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24일 부산 누리마루에서 시·도지사 간담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뒤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늘 횟집은 부산에서 유명한 집이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오후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규제특구, 지역주도 혁신성장의 중심'을 주제로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뒤 지자체장들과 함께 오찬을 위해 인근 식당으로 이동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강경 대응이 맞물리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들어간 식당 이름은 공교롭게도 '거북선 횟집'이었다.
행사에 동행한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은 페이스북에 "점심을 거를 수 없어 해변가 밥집으로 앉았다. 바다가 들어오는 확 열린 맛집이다. 그런데 그 집 이름이 '거북선 횟집'"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블루 이코노미' 보고회에 참석했을 때 "전남의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사전 원고에도 없던 이 표현이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승리의 상징인 거북선이 들어간 식당에서 이날 오찬이 진행된 만큼, 무언(無言)의 행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다만 일본 정부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에 단호하게 맞써 극복하자는 취지의 언급을 내놨다.
강 수석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식당에서 마이크를 잡고는 "오늘 횟집은 부산에서 유명한 집이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며 "지난번 전남 가서 거북선 12척을 얘기했더니 다들 너무 비장하게 받아들이더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는 당당하게 대응하고 특히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되리라본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이 정치권이 그리고 지자체장들이 함께 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사진=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며 "간담회를 마치고 간 식당이 마침…"이라고 적었다.
고 대변인은 "오늘 식사 자리에서 시도지사들은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높이 평가하며 '지방자치단체도 중앙정부의 대응에 적극 호응하며 힘을 보태겠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당당하게 해나가겠다. 이번이 우리에게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의 역량을 총동원한다면 일시적 어려움의 극복 뿐 아니라 일본 의존도를 낮추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