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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없는 한반도' 선언 1년…멀고 고된 평화의 길



국방/외교

    '전쟁 없는 한반도' 선언 1년…멀고 고된 평화의 길

    27일 판문점선언 1주년…군사합의로 긴장완화 성과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후 군사합의 추가 전진 '답보'
    군사분야 대화제의 외면한 北, 한미연합 군사훈련 비난
    "평화의 문 열었지만 한반도 문제해결의 한계"
    "군사분야 합의 중심으로 평화유지 동력 삼아야"

    지난 2018년 4월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뒤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27일로 남북정상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처음으로 손을 맞잡은지 1년이 됐다.

    따뜻한 봄날 오후. 새들의 지저귐 속에 남북 정상이 도보다리를 산책하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던 모습은 아직도 많은 국민들에게 감동으로 남아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회담을 하고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서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했다"고 밝혔다.

    이후로 북미 대화국면으로 이어지며 평화의 문이 열리긴 했지만 지난해 봄과 1년이 지난 올봄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1년이 지나면서 한반도 문제해결의 한계점이 드러났기 때문인데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은 지금부터가 진짜 오르막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 전쟁없는 한반도 선언 1년… 군사적 긴장완화 성과와 한계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시험발사한 뒤 지금까지 미사일 발사시험을 하지 않고 있다.

    2017년 북한이 수시로 미사일 발사시험을 하는 것에 대해 우리 군이 탄도미사일 대응사격을 하고 미군이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수십대가 탑재된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을 전개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던 상황과 비교하면 말그대로 '평화의 시대'인 셈이다.

    특히 남북정상이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 위험 실질적 해소를 위한 노력은 9월 평양회담의 9.19군사분야 합의로 이어져 군사분계선 일대의 긴장완화에 기여하고 있다.

    남북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연대급 훈련과 포사격, 정찰을 중지하고 완충수역에서는 함정의 포신을 가리는 등 육,해,공중에서의 적대행위 중지를 유지하는 가운데 남북 각각 11개의 GP가 철수되고, JSA 비무장화도 이뤄졌다.

    6.25 전사자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와 남북간 도로연결작업이 이뤄지고 한강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수로조사도 실시됐다.

    그러나 여기까지가 전부다. JSA의 비무장화는 이뤄졌지만 남북 공동경비와 자유왕래는 북한이 유엔사 배제를 주장하며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공동유해발굴도 북한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남측 단독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체 GP철수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의 평화수역과 공동어로구역 조성은 남북이 구성하기로 합의한 군사공동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하지만 위원회 구성을 위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들어 또 하노이 비핵화 회담이 결렬된 후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하면서 군사분야 합의를 추가로 이행하기 위한 노력이 모두 중단된 것이다.

    다만 국방부는 군사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또 이를 위해 북측에 대화도 제의했다는 입장이지만 상대가 호응하지 않는 한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과 성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 대화제의 외면하고 연합훈련, 스텔스기 도입 비난하는 北

    (사진=연합뉴스)

     

    남측의 군사분야 대화제의를 외면하고 있는 북한은 최근 매체를 통해 남측 군부를 비판·비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한미 군사당국이 비핵화 대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연합훈련을 축소 조정해 실시했지만 적대행위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5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남북간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조평통은 최근 대규모 항공훈련인 맥스선더를 폐지하고 수십대 규모로 축소해 진행하고 있는 한미의 공중연합훈련에 대해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며 북과 남이 군사적 긴장 완화와 적대관계 해소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확약한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행위"라고 주장했다.

    작년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를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등 평화분위기가 조성된 이후 북한이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한을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결국 적대행위 중지에 대한 해석과 상항에 따라 '군사분야 합의이행'이라는 판 자체가 흔들릴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한반도 문제해결의 한계, 북미대화를 위한 남북대화 다시 열려야"

    (사진=연합뉴스)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가 교착에 빠진 가운데 이로 인해 남북관계도 영향을 받아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분야 합의 추가 이행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한계라는 진단을 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4.27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 평화의 문을 넓혔다는 큰 의미가 있다"며 "비핵화와 문제와 관련해 남한을 당사자로 인정하지 않았던 북한이 합의서에 한반도 비핵화에 남북 긴밀히 협의한다는 문구를 포함시킴으로서 긴장완화와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그러나 최근의 남북,북미 상황에 대해 "한반도 문제가 그만큼 복잡하고 이해가 상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북미가 교착되면 남북관계가 영향을 받는 것이 한반도 문제해결의 한계점이다. 교착 국면이 길어지면 대화 추진동력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러회담이 끝나고 대남정책을 담당하는 통일전선부도 개편된 만큼 북한이 북미대화 중재를 위한 남북회담 재개 제안에 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하노이 회담 이후 남북관계마저 정체돼 있는게 사실이지만 판문점 선언의 생명력은 쉽게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반도 평화는 지금부터가 진짜 오르막이다"며 "판문점 선언 3개조 13개항과 평양공동선언 6개조 14개항의 약속이 얼마나 이행됐고 이행하려 노력했는지 돌아보고, 군사분야 합의를 중심으로 차질없이 이행해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남북관계를 유지해나가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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