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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북 D-1, 한반도 비핵화 협상판이 요동친다



아시아/호주

    시진핑 방북 D-1, 한반도 비핵화 협상판이 요동친다

    • 2019-06-19 17:28

    시진핑 노동신문 기고문서 한반도 비핵화 '촉진자 역할' 강조.
    중국 외교 당국과 관영매체들도 이에 동참.
    한국 외교 당국 고위급 인사들도 기대감 표출.

    시징핑 국가주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이야기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하루 앞으로 다가 오면서 그동안 얼어붙었던 한반도 비핵화 협상 국면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시 주석이 북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직접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을 비롯해 중국 관영매체들과 외교 당국은 연일 ‘중국 역할론’ 불 지피기에 여념이 없다. 한국에서도 주요 정부 관계자들이 북미 대화 재개를 전망하는 등 대화 재개를 시사하는 조짐들이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 시진핑 한반도 문제 전면 부각, 자신감 표출

    시 주석은 1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진전이 이룩되도록 공동으로 추동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쉽지 않은 역사적 기회"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과거부터 이어져온 북·중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중국 최고지도자가 노동신문에 기고문을 게재한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데다, 기고문 초반에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의 기여”를 가장 먼저 언급한 부분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시 주석 스스로 이번 방북에서 가장 중시하는 이슈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내세운 것은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얼어붙은 북·미 관계를 고려한다면 분명 의외다. 북·중 수교 70주년인 올해 북한을 방문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성과거리를 찾지 못해 방북 시점을 놓고 고민했던 시 주석이 돌연 이런 자신감을 보인 배경에는 북핵 문제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종의 언질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 주석이 북한 방문을 결심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전격적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동하기로 결정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시 주석은 최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촉구에도 확답을 주지 않고 있었다.

    중국 외교당국 역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중국의 ‘촉진자 역할’을 부각시키는데 연일 부심하는 모양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마자 “방북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가 새로운 진전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역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연일 ‘중국 역할론’을 선전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이날 평양발 국제 사평사설에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 특수한 중요 작용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반관영 주간지 중국신문주간(中國新聞周刊)은 "중국은 북핵 문제에서 일관되게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해 왔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새로운 동력과 방향을 제시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시 주석은 6월 초부터 홍콩에서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어느 정도 정치적 타격을 입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북한 방문을 결정한 상태다. 성과에 대한 확신을 갖지 않는 이상 ‘한반도 비핵화’ 문제처럼 부담스러운 이슈를 전면에 부각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러스트=연합뉴스)

     

    ◇ 韓 외교당국 고위 인사들도 기대감 표출

    멈춰선 북·미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은 한국 외교 당국 관계자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외교부는 이날 시진핑 주석의 방북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계속 대화의 틀에 남아있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어 "정부는 시진핑 주석의 이번 북한 방문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경화 외교장관도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 간 대화 재개 조짐이 보이느냐'는 질문에 "좋은 징조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경향신문 주최로 열린 경향포럼 축사에서 "내일모레 평양에서 북중정상회담이 열린다. 다음주 말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와 한중·한일·미중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리고, 그 직후 서울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이어진다"며 "당사국 정상들의 대화가 연쇄적으로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앞으로 수개월 안에 이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지난 17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도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앞으로 몇 개월 사이에 좋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조윤제 주미대사는 18일(현지시간)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수개월간 정체 상태에 있던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최근 다소 희망적 기운이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외교 당국 관계자들의 낙관론을 기대감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북·미 정상간 접촉을 재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이희호 여사 타계 때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하며 단절됐던 남·북간 소통 재개도 시사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 관계가 계속 공전되고 있던 와중에 대화 당사자 중에 하나인 북한이 적극적으로 움직임을 재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의 급변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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