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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 1년 지났지만…안전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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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 1년 지났지만…안전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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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기자의 사후담] 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
    혼자 여행온 20대 여성 성폭행한 뒤 살해한 관리자 한정민
    경찰 수사 이후 제주 떠나 잠적했다가 천안서 극단적 선택
    사건 직후 제주도·경찰 '게스트하우스 안전 종합대책' 발표
    '안전인증' 1%도 안 되고, 성범죄자 채용 제한 추진도 못해
    별도의 관리 규정도 없어 사각지대 여전...체계적 보완 필요

    살인 사건이 발생한 제주시 구좌읍의 한 게스트하우스. (사진=자료사진)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고 기자의 사후담>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9년 5월 15일(수)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고상현 기자

    ◇ 류도성> 제주지역의 사건사고 뒷이야기를 들여다보고, 행정 당국의 후속 대책을 점검하는 '고 기자의 사후담'. 오늘은 어떤 주제를 들고 오셨나요.

    ◆ 고상현> 지난해 2월 제주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관리자인 32살 한정민씨가 여성 투숙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 사건 이후 안전 대책이 마련됐는데, 현재 잘 추진되고 있는지 취재해봤습니다.

    ◇ 류도성> 네. 일단 이 사건에 대해 잘 모르는 청취자들을 위해 어떤 사건이었는지 설명해주시죠.

    ◆ 고상현> 지난해 2월 10일 제주로 여행 간 딸이 돌아오지 않는다며 울산에 있는 가족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합니다. 경찰은 바로 수사에 나섰고, 다음날인 11일 제주시 구좌읍의 한 폐가에서 26살 A 씨의 시신을 발견합니다.

    ◇ 류도성> 목이 졸려 숨진 채로 발견됐죠.

    ◆ 고상현> 네. 바로 한 씨가 살해한 건데요. 피해 여성은 한 씨가 관리자로 있던 폐가 인근 게스트하우스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묵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 류도성> 그런데 어쩌다가 살해사건이 난 건가요?

    ◆ 고상현> 제주도로 혼자 여행 오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까? A 씨도 7일 혼자 제주에 와서 게스트하우스에 묵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한 씨가 마련한 술을 곁들인 파티에 다음날 새벽까지 있다가 게스트하우스 2층 방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습니다. 이후 폐가에 버려졌습니다.

    ◇ 류도성> 그렇군요. 사건 이후에도 한 씨는 태연하게 손님을 받았다면서요?

    ◆ 고상현> 네. 그렇습니다. 10일 실종 신고 이후 경찰이 사건이 벌어진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갔는데요. 한 씨는 시장도 보고, 손님도 받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피해여성의 렌터카 차량을 몰고 편의점에 다녀오기도 했죠. 경찰은 시신 발견 전이라 실종사건 수사로 한 씨도 직접 만났는데, 무척 태연했다고 합니다.

    ◇ 류도성> 이후 바로 제주를 떠나 잠적하면서 수사의 어려움을 겪었었죠.

    ◆ 고상현> 네. 한 씨는 경찰과 만난 지 6시간 만인 10일 오후 8시 35분 비행기로 제주를 떠나 잠적했습니다. 다음날 시신이 발견되며 유력 용의자가 됐는데요. 이미 떠나고 난 뒤였죠. 이후 수사의 어려움을 겪던 경찰은 공개수사로 전환했습니다.

    ◇ 류도성> 그러다 한 씨는 범죄 발생 일주일 만인 14일 천안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어요.

    ◆ 고상현> 네. 경찰 수사망을 피해 제주를 빠져나간 한 씨는 서울 신림동, 경기 안양 등지를 돌다 천안 동남구 신부동의 한 모텔에 묵었는데요. 모텔 주인이 퇴실 시간이 지났는데도 한 씨가 나오지 않자 방에 들어갔다가 화장실에서 목 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한 겁니다.

    ◇ 류도성>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거군요. 경찰이 실종신고 직후에 수사만 제대로 했다면 금방 잡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 고상현> 네. 한 씨는 사건 이전인 재작년 7월 같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만취한 여성 투숙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거든요. 한 씨를 만나기 전 범죄경력을 조회했다면 시신 발견 전이어도 범죄 혐의점에 관한 추궁이 가능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피해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폐가 모습. 폐가 뒤로 살인사건이 발생한 게스트하우스 건물이 보인다. (사지=자료사진)

    ◇ 류도성> 이 사건이 보도되고 나서 게스트하우스 안전대책을 주문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잇따라 이어지며 뜨거웠어요.

    ◆ 고상현> 네.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 여파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다양한 제안들이 이뤄졌는데요. 게스트하우스 안전대책 수립, 관리 일원화, 성범죄자 직원 채용 제한 등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 류도성> 국민적 관심이 뜨거웠던 사건인 만큼 대책도 즉각 마련된 거로 알고 있어요.

    ◆ 고상현> 네. 제주도는 경찰 등 관계기관과 수차례 대책회의를 거쳐 '게스트하우스 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작년 3월에 이를 발표합니다. 대표적인 내용이 게스트하우스 안전인증제입니다. 객실 내‧외부 잠금장치 설치, 폐쇄회로(CC)TV 설치 등 20개 항목에서 적합판정을 받으면 관광공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를 약속한 겁니다.

    ◇ 류도성> 또 다른 대책은 없나요?

    ◆ 고상현> 안전인증제외에도 관련법 개정을 통해 성범죄 전력자의 게스트하우스 운영과 취업 제한을 하기로 했고요. 또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긴급신고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 위치 정보 등이 바로 전달되는 '안심제주 앱'과 제주여행지킴이 단말기도 대책으로 내놨습니다.

    ◇ 류도성> 현재 추진 상황은 어떤가요?

    ◆ 고상현> 네. 대표적으로 추진됐던 안전인증제의 경우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도내 3973개 업장 중 단 39곳만 인증을 받았습니다. 1%도 안 되는 겁니다.

    ◇ 류도성> 아니 왜 이렇게 참여가 저조한 건가요?

    ◆ 고상현> 일단 신고 기간이 연간 한 번밖에 할 수 없기도 했고요. 인증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CCTV 설치의 경우 설치비 50%를 지원해주기로 했지만, 작년 예산이 반영 안 되면서 지원을 못 해주기도 했고요.

    ◇ 류도성> 다른 대책들은요?

    ◆ 고상현> 성범죄자 운영 제한은 관련법 개정이 필요해 제주도가 정부에 요청을 했는데요. 과도한 규제로 볼 수 있어서 시기상조라며 받아들여지지 않았고요. 안심제주 앱이나 제주여행지킴이 단말기도 홍보가 부족해 이용실적은 저조한 상황입니다.

    ◇ 류도성> 행정 당국에서 약속한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네요. 그러는 사이 게스트하우스에선 성범죄가 되풀이됐습니다.

    ◆ 고상현> 네.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인 작년 3월 11일 제주시의 한 게스트하우스 파티에 참석했던 20대 여성을 투숙객이 성폭행하려다 상처를 입힌 사건이 있었고요. 또 같은 해 11월에는 해양경찰이 여성 객실에 침입해 2명을 강제 추행하기도 했습니다.

    ◇ 류도성> 문제가 됐던 술을 곁들인 파티도 이어졌었죠?

    ◆ 고상현> 네. 식품위생법상 허가를 받은 업장에서만 술을 팔 수 있는데 살인사건 이후 게스트하우스의 불법 파티가 문제 됐었거든요.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직후 일부 업장을 중심으로 불시단속을 벌였는데 모두 35곳이 적발됐습니다. 아예 나이트클럽 시설을 차리고 음주파티를 연 업장도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 류도성> 문제가 심각하네요.

    ◆ 고상현> 더 큰 문제는 현재 게스트하우스 관리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겁니다. 현재 게스트하우스는 농어촌민박으로 분류되는데요. 펜션이나 민박과는 다르게 게스트하우스는 별도의 관리 규정이 없습니다.

    ◇ 류도성> 관리‧감독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군요.

    ◆ 고상현> 네. 사실 제주도에 혼자서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게스트하우스가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이후 인기를 얻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과열 경쟁으로 불법 파티 등의 영업이 이뤄지기 시작한 겁니다.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업장들도 많은데, 이번 사건으로 덩달아 범죄 우려 장소로 오명을 안게 된 겁니다. 범죄 예방뿐만 아니라 선량한 업장이 피해 보는 사례가 없도록 행정 당국이 관련 제도를 체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 류도성> 네. 지금까지 고상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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