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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기본소득, 엇갈리는 찬반의 지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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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소득 알아보기⑤]
    "공짜로 돈 주면 도덕적 해이" vs "실험 결과는 달라...왜곡된 공세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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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기본소득 도입을 찬성하는 건 아니다. 기존의 복지 제도를 강화하거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게 더 좋은 방안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많다. 도입을 찬성하는 측 역시 이 같은 지적에 일부 공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자리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4차 산업시대를 앞두고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


    우선 일자리 소멸 혹은 감소에 의문을 품은 이들이 많다. 기술 발전으로 없어지는 일자리도 있겠지만, 거꾸로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

    이 말은 과거 제조업 시대에는 맞지만 앞으로 로봇과 인공지능(AI) 시대에는 틀린 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 발전 속도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는 말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자리 감소는 물론 질 저하를 전망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은 향후 20년 안에 미국에서만 일자리 47%, 유럽에서는 54%가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비단 이들 연구진 뿐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이 대부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하더라도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보조 역할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민간 분야의 일자리 창출도 어렵지만 공공 부문에서 창출한다 하더라도 저임금, 저숙련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실제 2016년 발간된 <노동 없는 미래>의 저자 틴 던럽 박사는 "우리는 노동 시장에서 기계와 경쟁하려 해서도 안 되고 또 기계와 비교해 우위도 없는 면에서 경쟁하며 똑같은 혜택을 받으려 해서도 안 된다"며 "우리가 우위를 가진 면들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제작한 동영상 캡처. (출처=유튜브)

    ◇ 도덕적 해이

    돈을 그냥 주면 도덕적으로 해이해질 것이라는 우려인데, 전문가들은 그 동안의 실험 결과를 제시하며 지나친 걱정이란 의견이다.

    백승호 가톨릭대 복지학과 교수는 "80년대부터 시작된 알래스카의 영구기금배당은 매년 1인당 2000달러 안팎의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도덕적 해이 논리라면 이 지역의 고용률이 떨어졌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주보다 높다"며 "근로 동기 저하라든가 도덕적 해이라는 말은 왜곡된 정치적 공세일 뿐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의 오준호 작가는 "주식 배당이나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면서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에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은 낡은 프레임"이라며 "최저 생계비 수준의 기본소득을 받고 일을 그만두거나 하는 경우는 없으며 그 동안 진행됐던 수많은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실제 유니세프는 지난 2013년 인도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기본소득을 받은 사람들은 일을 그만두기보다 집과 화장실을 개선하고 말라리아 예방에 돈을 쓰는가 하면 건강 개선으로 인한 아이들의 학교 출석률 상승, 더 많은 소득과 부패 감소 등의 결과를 얻었다.

    ◇ 기존 복지제도 강화

    찬성하는 측은 우선 기존 복지제도 강화와 기본소득 도입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기본소득이라는 바탕 위에 기존 복지제도를 '병행'하자는 것으로 '대체'의 개념이 아니라는 것.

    이와는 별도로 기존 복지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가난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거나 가난에 대한 낙인, 선별을 위한 소요 비용, 직장을 구함으로써 지원이 중단되는 부작용 등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출처=유튜브 캡처

    ◇ 노동환경

    노동 환경 변화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기본소득을 이유로 기업들이 임금 인상을 지연하거나 혹은 '더 많은' 소득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경쟁으로 노동 환경이 더욱 열악해질 수 있다는 주장과 반대로 기본소득을 담보한 노동자들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인간의 욕망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인데 오준호 작가는 "앞으로 양산될 긱(gig) 노동자나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노조가 포괄적으로 보장해 줄 수 없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통해 바닥을 높여줘야 노동자들의 불안함이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 밖에도 포퓰리즘 지적에 대해서는 일자리 문제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구조적 문제가 더 앞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선배 기본소득대전네트워크 운영위원은 "그 동안 완전고용의 시대와 같은 삶이 4차 산업시대에는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아예 새판을 짜자는 것"이라고 말했고 백승호 교수는 "청년 취업을 위해 어마어마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고용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 하고 싶은 의지도, 능력도 있지만 일자리 자체가 없는 시대가 현실화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을까. '돈이 돈을 버는' 양극화의 틈새는 더 벌어지겠지만, 지금의 복지 제도만으로 그 틈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일자리 소멸에 대한 심상치 않은 경고가 잇따르면서 최근 들어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도 부쩍 많아졌다. 인간다움 뿐 아니라 재분배와 자본주의 체제 유지 방안으로까지 평가받으며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지지를 받고 있는 기본소득은 과연 대안일까.

    좋든 싫든,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 앞에 서 있다. 대전 CBS는 기본소득이 우리 삶에 미칠 영향과 찬반이 엇갈리는 지점, 재원 확보 방안과 논의의 한계, 정치권의 역할 등 기본소득을 향한 다양한 시선들을 짚어보고 활발한 논의를 위한 화두를 던져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왜 기본소득인가
    2. 당신은 '이미' 기본소득을 받고 계십니다
    3. 세계는 지금 기본소득 실험 중
    4. 진보의 기본소득 보수의 기본소득
    5. 기본소득, 엇갈리는 찬반의 지점들
    6. 기본소득 얼마가 필요하고 어떻게 구할까
    7. 기본소득은 공산주의?..."판단은 시민들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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