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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구청장 팬클럽'에 일감 16억원어치 몰아줬다



국회/정당

    [단독]'구청장 팬클럽'에 일감 16억원어치 몰아줬다

    영등포구청, 특정업체 2곳과 169건 사업 계약
    대부분 감시 덜한 수의계약…예산 16억원 소요
    사업자는 전임 구청장 '사모임 운영진'
    특혜 의혹에 조모 전 구청장 "나와는 무관"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구청장 측근들이 구에서 발주한 공공사업을 집중 수주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측근들은 모두 구청장이 만든 사모임의 운영진으로 활동했던 터라, 친분을 이용한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2일 영등포구청이 공개한 수의계약현황에 따르면, A씨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전문업체 S사는 2011년 말부터 2017년 중순까지 구청에서 발주한 사업 94건을 수주했다.

    1년에 15건 이상 꼴이지만 많을 때는 한달에 8건까지 사업을 따냈다. 그동안 벌어들인 계약금만 8억 7000만원이 넘는다.

    B씨가 운영하는 광고물 제조업체 I사는 2012년 말부터 영등포구청에서 사업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총 75건을 계약했다. 수익은 7억 5000만원에 육박한다.

    두 업체와 체결한 계약만 169건, 들어간 구청 예산만 16억 2000만원에 달한다. 배당된 사업은 대부분 2000만원 이하 수의계약으로 맺어졌다.

    국가계약법상 수의계약은 경쟁입찰에 부치지 않아도 된다. 감시·감독이 덜한 탓에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자주 불거져왔다.

    S사와 I사가 집중적으로 사업을 따낼 당시 기간은 조모 전 영등포구청장이 재임하던 시기와 겹친다. 조 전 구청장은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구청장을 지냈다.

    (사진=자료사진)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두 업체 대표인 A씨와 B씨는 조 전 구청장과 같은 사모임에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등산을 취미로 하는 일종의 친목 모임으로 지난 2008년 조 전 구청장이 직접 만들었다.

    이 모임에서 A씨와 B씨는 각각 회장과 부회장을 맡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청 관계자는 "해당 모임의 경우 회원수만 100명이 넘는데 사실상 조 전 구청장의 팬클럽과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 때문에 구청 안팎에서는 특혜 의혹이 줄곧 지적돼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영등포구청은 지난해 12월 '수의계약 개선 계획'을 내고 "특정 업체 편중현상이 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됐다"며 "외부로부터 업자와의 유착 등 여러 의혹들이 제기돼 수의계약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당시 구청 재무과에서 밝힌 업체별 수의계약 현황에는 I사가 25건으로 가장 많았고, S사는 20건으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조 전 구청장 퇴임 이후 두 업체와 구청 간 계약이 부쩍 줄어든 것도 수상쩍다는 지적이다. 업체들은 조 전 구청장 재직 당시 많게는 한해 20건 이상 구청과 수의계약을 맺었는데, 퇴임 이후 S사는 0건, I사는 8건으로 대폭 줄었다.

    공직자윤리법상 공직자는 재산상 이해와 관련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지켜야 하고 개인이나 기관·단체에 부정한 특혜를 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공정거래법 위반을 넘어 특정 업체에 사업을 몰아주도록 구청 직원들에게 강요했다면 직권남용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 전 구청장은 S사와 I사가 구청과 계약 맺은 건 자신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A씨, B씨와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이는 맞다"면서도 "업체와 계약 여부는 구청의 관련 부서에서 결정할 뿐 구청장이 개입하는 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해당 모임은 어떤 목적도 없이 단순히 등산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려고 만든 좋은 취지의 모임"이라며 "팬클럽이라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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