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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릉 펜션 사고 희생자까지 조롱거리 삼은 워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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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강릉 펜션 사고 희생자까지 조롱거리 삼은 워마드

    [구성수 칼럼]

    강원 강릉시의 한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서울 대성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10명이 숙박 중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18일 오후 서울 은평구 대성고등학교에 취재진들이 몰려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지금 10마리 중 3마리는 재기했고 7마리는 의식불명이라노ㅋㅋㅋㅋ 굿다이 아니노?" (재기: 남성혐오사이트에서 자살·죽음을 뜻하는 말)

    강릉 펜션 사고가 발생한 지난 18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WOMAD)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을 마리로 표기하면서 굿다이(good die)가 아니냐는 것이다.

    희생자를 '불의 요정'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위한 '인신공양'이라는 주장까지 펼쳤다.

    이에 대한 댓글도 가관이다.

    '굿다이'라고 맞장구 치면서 '유충들 청소해준다'·'2대 공기의 요정 탄생'이라고 맘껏 조롱했다. (유충: 남성혐오사이트에서 남자아이를 비하하는 말)

    "오랜만에 보는 상쾌하고 훈훈한 소식"이라며 "6마리는 중태라는데 깨어나도 평생 장애일 거니 의료비 축내지 말고 그냥 재기해 버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워마드는 극단적인 남성혐오와 함께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하면서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이트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강릉 펜션 사고 희생자들을 어떻게 이렇게까지 조롱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들은 수능을 마치고 절친끼리 오래 전에 한 약속대로 우정여행을 떠났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희생을 당했다.

    이들의 희생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자신의 아들·손자·형제가 당한 것처럼 가슴아파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것이 피와 살을 갖고 있는 인간으로서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리라.

    그런데도 워마드는 이들의 희생에 대해 오히려 조롱하고 저주를 퍼부었다.

    한 하늘을 이고 있는 국민인지 의아하다.

    이들 희생자들은 여성혐오활동을 해온 것도 아니어서 워마드가 남성혐오의 대상으로 삼을 만한 이유가 없다.

    이들이 그 대상이 된 것은 단지 남성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으로 보인다.

    남성은 무조건 타도해야 할 적이고 그 적이 사라졌으니 '굿다이'라고 쾌재를 부르는 것이다.

    워마드는 최근 백석역 온수관 파열사고 희생자를 조롱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끓는 물로 인해 전신화상을 입고 사망한 송모(67) 씨에 대해 '백석 쭈꾸미남 탄생'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때도 송 씨가 남성이기 때문에 조롱의 대상이 됐다.

    모든 남성을 적으로 돌리는 이런 집단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

    워마드가 "페미니즘이 아니라 피해망상 집단일 뿐"이라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말은 일리가 있다.

    "이들이 하는 이야기들은 인권신장이나 차별극복 같은 건전한 토론이 아니라 혐오가 난무하는 열등감의 커뮤니티"라는 것이다.

    하 의원은 "강릉 펜션 희생자를 모욕한 워마드 일당을 싸그리 수사해서 감옥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몇 년 전 세월호 희생자를 오뎅으로 비하한 일베 회원이 실형을 선고 받고 감옥간 사건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워마드의 조롱과 저주에는 많은 국민들도 공분을 느끼고 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유해사이트인 워마드 사이트를 폐쇄하고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워마드에는 수만 명의 여성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궁극적으로 여성의 인권이 신장돼 남녀가 차별이 없는 세상일 것이다.

    그 세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극단적으로 남성 전체에 대해 혐오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펜션 사고 희생자까지 조롱하는 식으로 남성 전체를 혐오하는 쪽으로 가서는 국민들 사이에 공감대를 늘리기 힘들다.

    여성 자신을 포함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런 워마드로부터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남녀가 차별이 없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워마드 사이트 운영자와 회원들의 진지한 고민과 각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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