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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 도출 결렬' 충격···북미대화 빠른 시일내 재개될까



국방/외교

    '합의문 도출 결렬' 충격···북미대화 빠른 시일내 재개될까

    회담 직전까지 다양한 조치 언급되며 낙관적인 분위기였지만…
    '영변+α'-상응조치 둘러싸고 더 내딛지 못해
    비핵화 핵심 조치에 이견+미국 내 정치적 이유도 원인?
    전망 불투명하지만 북 태도변화로 의외로 빨리 진행될수도

    세계의 시선이 주목됐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국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한 채 결렬된 가운데, 2차 회담이 결렬된 원인과 향후 북미 간 대화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낙관적이고 구체적인 전망 쏟아졌지만··· '영변+α'-상응조치 둘러싸고 더 내딛지 못해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영변 핵폐기, 혹은 그 이상의 비핵화 조치, 그리고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전망들이 쏟아졌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센토사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의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미군유해 발굴 및 송환, 4개의 축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지난해 말 북미 대화 재개 이후 수차례의 실무회담을 거치는 동안 다양한 조치들이 거론됐지만 가장 핵심적으로 거론됐던 것은 '영변 핵시설 폐기 및 검증'이었다.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달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미국 측이 원하는 비핵화의 그림을 내비쳤다. 그는 "김 위원장이 평양공동선언에서는 물론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방북 시에도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해체와 파괴를 약속했다"며 "영변에 있는 시설 이외에도(beyond yeongbyun) 이런 장소들은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전체를 아우른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도 이같은 '영변+α'에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결렬된 이후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재차 강조하면서 "영변 핵시설이 대규모 시설임은 분명하지만 이 것의 해체만 가지고는 미국이 원하는 모든 비핵화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측에서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이나, 경제제재 일부 완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논의하고 있음을 내비쳐 오면서, 북한이 이같은 상응조치를 얻기 위해 얼마나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취할지가 이번 회담의 주요 포인트였다.

    회담에 앞서 미국 공화당 의원은 북미정상회담 직전 연락사무소 문제가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회담 이틀 전 "(종전선언이)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북미 양자간 얼마든지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며 분위기를 달궜다.

    ◇ 왜 결렬됐나···비핵화 핵심에 이견 여전·미국 내 정치적 이유도 원인?

    (사진=연합뉴스)

     

    '장밋빛'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었지만 막상 회담 당일 북한이 미국의 기준에 못 미치는 비핵화 수준을 제안하는데 그치면서 상응조치 역시 구체화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오히려 선제적이고 완전한 제재완화를 요구하면서 미국과 의견 충돌을 빚은 기류가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제재완화' 때문에 이렇게 됐다"며 "북한은 완전한 제재 해제를 원했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의 상당수를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전면적인' 제재 해제는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이외에도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큰 핵시설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 역시 해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 측도 강경한 비핵화 입장을 고수했음을 설명했다.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상응조치를 내 줄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이었다. 북한도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며 완전한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는 언급이 수차례 나왔다. 회담을 앞두고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교류·협력을 중심으로 유연한 입장을 내비치며 협상에 나서기도 했지만 '마지막 선'에서는 물러설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두 정상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추후 회담을 기약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회담에 들어가기 전에는 연락사무소나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말을 주고받았다. 그런데 회담에 들어가니 비핵화와 상응조치 문제가 거론되자 영변 핵시설과 북한이 원하는 상응조치 부분이 서로 완고하게 부딪히며 조율이 잘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완전한 합의보다는 아예 합의를 하지 않는 쪽으로 정치적인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신의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의 진술과 러시아 스캔들, 셧다운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려있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에 대한 회의론도 자꾸 불거지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비핵화에 대해 원하는 수준의 합의를 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상응조치만 내줬다가는 보다 큰 비판에 직면할 수 있음을 고려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서명할 수도 있었지만, 그랬다면 또 최악의 합의였다는 비판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렬이라는 '덫'을 놓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한 외교소식통은 "일단 협상 국면을 만들어 두고 이를 결렬시킴으로써 평양 당국을 상당히 당황시켰다. 제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도록 북한을 몰아갔기 때문에 다음 회담을 기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대화 계속하겠다'고 했지만···향후 실무회담·정상회담 열릴까?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회담이 곧 열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회담이 열릴 수도 있고 오랫동안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또 (회담 재개까지)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따뜻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회담이 진행됐다"거나 "계속해서 대화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지만, 이번 2차 회담에서 합의문 도출 결렬과 함께 향후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법을 두고 북미가 회담 전부터 오랜기간 이견을 다퉈온만큼, 실무회담이 계속된다고 해도 이 부분에서 빠른 기간 내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제 공은 북한에 넘어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황한 북한 당국이 변화된 태도를 보인다면 비핵화 대화 프로세스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영태 북한연구센터소장은 "평양 당국의 변화된 태도가 관건이다. 어느정도 변화의 움직임이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쉽지는 않다. 북한이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 사찰과 검증 등 조치에 대해 전향적 검토를 하고 새로 전략을 수립한다면 의외로 빠른 시일 내 실무회담 및 정상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갈수록 우리 정부의 중재역할의 공간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번에는 필요하다면 미국이 아닌 평양을 찾아 변화를 유도해 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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