으로 도망을 가려고 했을 겁니다마는 길이가 4km입니다. 아무리 빨리 뛰어도 물보다 빨리 뛸 수는 없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한마디로 수문이 열릴 상황이면 누구라도 그 안에 들어가 있으면 안 되는 거죠? 

    ◆ 조원철> 안 되죠. 

    ◇ 정관용> 그런데 사람이 들어갔고 들어간 후에 비가 갑자기 쏟아졌는데 원래는 물이 70% 이상 되어야 수문이 열리는 걸 어제는 50%만 되면 문이 열리게 설정됐다고 하더라고요.

    ◆ 조원철> 시험가동이니까, 시험가동이 하수관 도로하고 하수관까지 빗물이 차서 내려오지 않습니까? 내려오면 아주 많아질 때 70% 정도 됐을 때 그 문이 열려야 안으로 물이 들어가는데 시험가동을 하니까 반만 차도 시험을 하자. 그러면 시험하기 전에 그걸 열기 전에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빨리 대피하도록 조치를 한 다음에 시험을 해야 돼야죠. 시험이 급한 건 아닙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근데 그게 자동으로 열리도록 돼 있었다는 게 문제 아니겠습니까? 자동으로 열리도록 해 놓고 사람이 가 있는지 밑에 들어가 있는지 아닌지조차 누구도 파악을 안 했다는 거 아닌가요? 

    ◆ 조원철> 그렇죠. 자동이라도 70%냐 50%냐 하는 것은 설정을 해야 되거든요. 그러면 50%를 낮췄으면 낮춘 조건에 따라서 안에 있는 사람들을 빨리 철수해내야죠. 

    ◇ 정관용>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 간단한 장치, 사이렌 하나만 있었어도 그리고 이렇게 수문이 열릴 상황이면 절대 누구도 못 내려가게. 이것만 지켰어도 되는 상황인데요. 

    ◆ 조원철> 바로 그거입니다. 

    ◇ 정관용> 안타깝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조원철> 네. 

    ◇ 정관용> 연세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조원철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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