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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건설기계, 대리점 우량 고객 '빼가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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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건설기계, 대리점 우량 고객 '빼가기 의혹'

    거래처 매출 조사 이후 대리점 '매출 하락·거래 단절' 이어져
    대리점협의회 "본사 부품 판매 이익 극대화 위한 꼼수" 주장
    볼보 "대리점 매출 불이익 주장은 왜곡된 듯"…구체적 언급 피해

    볼보건설기계코리아(이하 볼보)가 전국 부품대리점을 대상으로 거래처 매출 조사를 진행한 이후 일부 대리점에서 거래처에 대한 매출 급감과 거래 단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볼보가 부품 직영판매점을 통해 대리점의 영업망을 잠식하고 있다는 전국부품대리점협의회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9.4.21. '21년 동고동락 을의 분노'…볼보 부품 직판점 출점에 대리점주 반발)

    때문에 볼보가 본사의 부품 판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리점의 우량 거래처 빼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사진=볼보건설기계 홈페이지)

     

    ◇볼보의 대리점 대상 거래처 매출 조사는 영업망 잠식 의도?

    볼보와 전국부품대리점협의회 등에 따르면 볼보는 2014년 9월 네트워크 게시판을 통해 당시 전국 45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주요업체(Key Accaunt)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당해 연도 지역의 각 대리점이 볼보가 지정한 113개 거래처에 대해 얼마만큼 부품을 판매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볼보는 대리점의 사업 감시가 아닌 해당 거래처와 부품 거래를 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한 조사라고 밝혔다.

    하지만 볼보의 대리점 주요 거래처 부품매출 조사 이후 일부 대리점은 해당 거래처의 매출이 떨어졌고, 심지어 거래 단절로까지 이어졌다.

    A업체와 거래하는 한 대리점은 조사 시점과 비교하면 현재 30~40% 가량 매출이 떨어졌고, 다른 대리점은 B업체와 해마다 거래량이 줄기 시작해 급기야 거래가 끊겼다.

    거래 단절로 이어진 대리점의 경우 조사 대상이 아닌 여러 거래처와도 거래가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리점은 C업체로부터 2014년 4,4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한 이후 2015년 300만원, 2016년 50만원으로 매출이 급감했고, 2017년에는 거래 단절로 이어졌다.

    또 D업체로부터 매출은 2014년 2,600만원, 2015년 870만원, 2016년 700만원, 2017년 380만원으로 떨어지더니 2018년 결국 거래가 끊기면서 본사가 거래처를 빼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해당 대리점 관계자는 "2010년 본사 직판점이 개설된 직후 20년 넘게 거래했던 몇몇 업체의 거래가 끊겼다"면서 "그리고 2014년 본사의 거래처 조사 이후 여러 거래처의 부품 주문이 현저하게 줄어들더니 급기야 거래 단절로 이어졌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사진=볼보건설기계 홈페이지)

     

    ◇10년 전 대리점 축소 정책 밝힌 볼보…현재는 직판점 추가 개설로 전환

    전국부품대리점협의회는 이처럼 일부 대리점이 수십년간 쌓아온 영업망이 잠식되고 있는 원인으로 본사의 직영 부품판매점(이하 직판점)을 지목하고 있다.

    직판점은 전라도 광주, 대전, 경북 안동, 경남 양산 등 4곳이 운영 중이며 이달 중으로 충남 아산에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직판점은 지역 지사의 건물을 사용하고 있고, 이곳에는 건설기계 수리를 담당하는 AS팀도 운영되고 있다.

    볼보에서 생산된 중장비는 수리는 대전에 위치한 정비공장에서 담당하는데 큰 결함이 아닌 이상 AS직원이 장비가 있는 곳을 방문해 수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볼보의 중장비를 신규로 구매할 경우 1~3년, 2000~6000시간의 무상 수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이 기간 동안은 본사 부품을 사용한다.

    무상서비스가 종료된 이후 부품은 유상으로 처리된다. 2010년 이전까지 AS직원들은 유상수리에 들어가는 부품을 인근 대리점으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직판점 개설된 뒤에는 비용 처리를 해주는 대리점이 아닌 직판점에서 부품을 가져다 쓰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 대리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직판점 영업권 밖에 있는 지역은 지금도 대리점에서 일부 부품을 가져다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본사 소속인 AS직원은 여러 업체를 다니는 특성상 직판점 홍보도 자연스레 이어져 대리점의 거래처 이탈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것이 대리점협의회의 주장이다.

    신현욱 대리점협의회 회장은 "10년 전 볼보는 전국에 대리점이 많다고 지적하며 향후 26개 대리점으로 축소하겠다고 했는데 도리어 지금은 직판점을 추가 개설하고 있다"라며 "볼보는 사장이 바뀌면 정책과 계획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국의 42개 대리점은 본사와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거래처에 순정부품을 문제없이 공급해 왔다"면서 "본사가 직판점을 출점하려면 주변 대리점이 피해를 입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볼보건설기계코리아 충남지사 모습. 볼보는 이달 중으로 충남지사 1층에 부품 직영판매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사진=볼보건설기계코리아 홈페이지)

     

    ◇볼보 "대리점 주장 왜곡" 반박…구체적 언급은 피해

    이와 관련해 볼보는 직판점 운영으로 대리점의 매출에 불이익을 미쳤다는 대리점협의회의 주장은 왜곡됐을 수 있다며 반박했다.

    볼보는 공식입장을 통해 "2014년 이후 전체 볼보 부품 대리점의 매출 기록을 파악해 보니 2015년에 일시 감소했으나, 2016년과 2017년에는 증대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개별 지점에 대한 상세 매출수치는 영업사안으로 공개가 어렵다"면서 "그러나 동일 기간 내 전체 부품 매출에서 대리점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기존의 수준에서 큰 차이 없이 유지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볼보는 세계 어느 곳이든 지역사회 상생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안타깝게도 국내 건설기계 경기 전반은 지속적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볼보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직판점 운영 등으로 내수 소비자의 브랜드 만족도 향상을 이끌어내고 있다"라며 "대리점은 볼보의 노력에 꼭 필요한 협력사로 상생의 길을 도모하고 있고, 다각적인 방향으로 매출 증대와 건설기계 경기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대리점협의회의 반발 원인인 직영점 추가 개설에 대해서는 "본사 실무부서가 부품 대리점협의회와 협의 중인 사안"이라며 "최근 충남지역 직판점 개설과 관련해 일부 대리점주의 요청이 있어 검토, 응대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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