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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묘하게 연결되는 '녹두꽃'과 '우금치 전투'

잘 짜여진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에 시청자들 감정 녹여
최근의 경색된 한일 관계 또한 호평에 영향 분석도…

(사진=녹두꽃 방송 화면 캡처)

 

5일 저녁 방송된 SBS 금토 드라마 '녹두꽃'이 동학농민운동의 '우금치 전투'를 완벽하게 소화해 시청자들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방송된 '녹두꽃' 41·42회의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각각 5.7%(전국 4.9%), 7.1%(전국 5.9%)를 기록했다. 시청률은 마지막 부분에 7.9%까지 치솟았다. 이에 녹두꽃은 동시간대 지상파에서 방송된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녹두꽃은 동학군의 2차 농민전쟁인 공주 우금치 전투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뤘다.

녹두장군 전봉준(최무성 분)이 이끄는 의병들은 조선 관군과 일본의 연합군과의 최대 격전지 우금티(우금치)에 다다랐다. 신분을 막론하고 일본을 몰아내고자 하는 조선의 모든 민초들이 모였다.

전투가 시작되자 신식 무기로 중무장한 연합군의 압도적인 화력 앞에 많은 사람들이 처참히 죽어갔다.

민초들은 목숨을 잃을 줄 알면서도 우금티를 향해 내달렸지만 결국 닿지 못했다. 전투 역시 대패했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우금치 전투는 사실 전투라기 보다는 '학살'에 가깝다.

수적 우위를 점한 동학농민군의 밀집 대형은 조선 관군과 일본군의 중화기인 개틀링 포 사격에 취약했고, 이는 1만여 명이 넘는 농민군의 대량 학살로 이어진다.

이 전투로 동학농민군은 급격하게 힘을 잃고 결국 녹두장군 전봉준은 체포돼 처형당한다.

'녹두꽃'은 이러한 역사 속 사실을 잘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감정을 녹였고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도 계속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감동을 받았다", "역사 속 그날을 잊지 않겠다"며 칭찬의 글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잘 짜여진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 외에도 최근의 경색된 한일 관계가 시청자들의 감정을 움직이며 호평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일본 아베 정부는 과거를 부정하며 반도체 수출 금지 등의 경제 보복 조치로 한국을 옥죄고 있다.

이에 국민들은 반발하기 시작했고 일본 상품 불매, 일본 여행 금지 등의 목소리로 이에 항거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녹두꽃' 속 백이강(조정석 분)의 대사와도 맞물리며 큰 울림을 주고있다.

"사람 위에 사람 있고 사람 밑에 사람은 개돼지나 다름 없었잖아. 그래서 우리 싸웠잖여. 죽자고 싸워서 만들었잖여. 그런데 양반이 있던 자리에 왜놈이 올라타갔고, 다시 개돼지로 살아야것제. 그래서 난 싸울라고. 찰나를 살아도 사람처럼 살다가 사람처럼 죽것다 이말이여"

조선 침탈이라는 일본의 야욕에 맞서 싸웠던 농민군의 모습과 과거를 부정하면서 경제적 보복을 자행하는 일본에 항거하며 '불매 운동' 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우리 국민의 모습이 연결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우금치 전투 속 농민군의 적은 일본군 뿐만이 아니다. 외세와 손잡고 동족 상잔의 비극을 저지른 조선 관군 또한 민초의 적이었다. 이 또한 작금의 상황과 연결되며 큰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단순한 경제 공격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4일 자신의 SNS에 "아베 정권의 속내는 궁극적으로 일본에 굴종적인 박근혜 후계 정권을 세우는 것"이라면서 "아베 정권의 공격이 형식은 '경제공격'이지만 실제로는 '정치공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베 정권의 선제공격에 대해서는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려는 '부일 매국세력'의 여론 공작에 넘어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고도 올바른 대응책일 것이다"라며 "시급히 퇴출시켜야 할 대상은 '한국 국적의 일본 군국주의 추종세력'이다"라고 주장했다.

전 교수가 언급한 '한국 국적의 일본 군국주의 추종세력'은 우금치 전투 속 일제와 손잡은 '조선 관군'의 모습과 흡사하다.

작금의 현실과 묘하게 연결되며 울림을 주고 있는 드라마 녹두꽃. 전날 방영된 '녹두꽃'은 수많은 시체더미 안에서 눈을 뜬 백이강의 모습으로 끝이 났다. 민초와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백이강이 향후 어떠한 행보를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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