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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부국 중동, 왜 경제는 그 모양 그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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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호주

    석유 부국 중동, 왜 경제는 그 모양 그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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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어디까지 아니?] ③석유 자원 축복인가, 저주인가?

    제주까지 진출해 온 예멘 난민, 전세계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자말 카슈끄지 암살. 중동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현재 중동 지역은 예멘과 시리아의 내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 미국과 러시아의 개입, 이슬람국가(IS)의 잔존 등으로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큰 변수 중의 하나인 원유 가격 변동의 진앙지이기도 하고 한국 기업의 플랜트 수출의 주요 시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중요성에 비해 아직도 우리는 중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우리가 중동에 관하여 잘 모르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점에 대한 중동 전문가의 연재글을 싣는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예멘 난민 문제
    ② 순니(Sunni)/쉬아(Shia) 갈등

    ③ 석유 자원이 축복인가, 저주인가?


    박찬기 전 명지대 교수
    중동 지역을 방문하다 보면 대부분의 지역 주민들이 한국의 경제 발전에 관하여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가전제품, 스마트폰 등을 매우 좋아한다.

    이란 같은 경우는 주부들이 한국 회사의 신형 냉장고나 TV를 구입하면 친구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열면서 자랑한다.

    필자는 그간 중동 지역을 방문하면서 중동의 많은 국가들, 특히 산유국들은 한국이 경제 발전을 시작하던 60년대 보다 훨씬 좋은 여건인데, 왜 경제가 낙후되고 있는가? 하고 되묻는 것이었다.

    이러한 질문의 한 답이 이들 산유국들이 지대추구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대추구 국가라는 개념은 아담 스미스나 리카도 등에 의하여서도 논의되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아담 스미스는 지대를 다른 수입원, 특히 임금이나 이윤과는 구분했다.

    그에 따르면 지대는 토지의 임대료뿐만 아니라 모든 천연자원의 소유권에서 오는 수입을 말하고 있다.


    리카도도 지대란 광산, 땅 등과 같은 것을 소유하면서 일어나는 수입으로 이러한 수입은 소유권의 한 결과에 불과한 것이지 절대로 그들이 생산한 물품의 가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지대란 "자연의 선물"로부터 연유하는 수입이다.

    이러한 불로 소득은 오래 전부터 자본주의 이론가뿐만 아니라 마르크스까지도 별로 환영하지 않았다. 그 원인은 이러한 지대추구 경제 행위에는 생산적인 요소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국가의 경제 활동에서 지대추구는 발견될 수 있다.

    그러므로 상당한 부분의 내적인 지대가 있다 해서 이들 국가 모두를 지대추구 국가로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국내의 지대는 활발한 내적인 생산 활동이 없으면 유지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지대추구 국가는 국가 재정의 상당부분이 외적인 지대에 의존하는 국가들을 의미하고 있다.

    그 원인은 외적인 지대는 국내의 활발한 생산 영역이 없어도 경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대추구 국가 이론이 재조명을 받게 된 계기가 1973년 발발한 제4차 중동전쟁이다.

    전쟁 초기에 주요 산유국인 GCC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국가에는 원유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국제 석유 가격이 하루 밤새 배럴당 약 3달러에서 12달러로 폭등하면서 막대한 양의 석유 달러(petro-dollar)가 산유국으로 유입되었다.

    그 결과 중동 산유국들은 국가 재정의 대부분을 이러한 외부에서 유입되는 석유 달러로 충당하면서 지대추구 국가로 변모하게 되었다.

    석유가 발견되기 전에 GCC국가들은 걸프 만에서 천연 진주를 채취하여 수출하면서 돈을 벌었다.

    그러나 1920년대 일본에서 양식 진주가 대량 생산되면서 이 산업도 사양길을 걷게 되었다.

    절박한 상황에서 석유가 생산되면서 이를 '신이 준 검은 진주'라 하였다.

    이러한 신의 축복을 잘 활용하여 전반적인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두바이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오히려 석유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이 외적인 지대추구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석유를 수출하는 지대추구 국가에서는 지대추구에 단지 소수의 인구만 참여하게 되고 대부분의 국민은 이러한 지대의 분배나 이를 활용하는 일에 관여하게 된다.

    석유생산 지대추구 국가에서는 석유 재원의 역할이 압도적이기에 이는 거의 모든 경제 활동의 근간이 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지대추구 국가에서는 정부가 가장 중요한 외적인 지대, 즉 석유 수출금의 수령자이다.

    국가가 절대적인 지대의 수혜자라는 것은 단지 극소수만이 이러한 지대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극소수의 외적인 지대를 장악하는 계층이 또한 정치적, 경제적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지대추구 국가에서는 당연히 국가가 이러한 지대를 분배하는데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아랍 산유국들은 이러한 지대의 분배와 정권에 대한 충성도를 맞교환하고 있다.

    국가가 가장 큰 고용주인 것이다.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 재정을 충당하지만 아랍 산유국들은 세금을 거의 거두지 않는다.

    그러므로 정부는 국민에 대하여 책임도 지지 않을 수 있다.

    사회 전반적인 구조도 생산보다는 이러한 지대를 좀 더 차지하기 위한 이해관계로 형성되어 있다.

    정부의 핵심 권력가들 밑에는 각기 또 다른 지대 수혜자들 층이 형성되어 있으며 그 밑으로 또 다른 지대 수혜자 계층이 형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전반적인 경제 구조가 국가를 정점으로 하여 수혜의 양적인 분배에 따라 위계질서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아랍의 지대추구 국가의 속성은 그들의 부족 사회적인 요소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즉, 분배로서 충성도를 사던 그러한 관습이 현재의 지대추구 국가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지대추구 국가에서는 국민의 절대다수가 국가가 분배하는 지대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에 익숙하기에 자생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지대추구 정신상태가 팽배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일반적인 국가에서 노동과 보상이라는 근본적인 경제 구조와 단절되는 것이다.

    지대추구 국가에서의 수입이나 재화라는 것이 노동의 결실이나 투자 위기를 극복하면서 사업가적인 노력의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처해있는 위치나 기회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이 같은 지대추구 국가의 문제점이 그간 꾸준한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크게 대두되지 못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세일 석유 생산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

    그 결과 아랍 산유국들이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되게 되었다.

    현재 대부분의 아랍 산유국들은 경제다변화로 포스트-오일 시대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사우디 비전 2030," "카타르 비전 2030" 등의 종합적인 국가 발전 청사진이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장기간 누적되어온 지대추구 문제를 극복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걸프 만의 천연 진주 산업이 쇠퇴하자 신(알라)께서 검은 진주(석유)를 주었지만 그러한 신의 축복이 진정한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산유국들은 지대추구에 몰두하였다.

    오히려 천연자원이 빈약한 한국과 같은 국가들이 더 경제적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산유국들이 누리는 신의 축복이 오히려 신의 저주가 될 수도 있다.

    ※ 저자인 박찬기 전 명지대 교수는 한국중동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주) 메나코르 대표이사로 재직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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