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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수가 또"…죽어야 사는 배우 김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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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갑수가 또"…죽어야 사는 배우 김갑수

    tvN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대통령 역으로 출연
    1회 만에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서거…시청자·누리꾼 "김갑수가 또"라며 탄식
    출연 1분 20초 만에 단명한 웃지 못 할 기록도 있어
    김갑수 연기에 대한 찬사가 만든 웃픈 수식어 '사망 전문배우'

    tvN '60일, 지정생존자' (사진=방송화면 캡처)

     

    배우 김갑수가 tvN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방송 1회 만에 사망하며 "김갑수가 또"라는 탄식을 자아내고 있다. 매 작품에서 호연을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만, 너무 자주 죽음을 맞이하는 역할을 맡은 배우에 대한 아쉬움 섞인 탄식이다.

    김갑수는 지난 1일 방송을 시작한 tvN 새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서 양진만 대통령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노론 이후 처음 정권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진보적 성향의 대통령이라는 양진만은 박무진(지진희 분)이 맞지 않는 신발과 같은 '정치'에 입문하게끔 만든 인물이다.

    김갑수는 짧지만 개인의 신념만으로 무언가를 '선택'할 수 없는 '대통령'이란 위치, 대한민국 권력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듯 보이지만 동시에 누구의 입에나 오르내릴 수 있는 가장 가벼운 위치에 존재한 '양진만 대통령'이란 인물을 흡인력 있게 표현해 냈다. 그러한 열연 속에 김갑수는 극 중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인해 방송 1회 만에 사망한다.

    이에 시청자와 누리꾼은 "김갑수가 또" "그에게 죽음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 등 아쉬움을 쏟아내고 있다.

    '사망 플래그(복선)', '사망 플레이어', '사망 전문배우'라는 웃픈(웃기다와 슬프다의 합성어) 별명이 붙은 김갑수는 수많은 작품에서 유독 죽음을 많이 맞이했다. 그러다보니 이를 활용한 CF까지 나오기도 했다.

    MBC '제3공화국'(1993년)에서는 간첩사건에 연루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으며, KBS1 '태조왕건'(2001년)에서는 왕건 일파의 반란이 일어난 가운데 황궁에서 독약을 마시고 자결했다. KBS2 '해신'(2004년)에서는 장보고의 칼에 찔려 사망했으며, MBC '혼'(2009년)에서는 원혼에 의해 시달리다가 추락사했다. KBS2 '신데렐라 언니'(2010년)에서는 충격으로 쓰러져 죽었다.

    KBS2 '아이리스' 시리즈에서는 서로 다른 역할로 나와 두 차례 죽음을 맞는다. '아이리스'(2009년)에서는 백산 국장의 총에 맞아 죽었고, '아이리스 2'(2013년)에서는 백산의 몸에 부착된 폭탄이 터지면서 죽었다. 황망하게도 MBC '즐거운 나의 집'(2010년)에서는 1분 20초 만에 몸싸움 도중 머리를 다쳐 죽었다.

    MBC '밥상 차리는 남자'(2017~2018년)에서 이신모 역으로 비록 '발암 캐릭터'를 맡았지만, 해피엔딩을 맞으며 끝까지 살아남았다. 이에 '사망 전문배우' 타이틀을 떼어내나 했더니, 지난해 tvN '미스터 션샤인'에 의병장 역으로 출연해 끝까지 생존하는 듯 보였으나 마지막 회에서 장렬하게 전사한다.

    일부만을 나열해도 이렇게나 다양한 죽음을 맞이한 김갑수가 '60일, 지정생존자'에서도 1화 만에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JTBC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즌 1' (사진=방송화면 캡처)

     

    배우 김갑수는 지난 1977년 극단 현대극장의 1기 연구생으로 데뷔해 무대에서 활약했다. 이후 1988년 KBS '바라밀'로 안방극장에 진출해 수십 편의 드라마에서 다양한 역할을 선보였으며, 스크린에서도 그의 활약을 마주할 수 있다.

    웃음이라는 하나의 동작 안에도 허탈함이나 처연함, 처절함 등의 서로 다른 감정을 뒤섞어 표현해내고, 선과 악을 완벽하게 오가며 김갑수는 강한 흡입력으로 시청자를 극 안에 끌어들인다. 극 안에서 인물을 연기하는 김갑수는 인물 그대로인 것처럼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그러한 연기가 만들어 낸 존재감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뇌리에 진하게 남게 된다.

    이처럼 드라마 속 그의 죽음에 "김갑수가 또"라는 탄식이 뒤따르는 것은 그만큼 김갑수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의 강렬함이 시청자에게 강력하게 각인됐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일 것이다. 배우 김갑수가 보인 연기에 대한 탄식 같은 찬사 말이다.

    지난 2010년 MBC '무릎팍 도사'에서 김갑수는 "저도 이제 좀 드라마에서 오래 살고 싶다"라는 고민을 이야기한 바 있다. 비록 드라마에서는 이러저러한 죽음을 맞이하며 아쉬움을 남기지만, 죽어야 사는 김갑수는 아쉬움만큼 시청자와 관객에게는 '배우 김갑수'라는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김갑수는 현재 방송 중인 JTBC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즌 1'에서는 대한당 원내대표 4선 국회의원 송희섭 역을 맡아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다. 총성 없는 전쟁터라는 여의도에서 '4선'을 한다는 게 얼마나 치열하며 온몸을 던져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김갑수는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 4선 의원의 질긴 정치력으로 이번에는 끝까지 살아남는 그의 연기를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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