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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죽을 사람이 살아났으니 남은 인생 봉사하겠습니다"

    • 2005-04-1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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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경비원 정동희씨, 사형수 20년 징역형 등 파란만장한 삶 화제

    활짝 웃고 있는 정동희(58)씨(박형주 기자/CBS전남)

     


    전남 광양시 중마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정동희(58)씨.


    그는 사형수에서 무기수로, 다시 20년 징역형에서 18년 1개월 만에 크리스마스 특별 가석방을 받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초등학교만 졸업한 그는 지난 70년대, 서른 초반의 나이로 경남 마산으로 건너가 궂은 일 마다 않고 닥치는 대로 일했다.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인분 청소부를 시작으로 연탄대리점을 차리고, 급기야 꽤 잘나가는 미곡상회에서 종업원까지 거느린 남부러울 것 없는 사장이 된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그의 돈을 보고 유혹해 온 여인과 악연이 시작되고 결국 한 순간의 실수로 그의 처남과 함께 그녀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지난 85년 12월, 그는 살인 혐의로 구속되고 이듬해 5월, 1심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죽는 날만을 기다리던 그에게 하지만 하나님의 손길이 건네졌다.

    하나님의 은혜였을까? 그는 같은 해 광복절 무기형으로 감형된다. 지난 2천년 다시 20년 형으로 줄어들고 급기야 지난 2천 3년 크리스마스 특사로 가석방되는 기적을 맞는다.

    영어의 몸이 돼 죄값을 치르고 있음에도 그의 아내는 꿋꿋이 가정을 지켰고, 그의 성실함을 듣고 돕는 손길도 잇따라 그의 자녀들 모두를 대학까지 보내게 된다.

    그의 장남 혜영(33)씨는 행정고시를 합격해 현재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고, 차남 선재(30)씨도 창원시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자유의 몸이 된 그는 전국의 교도소를 다니며 재소자를 위한 선교활동과 신앙간증을 해오고 있다.

    또, 자신의 시신과 장기를 학술용으로 기증하기로 서약하고,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경로잔치도 벌이고 있다.

    정씨는 ''''죽을 사람이 살아 났으니 남은 인생은 기쁘게 봉사하겠다''''며 흐뭇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CBS전남방송 박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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