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문화…지역 주민과 공감하는 자리 만들고 싶어
춘천에서의 문화기획…현실적으로 힘들지만 멈추지 않는 것이 진정성 전하는 길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최원순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홍수경 작가
■ 대담 : 야호 김형철 대표, 일시정지 시네마 유재균 대표, 티그태그 김진원 대표
최근 문화라는 매개를 통해서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청년문화기획자들이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이들이 직접 기획한 2018 무한청춘페스티벌 '약사그라운드'가 오는 12일 금요일, 춘천 약사천 수변공원에서 개막한다고 하는데요.시사포커스 목요초대석,오늘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청년기획자 세분을 모시고 함께 얘기 나눠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야호 김형철 대표, 일시정지 시네마 유재균 대표, 티그태그 김진원 대표 자리하셨습니다.
◇박윤경>안녕하세요?
◆김형철·유재균·김진원>네, 안녕하세요?
◇박윤경>먼저 각자 소개부터 좀 부탁드립니다.
◆유재균>네, 두 번째로 왔습니다. 일시정지시네마 운영하고 있는 유재균입니다.
◆김진원>보물찾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티그태그의 김진원이라고 합니다.
◆김형철>안녕하세요? 춘천살이 5년차이고요. 두 딸이 있고, 목수를 직업으로 하면서 문화기획도 하는 야호의 김형철이라고 합니다.
◇박윤경>야호, 티그태그, 일시정지시네마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곳,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도 알려주세요.
◆유재균>일시정지시네마는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작은 대안 영화관이고요. 잠시 멈추고 우리 삶을 돌아보자는 의미로 지었습니다.
◆김진원>영어로 Tig와 Tag가 술래잡기라는 뜻입니다. 술래잡기 한다는 느낌으로 용어를 만든 겁니다.
◆김형철>야호는 2017년에 만들어진 프로젝트 팀인데, 작년과 올해 춘천시문화재단에서 진행한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과정'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팀들이 만큼 프로젝트팀입니다. 밤이 좋은 사람들, 야호라는 이름으로 만든 프로젝트 팀이고요. 올해도 그 이름으로 무한청춘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야호 김형철 대표. (사진=자료사진)
◇박윤경>말씀처럼 12일 금요일이죠. 의미있는 축제가 열린다고 들었어요.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축제인데요. 어떤 축제인지 이번 축제를 총괄하고 있는 야호 김 대표께서 소개를 좀 해주세요.
◆김형철>2018년 무한청춘 페스티벌은 올해로 4회째를 맞고요. 한번은 캠프페이지에서 한번은 육림고개, 작년은 약사천에서 진행했고요. 올해 한번 더 약사천에서 진행됩니다.
약사천이라는 도시내의 생태하천, 친수공간에서 청년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예술로서 풀어내려는 축젭니다.
태풍 콩레이로 인해 일주일 축제가 미뤄지면서 저희 내부에서도 더 탄탄하게 준비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금요일, 12일 5시에 청년 시선 영화제로 시작해서, 토요일에 약사 언플러그드라는 음악공연도 하고요. 일요일엔 청년 문화의 밤이라는 메인행사로 3일간 진행됩니다.
◇박윤경>3일간, 어떤 프로그램들로 진행되는지도 좀 소개해주세요?
12일부터 열리는 '2018무한청춘 페스티벌' 포스터. (사진=무한청춘 페스티벌 페이스북 캡처)
◆김형철>라온마켓이라는 춘천의 프리마켓 단체가 들어와서 60여명의 셀러들이 참여하고요. 푸드트럭, 멍멍이 놀이터, 그리고 가장 주력으로 미는 건 코인노래방이라고요.
청년문화를 가장 응축해서 보여줄 수 있는 거라고 보고요. 예전에 노래방은 음주 후 2~3차로 가는 공간이었고, 1절 정도 부르는 게 예의였는데요. 요즘 청년들은 500원이나 2~3천원을 들고 한곡 한곡을 완전히 부르더라고요.
이런 게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코인노래방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코인노래방도 설치하고 청년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틀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공감하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박윤경>유 대표, 김 대표께서는 어떤 프로그램들을 맡으셨는지 궁금한데 유 대표께선 영화로 참여하시는 게 아니네요?
◆유재균>영화제의 경우는 영화를 정말 사랑하는 다른 분이 총괄해서 진행하시고요. 저는 약사 아트워크라는 5명의 작가, 저도 포함돼서 민망하지만 5명의 작가들이 공간과 어울리는, 춘천 청년들을 생각하며 만든 5가지 작품을 선보입니다.
'일시정지 시네마' 유재균 대표. (사진=자료사진)
저는 미디어아트 작업을 하고 있고요. 다리 밑에서 돌리면 영상이 나오는 '청춘을 돌려다오'라는 작품을 선보이고요.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청년작가분들 금속공예 어진선 작가, 낙타 조형 문유미 작가님, 바우라고 빅터조 작가님, 기린 작업을 하는 이승호 작가님의 작품은 대형 에어 피규어로 만들어서 공간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준비했습니다.
◇박윤경>김 대표께선 기존에 티그태그에서 해왔던 보물찾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신다고요?
◆김진원>보물찾기를 항상 새로운 컨셉으로 시도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약사천을 주변으로 여러 동선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고요. '금동이를 찾아라'라는 주제로, 금동이라는 캐릭터가 보물을 들고 달아난 콘셉트입니다. 제보를 해주면 그분들에게 보물을 제공해주는 내용입니다.
◇박윤경>보물찾기의 경험, 어릴 때 했던 경험을 갖고만 있는데 어떻게 그런 프로그램을 이렇게 확장할 계획을 갖게 되셨는지?
◆김진원>춘천이라는 곳이 넓기도 하고 볼 것이 많은데 사람들, 특히 학생들이 강대나 한림대 주변만 다니는 게 아쉬웠어요. 춘천의 이곳저곳을 갈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해보게 됐습니다.
◇박윤경>그동안 지역의 청년 문화기획자로서 각자가 지역을 바꾸기 위한 많은 시도와 노력을 해왔을 것 같은데,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나 그동안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김진원>저희는 4회차로 진행했던 보물찾기가 생각이 나는데요. 저희가 직접 소설을 써서 진행했습니다. 가상으로 춘천역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났고, 그 폭탄을 빨리 제거하는 분에게 상품을 드렸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티그태그 김진원 대표. (사진=자료사진)
◆유재균>저는 최근 일시정지시네마에서 준비한 미디어아트 퍼포먼스를 상상마당에서 했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타악과 무용, 미디어가 어우러진 공연을 많은 분들이 즐겨주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박윤경>춘천이라는 곳에서 문화기획을 한다는 것,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요. 역시나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을 것 같아요. 어떠세요?
◆김진원>현실적으로 금전적 문제가 제일 큽니다. 보물찾기를 하고 있는데 여기에 매진한다면 감사하고 좋은 일이지만, 그게 안돼서 낮에는 각자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 모여서 따로 진행합니다. 가끔 피곤할 때가 있어서 낮에 기력을 소진하면 저녁에 아이디어 내는 것이 더뎌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 점에서는 힘든 부분이 있죠.
◆김형철>춘천 청년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분들이 한림대와 강대생들일 것 같은데, 대부분들의 문화기획이 주말에 이뤄집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주말이면 춘천에 있지 않아요.
기획자들은 나름대로 청년 대상으로 문화기획을 해도 소비층들이 적당히 들어가지 않더라고요. 저희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년과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해주기를 바라고 있죠.
또 대학시절이라는 게 책도 많이 읽고 여행, 많이 놀기도 하는 시점인데, 너무 취업사관학교가 되지 않았나. 그렇다보니 청년문화가 많지 않다는 부분에 아쉬움이 있습니다.
◆유재균>만드는 사람과 향유했으면 하는 사람의 온도차가 있는 것 같아요. 공급하는 입장에서 맞춰야 할지 아니면 매력을 느껴서 어떻게 빠져들게 할지 이런 것이 고민이고요.
문화기획은 계속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힘들고 지쳐도 계속 우리가 하고 있고 살아있고, 지역에서도 재밌는 일을 만들면서 살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고 쌓아가는 게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가장 무식하고 1차원적이면서도 가장 진정성이 통하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윤경>다들 고향은 어떻게 되세요?
◆김형철>저는 서울에서 죽 살다가 춘천에 온지 5년찹니다.
◆김진원>경기 시흥에 살다가 학교 때문에 춘천에 오게 됐는데 이제는 춘천이 고향같은 느낌으로 정말 정이 들었습니다.
◆유재균>정선에서 태어났고요. 고등학교는 강릉으로 유학을 갔다가 대학을 춘천으로 오게 됐습니다. 두 분과 달리 저는 가장 도시로 왔습니다.
◇박윤경>춘천에 대한 솔직한 느낌이 궁금해요?
◆김형철>제 주변의 사람을 보면 서울 사람들은 하나만을 잘해야하는 것 같아요. 그래야 경쟁하고 집중하고 그걸 통해 커진다면 지역은 하나보다 여러 가지를 재밌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양한 분야에 기웃거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 역시 제가 가진 직업인 목수 이외에 잡지도 만들고 문화기획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유재균>개인적으로 답답한 것, 사람이 너무 많은 걸 안 좋아해서, 저에게는 적당한 느낌이에요. 그런데 문화기획을 하면서는 도장깨기의 느낌이에요. 춘천은 정말 힘들다. 뭘 해도 잘될 것 같지만, 반대로 뭘 해도 잘 안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박윤경>12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무한청춘페스티벌'에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초대의 말씀도 부탁드려요.
◆김형철>저희가 준비한 축제는 단순히 휘발되지 않고 함께 하고 공유하고 시민들이 가지고 갈 수 있는 축제로 만들려고 하거든요. 조그마한 것 하나는 가져갈 수 있으니까 꼭 축제장으로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윤경>말씀 고맙습니다. 야호 김형철 대표, 일시정지 시네마 유재균 대표, 티그태그 김진원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