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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선 소장, 제주4·3증언본풀이 4·3진행형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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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선 소장, 제주4·3증언본풀이 4·3진행형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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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매거진 제주> 산문집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두 얼굴의 제주 봄 표현

    제주4·3연구소 허영선 소장(사진=자료사진)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9년 4월 3일(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4.3연구소 허영선 소장

    오늘은 4.3사건 71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4.3평화공원에서는 오늘도 많은 분들이 제주4.3의 아픔을 함께 공감하고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누구보다 4.3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온 분 한 분을 연결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이란 책을 내고 4.3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분입니다. 제주4.3연구소 허영선 소장을 전화로 나와 있는데요. 소장님 안녕하세요?

    ◇ 류도성>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늘 가슴 한 구석이 시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올해는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보내고 있습니까?

    ◆ 허영선> 71년이잖아요. 세월이 참 속절없구나 그런데도 기억은 참 단단하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71년인데 왠지 더 가슴이 시린 그런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류도성> 책 얘기를 하기 전에 우선 4.3연구소가 올해도 4.3증언본풀이 마당을 진행했는데요. 올해로 몇 회째가 되는 거죠?

    ◆ 허영선> 올해가 18번째입니다. 올해는 금방 제가 가슴 시린 분들을 생각한다고 그랬는데요. 그런 분들을 모셨습니다. 4.3을 겪으신 분들 가운데서도 나는 희생자라고 하면서 정면에 나서지 못하는 그런 분들이 계셨어요.

    이들은 희생자임에도 4.3위령공원에 위패가 없으신 분도 있고 또 후유장애를 4.3시기에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후유장애인 인정을 받지 못한 불인정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그늘 속에 있는 4.3, 그런 분들을 모셔서 왜 아직도 희생자가 되지 못했는지 이야기를 듣고 그 시절에 겪었던 4.3이야기를 아주 생생하게 그 분들의 목소리로 들었습니다.

    ◇ 류도성> 생각나시는 사연이 혹시 있습니까?

    ◆ 허영선> 그럼요. 어린 나이에 도피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고문을 당했던 분도 계시고 또 4.3시기에 할머니와 함께 할아버지를 찾으러 나갔다가 등을 돌로 맞아요. 그래서 그게 불구가 되는 7~8세 때 그 시절부터 불편한 몸이 된 거죠. 그러한 삶을 살고 계시는 분도 계시고 또 어느 날 갔더니 4.3 위령공원에 아버지의 위패가 없어진 겁니다.

    그래서 왜 이런가 했더니 아버지가 당시 활동가라는 이유로 위패를 내린 이런 일들이 있어서 아버지에 대한 그 절절한 마음을 담은 그리고 또 왜 희생자가 되지 못하는가에 대해서 속으로부터 나온 그런 한 맺힌 사연들을 풀어 내셨습니다.

    ◇ 류도성> 그런데 이 증언본풀이 마당을 진행할 때마다 언제까지 가능할까 하는 아쉬움이 늘 있으시겠어요. 세월이 지나가고 있잖아요.

    ◆ 허영선> 그렇죠. 저희들이 항상 이런 분들을 모실 때마다 이번에 그래도 다행이다. 이렇게 사연을 간직하신 분들을 모실수가 있구나. 매번 다행스러워하고 매번 고맙고 매번 어떤 아쉬움 같은 것들을 간직하거든요. 왜냐면 증언하셨던 분들 많은 분들이 세상을 뜨셨어요.

    그렇지만 우리가 증언본풀이마당을 계속 진행하고 아마 내년에도 있을 거거든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 분들 자신이 4.3의 진실 그 자체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은 지금 4.3이 상당히 많은 부분이 진상규명됐다고 하고 할 수 있지만 4.3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이 분들을 통해서 다시 알 게 되고 또 4.3을 어떻게 우리가 바라봐야 될 것인가 또 어떻게 더욱 더 진실규명을 향해서 가야될 것인가 하는 그런 길을 제시해주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4.3을 겪지 않은 세대들한테 정말 이 분들의 육성으로 그 시절을 몸소 체험했던 이야기를 눈물범벅과 함께 들려주면 후세들의 경우는 4.3은 정말 잊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 류도성> 그렇게 직접 겪으신 분들의 증언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4.3연구소가 정말 귀한 일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럴 때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제주사회에는 어떤 주문을 하고 싶으세요?

    ◆ 허영선> 저희들은 무엇보다도 4.3이라는 게 지금 현재는 4.3특별법 개정안을 놓고 가장 첨예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가 되면 상당히 많은 부분 4.3에 미진한 부분들이 해소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 분들을 보면 제주도 자체가 저는 4.3의 트라우마가 떠다니고 있는 그런 섬이라고 봐요. 그래서 4.3, 제주 그리고 제주에 오신 분들은 4.3을 정말 기억하고 4.3이 무엇인지를 한 번쯤 되물어보는 그런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 류도성> 그래서 소장님의 책이 참 소중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제목부터가 마음이 아픈데, 어떤 마음에서 지은 제목일까요?

    ◆ 허영선> 우리는 이 봄을 맞아서 슬프고 처연한 마음들로 애도를 합니다. 항상 이 서러운 봄을 우리는 서럽다 이야기하고 눈물을 흘리지만 이 서러운 봄을 단 한 번 대면하지 못하고 떠난 사람들의 봄을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말은 비극의 언어이면서 죽은 자들의 언어이기도 해요. 왜 우리는 그러한 그 슬픈 봄날이라고 하는 당신들의 그 봄을 한 번도 살아보지 못했다고 하는 거 그래서 어쩌면 억울한 그 죽음들은 이 서러운 봄에 건네는 어쩌면 작은 위로이기도 한 말이 아닐까 그래서 저는 너무나 큰 슬픔의 언어를 주면서 그들을 추모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번에는 이런 제목을 달았고요. 저는 모든 역사의 진보라는 게 큰 슬픔을 통해서 이어진다고 생각을 해요.

    ◇ 류도성> 이 책이 <제주4.3을 묻는 너에게> 다음으로 나온 책인 거죠. 얼마 만에 쓰신 겁니까?

    ◆ 허영선> 그 때가 66주년이니까 국가추념일로 지정이 된 때죠. 그 때 대중들에게 4.3을 모르는 전 국민들, 그런 분들이 항상 4.3이 뭐냐고 제주도에 왔을 때 물어보는데 이런 분들을 향해서 4.3은 이런 것이다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게 벌써 5년이 됐네요.

    ◇ 류도성>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은 어떤 마음으로 쓰셨어요?

    ◆ 허영선>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설명을 해드려야겠는데, 제가 한 5년 정도 여러 매체를 통해서 4.3에 대한 발언을 한 내용들을 묶은 것이고 또 여기에는 짧은 산문들, 4.3의 증언을 토대로 한 시적인 산문들이 요소요소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래서 미발표된 산문들과 그리고 4.3시기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말들, 어떤 말들이 있을까? 그런 말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제가 나름대로 풀어봤고요.

    그리고 제주도 자연 속에서 정말 우리가 꼭 놓치지 말고 봐야 될 4.3의 기억들은 과연 어떤 것인가 그리고 이 4.3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봐야 될 것인가 라고 하는 하나의 지역사회를 살고 있고 제주도를 떠나서 살지 않았던 한 작가가 본 제주도, 그리고 제주도 속의 풍경, 이 풍경 속에 한 귀퉁이에서 늘 피어나는 이런 어떤 아픈 상처, 그런 고통 그런 언어들을 모아본 것이죠.

    그래서 이게 <제주4.3을 묻는 너에게> 라는 책은 하나의 역사서죠. 전체적으로 4.3의 배경에서부터 시작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통사적인 관점에서 이렇게 서술을 하고 이야기체로 아주 쉽게 풀어주고 있다면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은 그야말로 이런 4.3의 역사를 가진 제주 땅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것인가, 이 자연을 그냥 그대로 볼 것인가

    그리고 4.3은 과연 어떤 것인가 이게 우리가 꼭 알아야 될 4.3이라는 것 그래서 제주의 그 봄이라는 게 사실 이렇게 아주 아름답고 찬란하지만 그러나 아주 처연한 얼굴로 오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제주의 봄이라는 내용을 많이 넣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상당히 특별한 그런 이야기들도 좀 있어요.

     

    ◇ 류도성> 어떤 이야기들을 놓치지 말아야 될까요?

    ◆ 허영선> 여기에는요. 제가 만났던 할머니들 가운데 세상을 뜨신 분도 계시는데 나는 찐빵을 먹지 않습니다. 나는 고사리를 먹지 않습니다. 이런 사물들 그리고 우리가 보는 어떤 대상에 대한 그런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 속에서 4.3을 끄집어 낸 거죠. 왜냐면 남편이 예비검속으로 트럭에 실려 끌려가는 마당에 한 여인은 20대에 남편이 정말 굶은 얼굴로 떠나간다는 소식을 듣고서 동네 상점에 뛰어가요.

    그래서 제주찐빵 한 봉지를 있는 돈 다 털어서 그걸 꾸러미를 들고 가서 금방 떠날 것 같은 그 트럭, 마을을 떠나는 그 트럭 위로 던져 넣습니다 맨발로. 그러면서 내 남편이 저 찐빵을 과연 먹었을까, 안 먹었을까 한 번만 물어보고 싶다고 저한테 이야기를 해요. 그래서 그 할머니는 내가 92세를 살도록 사는데 22세에 떠난 남편은 너무나 불쌍하다. 그래서 나는 오래 살아 미안합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내용도 있고 고사리 같은 경우도 고사리를 하고 오다가 아버지가 마중을 나왔는데 그 어린 소녀 그러니까 그 딸의 등짐을 덜어주려고 왔던 아버지가 그 순간에 나타난 경찰들에 의해서 어디론가 끌려가고 뒷날 보니까 희생당했다는 그런 소식을 듣습니다.

    그러면서 고사리철이면 고사리를 보기 싫고 어떻게 고사리를 먹느냐는 이런 아픈 사연들이 있죠. 제주사람들에게 트라우마라는게요. 제주도 자연 요소요소에 다 있고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어떤 대상들마저 그리고 공간 전부 4.3에서는 슬픈 언어로 말을 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본 거죠.

    ◇ 류도성> 상상하니까 가슴 아프네요. 소장님도 물론 연구소장님이시지만 시인이시잖아요. 이렇게 쓰시면서 많이 힘드시지는 않습니까?

    ◆ 허영선> 저는 늘 시간에 쫓기면서 매체에 4.3의 이야기를 이렇게 쓰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매번 이렇게 써야하나 어쩌면 동어반복이 아닌가 이런 고민도 많이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이렇게 4.3을 잘 알고 있고 말을 하고 있지만 너무나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70년이 지나도 여전히 다음 세대들이 4.3을 알아야 될 것이고 그리고 제주에 오는 사람들은 한 번쯤은 제주의 비극을 딛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 것인가 인간이란 무엇이고 인간이란 또 어떤 존재들이었나 정말 그렇게 험한 세상 속에서도 어떻게 이 사람들이 살아온 땅인가 하는 제주도를 보는 새로운 그런 눈을 저는 좀 더 보태서 이러한 내용들로 인해서 조금 더 풍부해지면 좋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으로 쓰곤 했습니다. 힘들지만 그래도 나름 보람이 있었고요.

    ◇ 류도성> 알겠습니다. 소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주4.3연구소 허영선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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